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카나브 Next는 '항암제'…파이프라인 확대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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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카나브 Next는 '항암제'…파이프라인 확대 드라이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2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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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육성 위해 최대 1400억원 수혈…유산증자로 400억 확보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2002', 한·미 동시 임상 진행
의약품을 검수하고 있는 연구원. 사진=CNBC
의약품을 검수하고 있는 연구원. 사진=CNBC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만성질환 강자 보령제약이 ‘항암제’를 미래 선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항암 사업본부를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켰으며, 신약 연구개발(R&D)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비롯한 오픈 이노베션(개방형 혁신), 적응증 확대 등을 위한 투자도 단행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공모 회사채, 유상증자 등 자본시장을 활용해 1400억원의 재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 19일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에 보통주 342만주를 유상증자해 400억원가량의 현금을 마련했다. 나머지 1000억원은 회사채 발행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보령제약이 1400억원의 자금 조달을 계획한 이유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만성질환 신약 ‘카나브 패밀리’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성장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실제 카나브 패밀리 매출 성장률은 2016년 33.3%에서 2017년 –13.2%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2018년 48.9%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 24.6%로 24.3%포인트 하락했다. 올해는 10.2%로 성장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망했다.

무엇보다 2023년 2월 카나브 물질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에 신약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항암 사업부, 부문으로 승격…포트폴리오 확대

보령제약이 카나브 패밀리 이후 점찍은 미래 성장동력은 ‘항암제’다. 이를 위해 이달 초 항암 사업부를 ‘부문’으로 승격, 마케팅·영업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대형 품목 인수 및 개량 신약 개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해 ‘파이프라인’도 확대한다.

더불어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충남 예산공장 내 항암제 생산라인의 조기 허가 및 가동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보령제약 주요 파이프라인. 표=보령제약
올해 5월 기준 보령제약 주요 파이프라인.

핵심 파이프라인 ‘BR2002·VT-EBV-201’, 임상 순항

보령제약이 함암제를 새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이유는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보령제약은 현재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2002’를 비롯해 ▲면역항암제 ‘VT-EBV-201’ ▲BR2006 ▲BR2007 등의 항암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폴라리스마켓리서치 조사 결과 2017년 약 400억달러(약 49조원)에서 2025년 870억달러(약 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매년 약 4300명, 세계적으로는 51만여명(2018년 WHO 통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이유에서 ‘BR2002’는 보령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양국에서 동시에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오는 2024년 내 임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VT-EBV-201’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개발단계지만 식약처가 지난해 11월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다.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8년 538억달러(약 66조원)에서 2027년 1572억달러(약 193조원) 규모로 연평균 12.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보령제약 신규 항암제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스페인 파마마로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플리티뎁신’과 난소암 치료제 ‘루비넥테딘’에 대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 국내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플리티뎁신’은 종양 세포 내 단백질에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른 항암제와 다양한 병용 치료가 가능해 항암 치료와 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기대받고 있는 신약이다.

‘루비넥테딘’은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제다. 임상 1·2상 결과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고형암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탈모와 구내염 등 항암 부작용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항암제 강한 자신감, 국내 매출 1위

만약 ‘BR2002’ 등 항암제 파이프라인들이 상용화된다면 관련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보령제약 항암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1위다.

현재 ‘젬자’와 ‘옥살리틴’, ‘제넥솔’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2015년부터 한국릴리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젬자’는 지난 8일 브랜드 인수 계약을 체결해 국내 판권 및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갖게 됐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라며 “핵심 파이프라인인 ‘BR2002’를 중심으로 자체 개발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를 위해 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1400억원 자금조달 계획 중 400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했다”며 “나머지 1000억원 확보 방안은 시점 등이 결정되지 않아 아직 미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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