러시아, 터키에 경제·외교 제재조치
상태바
러시아, 터키에 경제·외교 제재조치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11.27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터키 상품 수입 중단 검토…푸틴-에르도안 정상회담 취소

 

터키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터키에 대한 경제 ·외교·국방 및 인적 교류 분야 제재 조치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주재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제 경제와 인적 교류 분야 등에서 전폭기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앞으로 이틀 안에 이같은 조치를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그는 터키 상품 수입, 러시아 내 터키 기업 활동, 터키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제재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러시아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재 터키 대사관 앞에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우선 제한적 경제 제재로 전폭기 피격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지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6일 이번 사고와 관련 러시아 정부가 터키 상품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식품과 자동차 부품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연 약 8천만 달러(약 920억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을 러시아로 수출했으며 포도, 토마토, 귤, 해바라기씨 등 식품도 대량으로 공급해 왔다. 터키산 농산품은 러시아 전체 농산품 수입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터키산 식품과 채소, 자동차 부품 수입 등을 제한할 경우 양국 교역이 위축되고 터키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러시아의 다섯번째 교역 상대국으로 2014년 기준 양국 교역량은 310억 달러였으며 올해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교역량은 180억 달러였다.

러시아 농업부 장관 알렉산드르 트카체프는 터키 과일·채소 등의 수입이 금지되면 이란, 모로코,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들에서 대체 수입품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혀 실제로 정부가 금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에 터키 농산품과 식료품 수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은 전날부터 터키와의 교역 제품에 대한 검사 절차를 강화했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터키 상품에 대한 전면적 금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터키 내 원전 건설 사업 등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러시아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약 1천100km 길이의 가스관인 '터키 스트림' 건설 사업과 터키 최초의 원전인 '아쿠유 원전' 건설 사업 등도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부터 5년 기간으로 예정됐던 러-터키 경제통상·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도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여행 제한 조치도 '보복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렉 사포노프 러시아 연방관광청장은 이날 "러시아와 터키 간 관광분야 협력이 중단될 것"이라면서 "터키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러시아 여행사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약 440만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터키를 찾았다며 러시아 관광객이 끊길 경우 터키가 입게될 손실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러시아 관광청은 전폭기 격추 사건 당일인 24일 이미 자국 여행사들에 터키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자국 관광객들의 터키 여행 자제도 주문했다.

러시아 여행업자협회는 이후 상당수 여행업체가 자국민에 대한 위협을 우려해 터키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집트와 함께 러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외국 관광지다. 미하일 슈비트코이 국제문화협력 대통령 특사는 내년으로 예정된 러-터키 '문화교류의 해' 행사도 취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당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러-터키 정부 간 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이 회의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초청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전폭기 사고 이후 취소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