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랜선'으로 어디까지 해봤니? 방구석에서 잠옷차림으로 '공연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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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랜선'으로 어디까지 해봤니? 방구석에서 잠옷차림으로 '공연 관람'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5.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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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랜선음악여행–트립 투 케이팝(TRIP TO K-POP)'을 무관중으로 개최
성남문화재단, 21일 마티네 콘서트...23일 연극 'B클래스' 네이버TV로 중계
언제 가능할 지 모르는 해외여행...방구석에서 즐기는 랜선 오스트리아 여행
전시회 감상도 OK, '카카오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개최
'공연 영상화'...예술 대중화에 기여했지만 공연계 붕괴 우려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했던 연극 '브라보 엄사장'.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했던 연극 '브라보 엄사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지난 5월 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맞이한 제98회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랜선’ 초청했다. 감염 우려로 예년처럼 직접 초청하지 못하게 되자, 영상 속 가상 캐릭터로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 것이다.

청와대 측은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을 통해 “어린이날 야외행사는 못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더 많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자주 언급되는 랜선(LAN線). 랜선은 랜을 구성하는 데 쓰이는 연결선이다. '랜선'을 이용한 활동은 말하자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비대면ㆍ언택트' 환경이 강화되며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는 관객이 찾지 않는 공연과 전시 등을 랜선으로 공개하고 있다. 충성 고객들을 감싸던 그들이 이젠 벽을 허물고 누구에게나 무료로 작품을 내보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것이다.

랜선으로 즐기는  K-팝, '트립 투 케이팝'.사진=문체부
랜선으로 즐기는 K-팝, '트립 투 케이팝'.사진=문체부

◆ 문체부, '랜선음악여행–트립 투 케이팝' 무관중 개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접촉과 물리적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도 국내외 한류 팬들을 위해 온라인 한국 대중음악 공연을 펼친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21일까지 콘텐츠코리아랩(CKL) 스테이지에서 매일 저녁 7시 '랜선음악여행–트립 투 케이팝(TRIP TO K-POP)'을 무관중으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네이버 V-라이브, LG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 애플리케이션', 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더 케이팝(The K-Pop)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과 SBS MTV, SBS F!L 등 방송 채널을 통해 80여 분간 생중계 될 예정이다. 이후 MTV 아시아 채널을 통해 녹화 방송으로 아시아 20여 개국에 송출할 예정이다.

이번 생중계에는 아이콘, 소란, 비비, 나띠, 에이프릴, 김재환, 데이브레이크, 오마이걸 등이 다수의 가수들이 참여한다. LG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채팅하며 가수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공연 기회가 줄어 어려움을 겪는 대중음악인들이 온라인 공연을 계기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특히 K팝이 온라인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한류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성남문화재단은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마티네 콘서트’, ‘연극만원(滿員)’ 시리즈 등 주요 기획공연을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한다. 사진=성남문화재단
성남문화재단은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마티네 콘서트’, ‘연극만원(滿員)’ 시리즈 등 주요 기획공연을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한다. 사진=성남문화재단

◆ 성남문화재단 '랜선 공연'...21일 '마티네', 23일 연극 'B클래스' 

성남문화재단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마티네 콘서트’, ‘연극만원(滿員)’ 시리즈 등 주요 기획공연을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한다.

오는 21일 오전 11시에는 ‘2020 마티네 콘서트’가 생중계된다. 올해 15번째 시즌을 맞은 ‘마티네 콘서트’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려주는 정기 공연이다. 3월부터 시작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3, 4월 공연이 연기되면서 올해 첫 공연을 랜선으로 하게됐다.

‘2020 마티네 콘서트’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음악과 생애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날 공연은 최수열 지휘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과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교향곡 8번’ 등을 연주한다.

오는 23일 오후 5시에는 ‘2020 연극만원(滿員)‘ 시리즈 중 하나로 연극 ’B클래스‘를 공연한다. 연극 ’B클래스‘는 능력과 조건으로 A클래스와 B클래스로 나눠 수업하는 봉선예술학원을 배경으로 B클래스 학생들이 졸업공연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또 6월 20일 오후 5시에는 보육시설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열여덟 어른’을 온라인 생중계로 만나볼 수 있다. 공연 관람은 네이버TV에서 성남문화재단 또는 공연명을 검색해서 들어가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연주자와 배우들에게는 무대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에게는 명품 클래식과 연극공연을 즐기며 코로나19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광인파가 보이지 않는 쇤부른 궁전. 사진=연합뉴스
관광인파가 보이지 않는 쇤부른 궁전. 사진=연합뉴스

◆ 랜선으로 떠나는 오스트리아 여행...쇤브룬 궁전, 클리트 걸작 만나보자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많은 것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해외여행은 당분간 힘들다. 각 나라마다 출ㆍ입국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게다가 해외를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랜선으로 해외 명소 곳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인상적인 컬렉션과 화려한 외관을 뽐내는 비엔나의 박물관과 문화시설들을 가상현실 공간에서 탐험해 보자.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걸작들과 쇤브룬 궁전의 아름다운 내부를 거실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구글 아트 & 컬처' 플랫폼을 이용하면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벨베데레 궁전,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유대인 박물관, 레오폴드 미술관, 쇤브룬 궁전 등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쇤브룬 궁전 동물원에서는 임시 휴관 기간 동안 동물원 인기 스타 북극곰 '핀야'와 아기 코끼리 '키발리'의 짧은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면서 가상 동물원 나들이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다양한 종의 나비들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5월 12일 현재 오스트리아 내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엄격한 제한 조치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예정이며  4월 15일부터 소매업과 서비스 분야는 영업을 재개했고, 외식 분야는 5월 15일부터, 숙박업소는 5월 29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한다.

카카오는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를 오픈한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를 오픈한다. 사진=카카오

 

◆ 카카오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개최

모바일과 PC를 이용하여 간편하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 갤러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주제로 한 이미지 작품과 글을 만날 수 있는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를 오픈했다.

카카오 브런치는 IT플랫폼을 통해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갤러리 방문자라면 누구나 감상할 수 있으며, 소개된 작품들은 향후 '패스트파이브' 성수점에 마련된 '브런치 라운지'에 인쇄물로도 비치될 예정이다. 전시회에 출품된 모든 작품은 브런치 모바일 앱과 PC 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이번 전시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지만, 지속적으로 따뜻한 마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카카오 브런치는 IT플랫폼을 통해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공연 영상화'...예술 대중화에 기여했지만 공연계 붕괴 우려도

공연이나 전시를 영상으로 찍어 플랫폼이나 유튜브에 올리면 비용, 시간, 물리적 거리 등으로 문화 컨텐츠를 누릴 기회가 없었던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방구석에서 잠옷 차림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공연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회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

비용을 감수할 수 있는 '소수'에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다수' 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혔다는 긍정적 효과도 엿보인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연예술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까. 아니면 이러한 랜선 공연은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까. 

한마디로 수용자 입장과 공급자 입장은 사뭇 다르다. 특히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소극장 공연들은 무관중 공연은 지속하기 힘들고,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제작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제작팀의  프리랜서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공연계의 체질 전환은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번 '상생'을 떠올리게 된다. 문화계 종사자들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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