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IT는?] ①반도체 수요, 비관이냐 낙관이냐
상태바
[포스트 코로나 IT는?] ①반도체 수요, 비관이냐 낙관이냐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5.01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반기 스마트폰 위시한 모바일 반도체 시장 불확실
비대면 시대로 서버·PC 시장 수요는 낙관 예상
조기 경제 회복 가능성에 빠른 대처 필요 목소리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코로나19 팬더믹은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순식간에 탈바꿈시켰다. 비대면 방식의, 콘텐츠 중심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들이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필요성은 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여파는 조금씩 가라앉는 추세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궁금증을 가진다.

특히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의 핵심 산업인 IT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다. 비대면 생활을 가능하게 한 최첨단 기술들이 집약돼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비관? 낙관? 엇갈리는 포스트 코로나 반도체 전망

노트북, PC,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IT기기들은 비대면 시대를 맞이한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다. 대다수의 산업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고 휘청거리는 가운데 IT 기기의 핵심 부품들을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은 이런 이유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업계가 예상하는 반도체 산업 변화 흐름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상존하고 있다. 반도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분야마다 전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모바일 분야는 2분기는 물론 하반기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워낙에 불확실한 상황에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리더들은 늘 발표했던 연간 가이던스를 이번만큼은 제공하지 않았다.

반면 재택 근무, 온라인 개학·강의 등의 확산으로 PC 판매량은 예상과 달리 호조세다. 또 게임, 서버는 오히려 코로나19 수혜를 봐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인 서버 D램과 SSD 수요가 증가했다. 또 콘솔 '닌텐도 스위치'는 게임 타이틀 '동물의 숲' 새로운 시리즈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반도체 시장에서 큰 비중 차지하는 스마트폰의 수요 부진

당초 업계에선 1분기 눈에 띄는 스마트폰을 위시한 반도체 수요 감소로 2분기는 물론 하반기까지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6400만대를 기록했다며 전분기 7500만대 대비 1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덩달아 2분기 판매량은 1분기보다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반도체(IC·집적회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출하량이 2018년 대비 6% 줄어든 것에 이어 반도체 역사상 첫 2년 연속 감소세를 예측했다. 올해 예상 시장 규모 역시 3458억달러(약 419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4%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질 수요 감소 폭은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보다 더욱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D램 산업의 수급 불균형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산업의 변화'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반도체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 반도체(AP, 이미지센서, 낸드플래시 등) 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PC, 스마트TV, 셋톱박스 등 컨슈머 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 시장 또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관세청 통관 기준으로 지난 4월 1일~20일까지의 반도체 수출액(잠정치)은 전년 동기 대비 1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배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산업본부 파트너는 "반도체 산업이 코로나19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로 삼고, 초미세 공정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EUV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EUV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사진=연합뉴스

◆ 반도체 회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 고개 드는 낙관론

그런데 이번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반전의 분위기가 마련됐다.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어 모바일 관련 반도체가 급감했지만,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가 이를 상회할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박성환 SK하이닉스 IR담당 상무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원격 시스템을 경험하고 정부와 기업체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중장기적으로 서버 중심의 메모리 성장 모멘텀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도 "1분기는 온라인 쇼핑, 화상 회의, 게임 등을 바탕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졌다. 서버 수요도 마찬가지"라며 "이후의 시장 수요도 견조할 것인가는 코로나19의 영향에 달렸다. 하지만 당사는 지속적인 수요 견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난해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 오고 있음을 짚는 시각도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규 생산능력(CAPA) 투자 자제로 올해 초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스마트폰 분야 경쟁력이 카메라에 기반한 것도 이같은 상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전무는 "고화소 멀티플 카메라 전쟁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지센서 공급 부족 의 해소를 위해 설비를 계속 증설하겠다"며 "공급 과잉보다는 수요 균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폭발할 수 있는 반도체 수요에 빠르게 대비할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배터리 등 4개 업종협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반도체 신증설 투자 활성화를 통한 조기 경제 회복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과감한 정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