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첫 메시지는 "코로나 책임 없다"...경기부양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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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 첫 메시지는 "코로나 책임 없다"...경기부양책 나올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21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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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3시 양회 개막..1주일간 열려
경기성장률 목표치 제시 여부·대규모 경기부양책 내놓을지 관심
홍콩·대만 등 대응도 주목
미·중 관계 악화 따른 국방예산 증액 여부도 관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일컫는 양회가 21일 오후 3시(중국 시간) 막을 올린다. 

중국은 해마다 3월 양회를 열고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나 주요 정책, 예산 책정 등을 다뤄왔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양회 일정이 두달 반 가량 늦춰졌으며, 예년보다 짧은 1주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올해 양회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비단 일정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미국 등으로부터 중국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가 눈에 띄게 악화된 상태다. 

여기에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체제) 강조로 홍콩 및 대만의 반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상황이 크게 악화된 만큼,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어떠한 정책 혹은 의견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회 첫 일정 "코로나 책임 없다"

양회 일정 중 중국이 가장 먼저 던진 메시지는 "중국은 코로나19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양회의 공식 일정 중 첫 행사인 정협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일축했다. 

지난 20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정협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이 코로나 정보를 은폐해 다른 나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감있는 방식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사회에 적시에 정보를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궈웨이민 정협 대변인은 중국이 다른 나라에 코로나19 관련 원조를 하는 것과 관련, 서구 정치인 및 언론들이 '중국의 선전전'이라고 폄하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미국 정치인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며 "바이러스는 국적이 없고, 국제사회는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함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 18일 세계보건총회(WHA) 개막 연설에서 "중국은 엄청난 희생을 치른 끝에 코로나19 형세를 바꿨고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했으며, 이 과정에서 줄곧 개방성, 투명성, 책임감을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연합뉴스

일국양제 둘러싼 홍콩·대만 문제도 관심 

중국의 홍콩 및 대만에 대한 메시지도 주목된다.  

앞서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정협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정협 비서장 겸 부주석직에서 사임했다. 샤 주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인물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들은 샤 주임이 정협에서 물러난 후 홍콩 문제 처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9일 홍콩 정부는 다음달 4일 톈안먼 민주화 사태 31주기 집회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내놨다. 8명 초과 모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2주 더 연장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다음달 4일 톈안먼 사태 31주기에는 사실상 대형 집회가 불가능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홍콩 시위가 잠잠해진 틈을 타 중국이 보다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콩을 겨냥해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인물에 대해 최장 30년형을 내릴 수 있는 국가보안법 논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만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정협 개막 하루 전인 지난 20일 총통 2기 취임식을 갖고, 시 주석과 중국 정부의 '일국양제 통일론'을 비판했다.

차이 총통은 취임식 연설을 통해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 해협의 현 상태를 바꾸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차이 총통의 연임을 축하한다는 공개 성명을 내고 "미국과 대만과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 대만판공실 등 3개 부처는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미국은 대만과의 어떤 형식의 관련 교류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훼손이자 내정 간섭"이라고 전했으며, 국방부 역시 "극단적 잘못이자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깊어가는 美·中 갈등..국방예산 증액 여부 주목

국방예산 증액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국방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중 갈등을 통해 안보위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방 예산을 늘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 미·중 분쟁지에서 군사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에 F-16 전투기 판매를 승인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군부 내부에서는 국방비 지출을 지난해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부는 국방비 지출을 9% 늘리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발표한 중국의 2019년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7.5% 늘어난 1조1800억위안(약 1760억 달러)으로 전 세계에서 두번째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경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국방예산을 9% 늘릴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방비 증액은 3~6%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성장률 제시할지 주목..경기부양책도 관건

경제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볼 부분은 2020년 성장률 목표치다. 코로나19의 타격이 컸던 중국이 올해 성장 목표치를 3%대로 낮춰 제시하거나, 아예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1%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6.8%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으로 1.2%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 정부는 양회 개막을 앞두고 최소 800조원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가격 등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인민은행은 정협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 통화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3.85%, 5년 만기 LPR을 4.65%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LPR을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금리인하에 따른 물가급등 및 주택가격 폭등 등 부작용을 우려해 통화 완화 강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양회에서도 통화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에 무게가 실린 경기부양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재정 적자율, 특별 국채 발행 규모 등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13차 5개년 계획 마무리 시점...목표 달성 방안 제시될 듯"

2020년은 중국의 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의 마지막 해인 만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20년은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구축, 탈빈곤의 목표를 마무리하고,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수립에 있어서도 중요한 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자오하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캉이란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전면적 샤오캉 사회' 건설과 '탈빈곤'이라는 양대 국정 과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오 연구위원은 "최근 10년간 중국의 빈곤율이 0.6% 미만으로 낮아졌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많은 이들이 빈곤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탈빈곤은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일보 역시 "올해는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과 빈곤 탈출을 위한 전쟁에 중요한 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충분히 평가해 긴장감을 가지고 경제 사회 발전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의 최고 정치 자문 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이날 오후 3시(중국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식 개막해 오는 27일 오후 폐막한다.

정협 개막 후 이날 오후 9시40분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이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며, 하루 뒤인 22일 공식 개막한다.

전인대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 연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인대 회의는 오는 28일 폐막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3월 초 정협과 전인대, 즉 양회를 개최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두 달 넘게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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