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장 빠르나…전문가 "낙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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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장 빠르나…전문가 "낙관 경계해야"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19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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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중 8명에게서 '중화항체' 생성
6월 임상2상 돌입…경영진 "이르면 연말 백신 공급"
의료·보건계 "임상 시작일 뿐… 더 긴 시간 필요"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진. 사진=연합뉴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미국 바이오기술기업인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초기단계에서 ‘긍정적(Positive)’인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데 따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이 앞당겨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각) ‘mRNA-1273’이라고 이름붙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18~55살 남녀 참가자 45명에게 투여한 결과, 이들 모두에게서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 1상은 참가자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눠 ‘mRNA-1273’을 25㎍, 100㎍, 250㎍ 등 서로 다른 양을 4주 간격으로 두 차례(250㎍은 1차례) 투여했다.

임상 결과 250μg을 투여한 실험군 가운데 3명에게선 일시적으로 발열과 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긴 했으나, 다른 실험군엔 부작용이 없었고, 모두에서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

특히 25㎍과 100㎍을 투여한 참가자중 8명에게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도 만들어졌다고 모더나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중화항체’는 기존 완치자에게 발견되는 것보다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력이 높은 수준이다.

모더나는 이번 1상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6월 중 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허가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받은 상태다.

또한 2상에선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55세 이상 연령층을 절반가량 포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상에서는 ‘젊고 건강한’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휴먼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수천명이 참가하는 임상 3상도 오는 7월 시작할 계획이다.

모더나의 스테판 밴슬 최고경영자(CEO)는 “mRNA-1273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스위스 제약회사 론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올해 말까지 매월 수천만개의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지 일부 언론은 코로나19 유행 추이에 따라 연말쯤 ‘mRNA-1273’이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탈 잭스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CMO)의 말을 인용, “개발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더나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본사. 사진=연합뉴스
모더나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본사. 사진=연합뉴스

모더나는 어떤 회사일까

모더나는 지난 2010년 설립됐으며,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전령RNA(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는 심혈관과 대사, 신장질환 치료를 위한 mRNA 치료제를 개발,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5년 독점 옵션 계약을 맺었고, 다음 해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와 희귀질환 유아소모병 치료제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16년엔 유럽에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mRNA 1440 1상 임상시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회사는 2018년 12월 기업공개(IPO) 땐 나스닥에서 6억2100만달러(약 8100억원, 주당 23달러)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생명공학 IPO 중 최대 규모였다. 당시 기업가치는 75억달러까지 올랐다.

낙관은 금물...이제 한걸음 뗀 것

하지만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대니얼 새몬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연구소 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모더나의 발표는) 희소식이고 앞으로 진전시킬 가치가 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백신들이 1단계에서 좋아보였지만 실제로 좋은 제품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니 그레이엄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백신연구센터 박사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건 임상 작업의 시작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미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는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는 신중론이 자리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백신은 개발에만 최소 1년에서 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며, 실제 상용화 및 보급까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릭 브라이트 전 미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은 파우치 소장의 발언조차도 “너무 낙관적”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한편 모더나의 개발 소식에 대해 국내 관련업계도 반응이 엇갈렸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도 “모더나의 경우 이제 겨우 1상 끝난 것”이라며 “이들의 주장처럼 연말이나 내년 초 상용화가 되더라도 자국과 저소득 지역을 우선 공급할 가능성이 커 한국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모더나 외에 수십개의 제약사와 대학들이 연내 완성을 목표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을 비롯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옥스포드대학’ ▲프랑스 ‘사노피’ ▲독일 ‘바이오엔텍’ ▲중국 ‘캔시노’ 등이다.

이들은 자사 혹은 경쟁사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에 대비해 대량 생산체제도 구축중이다. 개발 완료와 동시에 생산에 바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3월말 동물실험에 들어갔으며, 오는 9월 본격적으로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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