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사부 함대 제작지 
 정라진에 이사부 함대를 제작하기 적당한 곳은 갑자평야와 삼각주인 섬이 있다. 육향산 남쪽의 갑자평야 김진원저, 육향정, 속표지 그림
는 너른 곳으로 실직의 곡창지대이고, 육지와 연결이 되어있어 인력관리 및 보안이 어렵다. 건너불은 오십천 하류의 외딴섬으로 백사장과 송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파도로부터 안전하고, 송림으로 가려져서 항구가 보이지 않아 적으로부터 안전하며 고성산, 광진산, 육향산 세 방향에서 감시하기가 쉽다.
 고성산(오화리산성) 정상에서는 멀리 동북쪽에서부터 남쪽까지 볼 수 있으며 산 중턱에서는 건너불과 오십천을 출입하는 모든 선박들을 감시할 수 있고, 광진산 동쪽 끝에서는 북쪽에서 남쪽까지 볼 수 있으며, 육향산은 항구의 정박지로 백사장의 건너불과 강이나 바다로 출입하는 선박들을 감시하기 좋은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진동루가 세워졌다.  
 세 곳의 망대는 연계되어 깃발로 광진산에서 고성산으로 고성산에서 육향산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라진은 이사부장군의 비빌병기인 이사부 전선과 목우사자를 만드는 최적지라 본다.
 건너불은 이후 삼척항이 개발되는 1910년대부터 100년 동안 방파제 및 항만시설, 성황당 이전, 어유공장, 건조장, 화력발전소, 통조림공장, 선박부품조립공장, 항만 확장공사, 항만매립공사 등의 개발로 옛 모습의 흔적을 찾기도 힘들다.
     

  <도2-13>의 이 곳은 삼척화력발전소를 건설할 무렵 쓰레기장을 매립하여 복토해 놓은 곳에 필자의 부친이 최초로 집을 짓고 살았던 곳으로 1950년대 건너편 오분항에는 선박이 한 척도 보이지 않는다.

 
<도2-14>의 김진원의 ‘육향정’ 속표지에 있는 육향산①을 중심으로 남쪽에 갑자평이 있고, 북쪽②의 호악산(광진산)에 일제강점기의 망루가 남아 있고, 남동쪽의 고성산에는 ③④⑤ 세 곳 정도에 망루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육향산①은 항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본부가 설치되었을 것이다.   
 라. 1960년대 이후의 정라진 모습   
          

  마. 망대가 있던 고성산과 광진산
   정라진을 둘러싸고 있는 남쪽의 고성산, 북쪽의 광진산, 서쪽의 육향산은 천연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특히, 광진산 망대는 정라진과 가까워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에도 사용하였다.
 고성산의 정상에는 요전산성이라는 표지석이 있는데 필자의 생각은 다른데, 이것은 추후에 논의하고 이 글에서는 고성산(오화리 산성)이라고 하겠다.
  고성산은 2002년 지표조사 결과 강원문화재 연구소 ‘삼척 요전산성 기본설계 보고서’
 망대, 장군대, 우물지, 성곽, 유물 등이 발견되었고 필자는 고성산을 여러 번 답사한 결과 당시 적을 막기 위한 성채 구실보다는 이사부 함대의 보안을 위한 망대 역할을 하였다고 추론한다. 이곳에는 세 곳의 망대를 설치한 흔적들이 있다.
 당시의 적은 고구려와 왜군이었는데, 고구려는 동해안에서 수군이 활약하였다는 기록이 없고 실직성에 관한 기록은 있어도 오화리 산성에 관한 기록은 없다. 고성산은 적을 막기 위한 성채 보다는 건조 중인 이사부 함대를 보호하기 위한 망루가 여러 곳에 필요하였을 것이라고 보며, 고성산성은 이후에 쌓았다. 고성산과 광진산 망대 부근을 집중 발굴한다면 좀 더 확실한 유물들을 발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효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