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까 말까] ② 분양랠리 대하는 실수요자의 바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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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까 말까] ② 분양랠리 대하는 실수요자의 바른 선택
  • 손희문 기자
  • 승인 2020.06.04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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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실시이전 몰아치는 청약 광풍
7월말까지 11개도시 2만8309세대 분양

[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집'. 사야 할까, 더 늦춰야 할까. 실수요자 입장에서 이젠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 됐다. 몇 년전만 해도 '집은 사면 오른다'라는 상수를 놓고 푸는 방정식 같았으나, 이젠 '집 샀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변수가 하나 더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예고까지 겹쳤다. 현재 부동산 시장과 그에 맞는 실수요자들의 대처방안, 그리고 하반기 시장 및 정책 전망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에 있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서울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에 속하는 송파구와 강동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에 속하는 송파구와 강동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선 건설·시행사들이 오는 7월 28일 이전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마쳐야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로인해 7월 말이전 소위 '알짜 사업지' 분양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5월부터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본격 시행되는 7월말까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11개 단지 총 2만 8309세대가 분양한다.  

◆ 서울권, 전문가들 이목집중 지역은

각각 단지 사정에 따라 다소 변수가 있을수 있겠으나 서울 내에 위치한 청약 단지 중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대표 단지 몇 곳을 꼽아봤다.

강남권 대표 주자는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반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이다. 분양가는 평당 최고 4900만원 수준이다. 인근 지역 대장주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5월 9일 전용 60㎡가 20억 5000만원에 손바뀜 매매가 이뤄지며, 평당 최소 8500만원에서 최대 90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 경우 래미안원베일리의 시세 차익은 1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반포동에서 제일 좋은 입지로 청약가점 70점대 이상을 예상한다. 돈이 없어도 일단 분양받고 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공급되는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 2월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일반분양가를 평(3.3㎡)당 4850만원으로 결정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협상이 남았지만, 이 가격이 적용되면 전용 84㎡ 기준 16억 5000만원 정도다. 현대건설이 인근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지은 '디에이치아너힐즈‘(2019년 8월 입주)는 지난 4월 27일기준  전용 84㎡가 22억 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에 비하면 개포주동1단지 분양가가 약 6억 5000만원 낮은 수준이지만 이전 거래 평균을 비교했을 때는 10억원 전후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재건축 공사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시내 재건축 공사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1만 세대가 넘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은 조합이 주장하는 분양가 평당 3550만원으로 공급하면 전용 84㎡ 의 분양가격은 11억9000만원이다. 강동구 내 입지와 상품성이 유사한 '고덕그라시움' 동일면적 시세는 15억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으로 일반세대 청약분이 100세대 넘는 곳이 거의 없는데, 둔촌주공은 일반 청약분이 4000세대가 넘는다”며 “청약가점은 40점 후반대 정도로 예상한다. 거의 0순위로 권할 수 있는 단지”라고 밝혔다.

성북구에는 롯데건설이 길음역세권을 재개발하는 '길음역세권 롯데캐슬'은 평당 2100만원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 길음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2019년 2월 입주) 전용 84㎡ 시세가 13억6900만원 수준으로, 약 6억원의 차이가 예상된다.

이밖에도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상도역 롯데캐슬, 수색 7구역 자이, 방배동 아크로파크 브릿지, 디에이치 방배, 힐스테이트 세운 등도 수요자가 많이 몰리는 지역일 것”이라며 “서울은 분상제 시행이후 가격 메리트를 노리는 수요로 사실상 7월 이전이나 이후 모두 청약선호는 꾸준할 것으로 보이고 아무래도 강남권·한강변·서울 외곽순의 선호도를 보일 것 같다”고 밝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이후에는 아파트 공급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 당첨을 자신할 수 있는 고가점자가 아니라면 분양 물량이 많은 7월까지 청약에 도전하는 게 그나마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강남권 외에도 강북권 등 지역별 물량이 다양한데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많아 예비 청약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로 인해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재건축 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재개발을 내집 마련의 기회로 보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전문가도 있었다.

◆ 인천·경기를 비롯한 지방은? 

한편 서울 집값과 그에 따른 규제 등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늘어나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은 실거주 목적이면 무조건 사라고 말하겠지만 투자목적으로는 너무 많이 올랐다”며 “비서울 지역은 투자하는 심정으로 접근하되, 가격이 떨어지면 상승회복이 힘들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를 경계하고 입지·상품을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연식별, 가구별 평균 가격. 자료제공=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연식별, 가구별 평균 가격. 자료제공=부동산114

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달 말 매매시세 조사 기준으로 서울아파트 전체 평균 가격은 9억 6698만원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같은 달인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는 9억 2013만원으로 이는 전월 대비 약 11% 오른 수치"라고도 덧붙였다.

집값이 오르며 서울에서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동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작년 경기도 순유입 인구 수는 13만 4666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천은 송도쪽이 제일 인기고 나머지는 구도심 도시재생쪽인데 올해 분양예정 물량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며 “경기지역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광명, 하남, 성남, 과천 등이 선호를 주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권 수·용·성, 광명, 하남 지역은 현재 흐름상 청약 열기가 굉장히 높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분양에 성공을 하면서, 나름대로 프리미엄이 생긴 곳이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투자는 투자자체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분양 후 실거주라는 관점도 검토하며 장기적으로 (시장에) 대응해 가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 검단신도시. 사진=연합뉴스
인천 검단신도시. 사진=연합뉴스

박합수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시계획학 박사)은 “수도권 지역에서 투자를 생각한다면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비규제지역을 택해야할 것”이라며 “인천의 경우 여전히 검단 신도시에 대한 매력은 있다. 5호선 한강선이 연장되고, 2기 신도시 마지막 택지(대규모 신도시 7만 5000가구)로서 분양가가 평당 1200만원 정도로 제일 저렴한 곳이다. 평균 시세는 4억 정도로 큰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접근성이 개선되는 등 호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 중 수원은 여전히 호재가 넘치는 곳”이라며 “현재 규제지역이 아닌 지역이 수원 권선구인데, 수원역 접근성이 향상되고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선 등 관심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은 수지구 신분당선 주변 위치가 주목받고 있다”며 “용인 구성역 주변으로 2~3개 인접지는 관심지역으로 더 떠오를 수 있고 신갈 근처지도 유망하다고 본다. 성남은 여전히 구 시가지의 가치다. 8호선 라인을 따라붙은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향후 모란시장에서 판교까지 접근성이 개선돼 충분히 유망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양시는 대곡역 주변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창릉신도시가 있기는 하지만 대곡역에서 경의중앙선 두세정거장 거리에 있는 능곡의 가치는 향후에 조금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의정부는 재평가 가치가 높다. 7호선 연장과 더불어 GTX가 개통되면 삼성역, 광운대역, 청량리 등 아무리 오래걸려도 20분 내로는 다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에 따르면, 이밖에도 경기도 구리시는 8호선이 연결될 것으로 보여, 접근성이 향상되면 입지적으로는 서울이나 비슷한 상황이 된다. 또 남양주 다산 신도시는 하남, 고덕 건너편이라 접근성이 향상된다. 부천종합운동장역은 서해선을 비롯 GTX-B 노선이 개통되는 등의 호재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대전·광주와 같은 지방은) 수도권과 같은 전략으로 가되 가점이 높은 분은 청약을 하고, 청약가점이 낮으면 분양권·입주권 매입을 권한다”며 “지방은 한 번 하락하면 잘 오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새아파트가 지방 시세에 준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투자처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Tip]무주택자·1주택자의 주택시장 행동수칙

주택 소유자 유형별(무주택자·1주택자·다주택자) 전략에 대해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청약)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는 좋은입지에 좋은 상품들 위주로 청약하는 게 좋다”며 “ 50점대 이상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으로 청약 참여를 권하고, 40점대의 미만 저가점자는 일반주택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울이라도 비인기 구축은 권하지 않고, 인천·경기권의 새 아파트를 사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며 “다주택자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움직일 것이고, 1주택자는 이사할때 절대 후행하지 않는편이 좋다"고 말했다. 또 "현재보다 상급 입지나 상품으로 가는 것을 권한다”며 “신축매수도 괜찮고, 분양권이 아닌 입주권(재개발·재건축)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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