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시드니] 코로나 사태 충격...호주 지방지들 ‘줄도산’ 위기
상태바
[굿모닝 시드니] 코로나 사태 충격...호주 지방지들 ‘줄도산’ 위기
  • 고직순 시드니 통신원
  • 승인 2020.06.01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코프 “100개 커뮤니티신문 인쇄 중단” 발표
호주 최대 지방신문기업 ACM도 수십개 온라인 전환 예고
부동산, 자동차 시장 ‘광고 격감’에 지방언론사 치명타
고직순 시드니 통신원
고직순 시드니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고직순 시드니 통신원] 호주에서 항공산업과 여행업, 요식업, 백화점 등 소매업 전반과 건설업 등이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반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충격타를 맞는 또 하나의 산업이 있다. 바로 호주의 군소 지방 신문과 잡지사들이다. 상당수 광고주들의 영업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신문 발행을 지탱해온 광고 매출이 격감, 여러 지역 신문사들이 존폐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지난 3월 빅토리아주 북서부 밀듀라(Mildura)의 유일한 지방 일간지인 '선레이시아 데일리(the Sunraysia Daily)'는 창간 100년을 맞았지만 코로나 사태 여파로 아쉽게도 폐간을 예고했다. 이 신문사가 소유한 다른 신문사들의 직원들도 대부분 일시 해고(stood down)됐다.

나인 엔터테인먼트(Nine Entertainment)와 함께 호주 미디어 산업을 양분해온 '뉴스 코프 오스트레일리아(News Corp Australia)'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직원 500~10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원 대상에는 300명 이상의 기자도 포함됐다. 

뉴스 코프는 '맨리 데일리(The Manly Daily)'를 포함한 100 여개의 지역 신문 인쇄를 중단하고 온라인판만 발행하기로 했다. 또 13개 신문은 다른 신문들과 통폐합될 것이라고 지난달 28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뉴스 코프의 계열사인 폭스텔(Foxtel)은 최근 몇 달 동안 250명 이상을 감원한 바 있다.

다른 미디어 기업들도 저조한 수익성 탓에 호주내 사업활동을 줄이고 있다. '호주 채널10(Network 10)' 방송은 웹사이트 '10데일리(10 Daily)' 폐쇄를 결정했다. 또 미국에 본사를 둔 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 '버즈피드(Buzzfeed, 2006년 창업)'도 호주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160개 이상의 지방지를 발행하는 '오스트레일리안 커뮤니티 미디어(Australian Community Media, ACM)'는 호주 최대 지방 도시 미디어 기업이다. ACM은 간판 브랜드인 '켄버라 타임즈(The Canberra Times)', '뉴캐슬 헤럴드(the Newcastle Herald)', '발라라트 쿠리어(Ballarat Courier)'를 계속 일간지로 발행하지만 주간 신문 일부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일부 지방지의 인쇄 중단을 최소 6월말까지 지속하고 NSW, 빅토리아, 남호주, ACT 4개 지역의 인쇄소 가동도 중단할 계획이다.

앤토니 카탈라노(Antony Catalano) ACM 사장은 “종전과 같은 수준의 작업이나 경비를 유지할 수 없다. 현단계에서 언제 정상적 가동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며 "일부 직원들은 정리 해고됐고 일부는 근무 시간이 단축됐다. 정부에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 subsidy)을 신청했으며 임원들의 연봉도 삭감했다”고 말했다. 

호주 유일의 민영통신사인 AAP 본사. 사진= AAP홈페이지 캡쳐
호주 유일의 민영통신사인 AAP 본사. 사진= AAP홈페이지 캡쳐

호주 유일의 민영통신사 AAP(Australian Associated Press)도 오는 6월 26일로 뉴스송신서비스(newswire service)를 중단할 예정이다. AAP의 대주주인 페어팩스 미디어를 인수한 나인 엔터테인먼트(47%), 뉴스코프 오스트레일리아(45%), 채널 7 방송의 모기업 세븐 웨스트(8%)는 “AAP가 오랜 기간 적자를 냈기  때문에 더 이상을 재원을 조달하지 않겠다”라고 지난 3월초 발표했다.

지방 신문과 통신사 등 호주 미디어 업계의 이같은 경영 위기는 코로나 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상당수 소매업종이 문을 닫은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매와 주택 인스펙션이 한동안 금지되면서 광고가 급감했다. 부동산과 자동차 매매 광고는 지역사회 신문/잡지의 양대 광고 시장이지만, 관련 업종이 매출 급감으로 광고비 지출을 대폭 줄인 것이다. 온라인 소셜미디어의 범람으로 광고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앗긴 신문 매체들에게 코로나 사태는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 고직순 시드니 통신원은 호주동아일보 편집국장, 호주한국일보 발행인을 역임했고 현재 한호일보 편집인으로 재임중이다.  한국에서 외대를 졸업한 후 호주 맥쿼리대학원에서 경제학(석사)을 전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