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지형] ① 공유경제 저물고 비대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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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산업지형] ① 공유경제 저물고 비대면 뜬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1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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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우버·위워크 등 공유경제기업 잇단 감축
유통업체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한 옴니채널 강화
재택근무 등 비대면 산업, '뉴노멀' 되나
대형 IT기업들, 코로나19의 승자될 수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많은 것들을 뒤흔들었다. 전 세계 수십만명의 사망자와, 수백만명의 확진자를 낸 코로나19는 글로벌 산업지형도까지 완전히 뒤바꿔놨다. 세상을 이끌어온 제조업은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그대로 멈춰버렸고, 홀대받던 바이오 산업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혁명'으로 순식간에 각광을 받았다. 

세상을 놀래키며 '붐'을 일으켜온 공유경제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서 크게 휘청거렸고, 대신 비대면 산업은 산업 곳곳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을 살리는 구세주가 됐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공유경제의 몰락

에어비앤비는 지난 2008년 설립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가 크게 휘청거리던 시기였다. 부동산 거품이 순식간에 꺼져버리면서 많은 주택 보유자들은 대출을 갚지 못해 허덕였고, 이들은 자신의 집을 관광객들에게 저렴하게 빌려주기기 시작했다. 대출금을 갚기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고, 이런 개개인의 결정은 에어비앤비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금융위기는 에어비앤비가 급격히 성장을 하게 된 여러 동인 중 하나 였다.  

호텔과는 달리 실제 거주하는 집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는 파격 그 자체였다. 사람들은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엌과 거실이 있는 집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 상당히 만족했다.

에어비앤비는 회사 설립 3년만에 100만건의 예약을 수주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고, '공유경제'는 신선한 화두가 됐다. 

지난 2009년에는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탄생했다. 2010년에는 사무실을 공유하는 위워크가 설립됐다. 자동차를 공유하는 우버와, 오피스를 공유하는 위워크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소유'가 아닌 '접근'으로 경제활동의 중심을 옮겨갔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 공유경제 업체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제대로 포착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공유에 대한 거부감 키운 '코로나19'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뒤바꿔놓았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이 전염병은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공간, 혹은 자동차를 공유한다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이들 업체는 순식간에 어둠에 휩쌓였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5일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할 방침임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여행이 멈췄고, 에어비앤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상반기 손실만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버는 지난 6일 전체 직원의 14%에 해당하는 3700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밝힌 지 2주만에 추가 감원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추가 감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 천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버는 지난해에도 1100명을 감원한 바 있는데, 지난 6일 3700명 감원에 이어 이번 감원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크다면, 불과 1년 사이에 9000명 안팎을 해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버에 이어 동종업계 2위인 리프트는 지난달 29일 전직원의 17%에 해당하는 982명을 해고할 방침이며, 288명에 대해서는 무급휴직을 권고하거나 급여 삭감을 단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리프트는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고,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철회했다. 

위워크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최악의 타격을 입었다. 위워크의 최대 투자사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30일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손실이 9000억엔(약 1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실적발표 2주 전이었던 4월13일 내놓은 전망치(7500억엔 순손실 전망)에 비해서도 1500억엔 더 늘어난 것이다.

특히 1월~3월 분기 순손실은 1조3765억엔(약 15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는 전체 일본기업의 분기별 순손실 중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도쿄전력홀딩스(1조3972억엔 순손실)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공유경제 업체들의 이익이 되살아날 것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웨드부시 증권사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2년동안 매출의 30%가 사라질 수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경우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승차 공유 차량이나, 에어비앤비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D.A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 톰 화이슨 역시 "소비자들은 차를 공유하는 위험 대신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에어비앤비가 겪게 될 변화는 일시적이거나 단기간 지속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버 차량. 사진=연합뉴스
우버 차량. 사진=연합뉴스

비대면 사업의 부각

공유경제의 몰락과 동시에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 비대면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보다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는 원격기술의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통업체들의 변화다. 코로나19는 오프라인 주력 유통업체들을 더욱 힘겹게 만든 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추구해온, 이른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해온 유통업체들의 경우 더욱 각광받게끔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택에 머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고, 이를 집까지 배송받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보이던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의 첫 2주동안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했고, 소매업체들 역시 그들의 디지털 기술로의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4월 유통업체 앱을 다운로드한 고객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45%~50%의 소매업체들 역시 모바일 앱을 전략상 우선순위에 둘 계획임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소비자의 약 22%가 이전보다 배달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일 매장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셀프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소매업체들도 새로운 변화에 맞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기회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대면 선호 현상은 유통업체들 뿐만 아니라 전 사업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변화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지원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고, 많은 학교들은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원격 수업 방식이나 화상 채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 
병원 진료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격진료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맥킨지는 "기업들의 디지털 기술 채택이 불과 8주만에 약 5년 이상 진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끈 디지털 기술로의 빠른 변화는 회복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19, 비대면 사업 꾸준할 것" 

코로나19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비대면 사업의 강화는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을 경험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효율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위터의 경우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라면 영구적인 재택근무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은 연말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인 트윌리오 역시 전체 직원 중 20% 가량이 장기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경험 솔루션 공급사인 암독스는 "재택근무 경향은 빠른 속도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 사무실과 가상 사무실 사이의 장벽을 허물어 차세대 작업력을 지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의 결과로, 원격으로 작업하는 것이 일상화된다면, (직원들이 한 곳에 모여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완전히 분산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같은 비대면 사업의 부각은 기술회사들의 강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가장 큰 기술 회사들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로부터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을 비롯해 애플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의 경우 재택근무가 활성화될 시 더욱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IT CEO는 "우리는 모든 영역에 걸친 원격 작업과, 디지털 서비스로의 역사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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