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화웨이 동맹' 부활 조짐, 유럽·북미서 잇달아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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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화웨이 동맹' 부활 조짐, 유럽·북미서 잇달아 배제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0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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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2·3위 통신사·독일 텔레포니카, 에릭슨·노키아와 계약
영국은 화웨이 배제하는 'D10' 동맹 제안
지속적인 보안문제, 팬더믹 대처·홍콩 보안법 등에 불만 폭발
삼성전자 반사이익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지난해 지지부진했던 '反 화웨이 동맹'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5G 사업 배제에 불참했던 유럽과 북미의 주요 국가나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와 독일의 통신사들이 5G 장비 구입처로 에릭슨과 노키아를 선택했다. 영국 정부는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며 화웨이를 배제하기 위한 동맹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의 1위 통신사 벨캐나다는 스웨덴 기업 에릭슨과, 텔러스는 에릭슨과 더불어 핀란드 기업 노키아와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로저스는 처음부터 에릭슨과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로써 캐나다 3대 통신사들은 전부 화웨이와 등을 지게 됐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요청을 받아들일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민간 기업들이 먼저 '화웨이 패싱'으로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가 됐다. 또 현재 캐나다 법원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미국 송환에 무게를 실으며 향후 캐나다 정부의 방침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같은 날 로이터는 독일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텔레포니카가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성될 5G 핵심 장비를 채택할 회사를 화웨이에서 에릭슨으로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또 폰아레나, 텔레그래프 등 IT매체들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국 내 5G 사업에서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 더불어 미국·독일·영국·이탈리아·일본·캐나다·프랑스·한국·호주·인도 등 10개 민주주의 국가에 각국의 5G 이동통신망에서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배제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이른바 'D10' 동맹이다.

호주와 일본은 애초부터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었다.

화웨이를 배제하자며 'D10' 동맹을 제안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영국 내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지시한 보리스 존슨 총리.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흐지부지 됐던 '화웨이 보이콧', 부활 조짐 왜?

지난해 초 미국은 '반 화웨이 동맹'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등 많은 국가들이 자국 5G 사업에 화웨이를 포함시키며 미국의 동맹 전선에 참가하지 않았다. 화웨이가 5G 장비 시장 1위인 만큼 글로벌 5G 시장에서의 낙오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새 변화가 나타났다. 이유는 다양하다. 보안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데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팬더믹 대처에 대한 불만,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이 그 이유다.

화웨이의 보안 문제는 예전부터 제기된 부분이다. 지난 2012년 미 의회는 화웨이가 백도어를 설치한 통신장비를 통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등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또 2018년 CNN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 정부통신본부(GCHQ)는 화웨이 통신기기 제품은 국가안전보장 위협에 관련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화웨이 5G장비를 배제한 텔레코니카의 마쿠스 하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안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특별한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주장하는 '화웨이 백도어설'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더믹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정보 공개에 비협조적인 것도 문제로 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이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에 나선 것은 보수당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오언 패터슨 보수당 의원은 중화권 위성 채널 NTD를 통해 "최근 몇주 동안의 사건으로 중국 공산 정권과 밀착해 운영되는 회사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국이 지난달 28일 홍콩의 반중 세력을 겨냥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도 '탈(脫) 화웨이'의 이유로 꼽힌다. 홍콩 보안법 제중 후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연대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5G 장비 점유율은 23.3%로 3위를 기록했다. 이는 1위 화웨이와 3% 포인트 차이다. 5G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업체는 여럿 있지만 스마트폰, 모뎀칩까지 확대하면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유이(唯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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