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美 시위' 바라보는 중국의 전지적 참견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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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美 시위' 바라보는 중국의 전지적 참견시점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06.07 10: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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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흑인사망 항의시위 비난 거세
中 관영언론 "퓰리처상 감, 미국의 봄 등" 조롱
中 알리바바, 징동 등 조지 플로이드 관련 상품 판매
美,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기 맞아 '반중 정책' 분명히 해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미중 양국이 무역 문제, 대만 논란, 홍콩 문제, 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미국과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사태를 두고 양국간의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웨이보(微博·Weibo), 더우인(抖音·Douyin) 등 SNS 매체 그리고 아이치이(爱奇艺·Iqiyi), 요우쿠(优酷·Youku) 등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영상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홍콩 시위와 관련해 정당성을 주장해 온 미국에 대한 비난과 조롱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즈(環球時報)는 미국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는 사진을 “퓰리처상 감”이라고 전하며 미국 흑인 시위를 “미국의 봄”으로 지칭하는 조롱 섞인 비난 글을 게재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러한 글로벌타임즈의 보도에 대해서 미국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019년 6월 홍콩 시위에 대해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한 것이 부메랑이 되어 미국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더우인에 올라와 있는 미국 로리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 영상. 사진=더우인 캡쳐.
더우인에 올라와 있는 미국 로리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 영상. 사진=더우인 캡쳐.

중국의 한 네티즌은 백인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사진을 “내년에 퓰리처상을 받을 사진”이라고 SNS에 전파하며 홍콩 시위 사진이 2019년에 퓰리처상이 수여된 것을 비꼬았는데 이 글에 수백건의 네티즌들이 동의하는 덧글을 달기도 했다.

알리바바그룹의 도매 장터 '1688'와 징동닷컴 등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숨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와 모자, 마스크가 팔리고 있다. 

1688 도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 사태 관련 티셔츠 판매 사이트. 사진=1688 홈페이지 캡쳐.
1688 도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 사태 관련 티셔츠 판매 사이트. 사진=1688 홈페이지 캡쳐.

중국 공산당의 대외 선전 매체인 환구시보와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자기 발등을 찍은 미국 정치인들은 이제 홍콩 폭동을 부추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의 상황에 대해 아프리카연합 지도자들과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하며 “인종차별적 적대와 혐오를 선동하는 언동을 비롯해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에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경찰의 법 집행에서 홍콩 경찰이 미국 경찰보다 훨씬 문명화하고, 절제돼 있다”면서 “미국 경찰은 심지어 CNN 방송 기자를 체포하고, 시위대를 향해 무장된 차량을 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시위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 미국은 6월4일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태 31주기를 맞아 미국은 “자유와 인권을 염원하는 중국인들과 함께 간다”며 반중 정책을 분명히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3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당시 시위의 주역인 왕단과 쑤샤오캉, 리안 리, 헨리 리 등 4명을 국무부에서 만났다. 이들은 1989년 6월4일 중국공산당이 잔혹하게 진압한 영웅적 민주화 시위 참가자 수천 명 중 4명”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기본적 인간 존엄과 근본적 자유, 인권을 보호하는 정부를 염원하는 중국인들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대응이 옳았음이 증명됐다며 반박했다. 그리고 지난 4일, 홍콩 입법회(국회)는 중국 국가(國歌)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을 전격 통과시켰다. 

지난 4일 당국의 집회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를 강행한 홍콩 시민들이 빅토리아공원에 모여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짐호영 홍콩통신원.
지난 4일 당국의 집회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를 강행한 홍콩 시민들이 빅토리아공원에 모여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짐호영 홍콩통신원.

양국의 상호 비방에 대해서 내로남불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외교부 대변인의 인종차별 반대 발언은 중국이 팬데믹의 와중에 중국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인들을 인종차별한 것과 모순되는 것이며 미국 정치인들과 언론이 홍콩의 폭력 시위는 부추기면서도 자국 내 흑인 시위에 대해 비판적인 것 또한 스스로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무역분쟁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책임론과 함께 홍콩국가보안법 문제까지 겹치면서 미중의 감정대립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한 미국의 시위 확산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코너에 몰리던 중국이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모양세다. 

그러나 홍콩국가보안법 제정과 국가법 통과로 인해 홍콩시위는 더욱 격화될 분위기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한 미국 시위도 확산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때문에 미중 양국에서 발생하는 시위를 둘러싼 양국간의 기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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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진 2020-06-08 08:57:02
팩권국가들이 민주주의성을 잃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는 듯. 강대국이 된다는게 국민 개개인에겐 어떤 의미일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