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WAVE] ②롯데까지 가세…춘추전국시대 돌입한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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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WAVE] ②롯데까지 가세…춘추전국시대 돌입한 '이커머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02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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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2년 준비했지만…오픈 첫날 먹통
출혈경쟁 종식?…'흑자 경영' 시동 건 이커머스
후발주자 신세계·롯데, 당분간 외형확대 집중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으로 인해 물류센터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으로 인해 물류센터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언택트 소비 증가와 유통 및 IT(정보통신) 기반 기업들의 이커머스 드라이브로 관련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발판으로 ‘한국판 아마존’으로 성장한 쿠팡을 비롯해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최근 첫 월간 흑자 경영을 보인 티몬에 이어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까지 뛰어들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온 오픈 첫 날인 지난달 28일 접속장애로 인해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모습. 사진=롯데온 캡처
롯데온 오픈 첫 날인 지난달 28일 접속장애로 인해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모습. 사진=롯데온 캡처

롯데온 본격 출격…시작부터 ‘삐걱’

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ON)’을 정식 론칭했다. 지난 2018년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2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관련 시장에 진출한 것.

‘롯데온’의 특징은 그룹의 7개 유통사(백화점·마트·슈퍼·닷컴·롭스·홈쇼핑·하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 39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국민 75%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개인의 취향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초(超)개인화 서비스인 ‘넷플릭스’처럼 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과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롯데온’은 서비스 첫날 먹통이 돼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일인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12시 30분쯤이 돼서야 운영이 시작됐고 지속적인 접속장애로 원활한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다는 게 초반 평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서버 안정화로 현재 복구돼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정식오픈을 앞두고 이용자가 몰린 탓이라고 했지만, 늦게 뛰어든 롯데온의 불안한 미래를 예고하는 듯 했다. 

쿠팡(위)과 티몬의 최근 경영현황. 그래픽=각사
쿠팡(위)과 티몬의 최근 경영현황. 그래픽=각사

이커머스 시장, 출혈경쟁 접고 본격 흑자 사냥

지난해 매출 42조원으로 국내 1위 유통 사업자인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선발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제 쿠폰할인과 같은 출혈경쟁 시대를 지나, 적자를 최소화하면서 외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커머스사 실적에서 흑자경영 가능성이 확인됐다.

막대한 물류 인프라 투자로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쿠팡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7조1530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72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1조1279억원이었던 전년에 비해 적자가 30% 이상 줄었다. 

지난 2018년 10월 도입한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클럽’ 회원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회원이 월 2900원의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이 서비스 덕이 컸다. 로켓와우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오전 10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그날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까지 지난달 29일 보태져서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도 지난해 매출 5950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9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에서 법인 분리된 후 첫 연간 흑자다. 티몬 역시 지난 3월 1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10년 회사 설립 후 첫 월간 흑자를 올렸다. 

이들이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비효율 사업을 축소,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은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1번가는 올해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 참여 기반 커머스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는 등 ‘커머스 포털’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외형을 성장시키고, 기존 쿠폰 중심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SK텔레콤의 구독형 멤버십인 ‘올프라임’을 도입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다짐이다. 

티몬은 일정 시간대에 특가상품을 선보여 폭발적인 판매량과 강력한 홍보 효과를 내는 ‘타임커머스’를 더욱 강화, ‘충성 고객’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 연간 영업이익 달성은 물론 기업공개(IPO)도 성사시키겠다는 포부다. 

롯데슈퍼 '오토물류센터(위)'와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002'. 사진=각사
롯데슈퍼 '오토물류센터(위)'와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002'. 사진=각사

유통공룡 SSG닷컴·롯데온, 외형 확대 중요…적자 불가피

이들 선발 이커머스업체와는 달리 오프라인 유통공룡인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분야에 대해선 당분간 외형확대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커머스 시장 진출이 늦은 만큼 물류 인프라 확대에 대한 투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오프라인 유통업의 경우 SSM(기업형 슈퍼마켓·5.5%)을 제외한 백화점(-40.3%), 대형마트(-13.8%), 편의점(-2.7%) 매출이 모두 떨어졌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점포 방문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고, 편의점은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등의 영향으로 과자, 음류 등 가공식품과 즉석식품 매출이 부진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는 전년 동월 대비 16.9% 증가했다. 무엇보다 비대면 거래를 통한 생필품 구매가 증가해 식품(75.4%), 생활·가구(33.3%)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소비자의 공포감과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캠패인에 따라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객수가 크게 둔화됐다”면서 “식품과 생필품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소비패턴이 변화됐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급증했다”며 “소비자들은 온라인에 익숙해져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커머스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 대기업의 경우 외형에 초점을 맞춰 성장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풀필먼트센터나 기존 오프라인 거점화 등 물류 인프라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로 적자도 감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기업이 풍부한 인프라와 IT역량을 갖추게 되면 적자 경영을 장기화하진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소싱 능력과 M&A를 통해 3~5년 내 흑자전환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조 대표 역시 “출혈경쟁은 하지 않겠다”며 “적자를 내면서 사업할 생각은 없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선발 이커머스 업체들을 견제를 뚫고 유통공룡들이 조기 흑자를 달성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혈 경쟁을 각오하고 쌓은 거래 빅데이터와 가입회원수는 물론, 실패의 노하우를 터득하기까지 물리적 시간과의 싸움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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