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구독경제, 스타트업이 도전해야할 생존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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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구독경제, 스타트업이 도전해야할 생존방정식
  •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 승인 2020.06.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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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공유경제 대신 구독경제 뜬다..고객 이탈 적어
'비용절감' 장점 뛰어나...경쟁 더 치열해지는 중
‘경험’ 가치 원하는 소비자 트렌드 이해 '필수적'...근본적 '인식전환' 있어야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구독경제가 이제 확실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구독경제 규모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는 2015년 구독시장 경제규모는 약 4200억 달러이고, 올해에는 53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구독경제 솔루션 업체인 주오라가 개발한 ‘구독경제 지수’는 S&P 500 판매 지수의 9배, 미국 소비판매 지수의 4배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구독경제

구독경제는 지난 2012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미국 소매 매출보다 420%, 미국 경제보다 500% 빠른 성장률을 보였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17년 미국에서 정기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1100만 명 넘어섰으며, 전체 전자상거래 중 15%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기배송 모델 시장규모는 2011년 5700만 달러에서 2018년 29억 달러로 성장했다.

구독경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모두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상거래 모델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상거래가 일상화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대세를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품 소유보다 합리적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소비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것과 맞물린다고 볼 수 있다.

구독경제는 ▲구독료 납부 후 매달 집으로 배송하는 정기구독 모델 ▲무제한 구독모델 ▲품목 바꾸어 사용가능한 대여모델 등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진다. 정기구독 모델은 면도날 배송 서비스 달러 쉐이브 클럽과 와이즐리, 1회용 콘택트렌즈 배송 서비스허블 등이 있으며, 영양제, 화장품, 속옷 등 맞춤형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무제한 구독모델은 무비패스, 넷플릭스, 애플뮤직, 멜론, 지니, 스포티파이, 킨들 프리미엄 등의 서비스가 있으며, 음악, 뉴스, 잡지, 책 등과 같은 서비스에 주로 적용가능하다. 카페, 레스토랑, 헬스케어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대여모델은 정수기 렌탈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자동차, 명품 의류, 액세서리, 가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적인데, 포르쉐와 벤츠는 각각 월 2천 달러, 1595달러를 내면 특정 모델을 골라 탈 수 있게 했다. 현대차도 미국에서 월정액 279달러를 내고 투싼, 산타페, 소나타 등을 골라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구독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로고들. 사진= 연합뉴스
구독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로고들. 사진= 연합뉴스

국내 구독경제 스타트업 300여 곳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구독경제는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2019년 5월 현재 구독경제 관련한 비즈니스 아이템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3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초기에 1-2인 가구나 20-30대를 타겟으로 한 셔츠(스트라이프), 꽃(꾸카), 화장품(미미박스) 등을 중심으로 정기구독 모델이 도입되고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자책(밀리의 서재), 미술품(오픈갤러리, 핀즐), 취미용 소품(하비인더박스), 수제맥주(벨루가브루어리), 애완견 간식(돌로박스) 등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멜론 등 대형 음원 서비스업체,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업체, 반찬, 쌀, 국 등 식품외식업계까지 뛰어든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게다가 코로나19사태로 인하여 비대면(언택트)시장이 커지면서 구독 경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유사한 성격을 가진 공유경제는 타인이 사용한 것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 때문에 침체된 반면, 구독경제는 이러한 우려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고객 이탈을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구독경제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건 비용절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선택의 폭이 무척이나 넓어진 현재 시간과 비용을 최소로 하면서 자신의 원하는 경험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제적 방법으로 소비자들이 채택하는 것이다. 온라인 시스템의 고도화로 서비스를 제공받는데 시공간적 불편함이 최소화되었고, 서비스의 해지나 제품 환불이 이전보다 훨씬 더 용이하기 때문에 가입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때문에 구독경제를 채택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생존의 조건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2017년 미국에서 성공한 무비패스의 경우도 월 9.95달러로 매일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1년 만에 300만 명 이상을 모아 초기 성공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극장에 지불해야 할 티켓 비용이 1억 달러가 넘어 지난 해 9월 급기야 서비스를 중단했다.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이다.

철저한 '소비자중심' 시장...언제든 떠난다

또, 현재의 구독경제는 이전과 다르게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 시장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와 경험에 대해 제대로 잘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치와 경험의 크기가 자신이 원하는 수준과 차이가 나면 바로 떠나버린다. 따라서 경험의 내용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귀차니즘으로부터 색다른 재미, 경험의 공유에 이르기까지 사업자는 세심하게 관리하고 대응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시청 시간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않으면 해지율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분석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마디로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조혜정 연구위원은 '구독경제의 현황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한계 극복을 위해 구독경제 활용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구독경제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도입에 앞서, ‘경험’이라는 부가가치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 반영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경영자와 직원 모두의 인식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요컨대, 요즘의 구독경제는 이전의 우유나 신문배달과 같은 단순한 모델이 아니다. 고도화된 디지털 경제를 바탕으로 한 혁신 비즈니스 모델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차이를 잘 이해하고, 체험하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맞게 옷을 잘 입혀야 한다.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는 스타트업 멘토그룹 (협)피플스노우의 이사로 재직중이다. 싸이월드 창업멤버로 활동했으며 K-ICT 창업멘토링센터 CEO멘토를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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