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수요 회복...삼성전자의 2분기는 거꾸로 간다(컨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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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수요 회복...삼성전자의 2분기는 거꾸로 간다(컨콜)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29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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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2분기도 수요 견조
DP는 고객사 수요 감소로 어려움
IM 수요 예측 난항, 신제품·중저가 라인 출시 예정대로
TV부문은 스포츠 이벤트 취소 악재 만나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삼성전자는 1분기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2분기에는 '보릿고개'를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는 주요 제품 수요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사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55조3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하락,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은 전분기에 비해 9.9% 줄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 3.4% 늘었다.

이는 당초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증권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도 이달 초 잠정 실적 6조4000억원을 발표한 바 있다.

배당은 보통주·우선주 주당 354원으로 결정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어려운 경영여건이 예상되지만 주주중심 경영 지속 차원에서 1분기 배당은 기존 정책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진 않았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EUV(극자외선) 반도체 생산 라인.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EUV(극자외선) 반도체 생산 라인. 사진=연합뉴스

◆ 실적 이끈 반도체, 비대면 생활 확대로 견조한 수요 예상

1분기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매출은 24조1300억원, 영업이익 3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 전년 대비 각각 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7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00억원, 전년 동기대비 1800억원이 줄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각각 5%, 2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500억원이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보다 13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영향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쳤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된 덕을 봤다.

2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삼성전자는 서버와 PC에 대한 수요가 지속돼 응용처 전반으로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2TB 이상 고용량∙고부가 서버 SSD 수요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5세대 V낸드 전환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반기 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높지만 온라인 서비스 기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고사양,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비대면 경제 활성화, 온라인 여가·교육활동처럼 미래 사회로 그려지던 삶의 방식이 코로나19로 인해 빨리 확산된 긍정적 영향이 생겼다고 본다"며 "온라인 서비스 고객사 니즈나 소비자 수요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황 변동에 따라 탄력적인 투자 운영과 제품별 생산비중을 조정하는 한편 1z 나노 D램과 6세대 V낸드 등 미세 공정 전환 가속화를 통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스템LSI 사업은 2020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라 5G 모바일 프로세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2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G SoC(System on Chip)와 프리미엄 이미지 센서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반기는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규 응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동호 시스템LSI사업부 전무는 "고화소 멀티플 카메라 전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지센서 공급부족 해소 위해 계속 설비를 증설하겠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요 감소로 '공급 과잉'보다는 '수요 균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1분기 파운드리 사업은 5G와 이미지센서 칩 수요는 증가했으나, 중국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실적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2분기는 5나노 양산으로 EUV공정 리더십을 확대하고 5나노 이하 공정의 제품 수주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하반기는 소비자용·컴퓨팅용 등으로의 응용처 다변화와 함께 미세 공정 투자를 지속하며, 5나노 핀펫(FinFET) 공정 본격 양산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더불어 GAA(Gate-All-Around) 3나노 공정 또한 지속 개발한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표=연합뉴스
삼성전자 실적 추이. 표=연합뉴스

◆DP부문은 패널 차별화로 돌파구, QD 사업 일정 변동 없어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반적인 패널 판매 감소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매출은 6조59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하락,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900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이익 510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는 손실 폭을 2700억원 줄였다.

2분기에는 고객사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들이 연기돼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시장 침체가 점쳐진다. 하반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수요 회복이 불확실하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초대형 TV, 커브드 모니터 등 차별화된 패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 시장을 확대하며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LCD 라인 축소가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사업 확대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권영 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그렇지는 않다. QD디스플레이 사업화는 계획된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 "본격 사업화 전까지는 제품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예정으로 현재 주요 세트업체들과 제품화를 위해 협력 중이다. 적기에 시장 진입 및 안정적인 거래선 기반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LCD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을 축소하는 동안 고객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LCD 라인의 활용에 대해 "아산에 있는 LCD 라인은 QD 등과 같은 신제품, 신기술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중국 쑤저우 공장은 현재 여러 방안을 가지고 대응 방안 검토 중"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 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 샵. 사진=연합뉴스

◆ IM부문, 수요 예측 어려워…신제품 출시는 예정대로

1분기 IM부문은 매출 26조원, 영업이익 2조6500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1300억원, 3800억원씩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갤럭시 S20'·'Z 플립' 등 플래그십 제품 출시와 효율적인 마케팅 운영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IM부문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상반기 부진 만회를 위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폴더블·노트 등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5G 도입을 확대해 전 라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공급·채널·마케팅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 다변화된 글로벌 제조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등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종민 무선사업부 상무는 "최근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둔화세라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고 실물경제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해서 수요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리테일매장 폐쇄 대응 위해 온라인 판매 집중하고 있고, 시장상황 면밀 모니터링해 지역별 수요 변동 상황에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신제품 출시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종민 상무는 "신제품 노트나 폴더블 시리즈 출시는 예정대로"라며 "동시에 고객의 니즈 충족시키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중저가 모델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스포츠 이벤트 연기…TV 판매 계획 재조정

CE(가전)부문 1분기 매출은 10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4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급감했고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3400억원, 600억원씩 감소했다. 

TV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글로벌 수요는 감소했지만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2분기 여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됴코올림픽 연기 등 스포츠 이벤트 연기라는 악재가 생겼다.

김원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이로 인해 판매계획 조정이 불가피하다.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모델 판매 시점을 조정중이고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계획도 재검토 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하반기 시장수요 회복 여부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판매를 지속 강화하면서 유통사와 협력하고 마케팅 전략을 최적화해 위기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콘텐츠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초고화질과 생생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초대형·QLED 8K TV 판매를 확대하고 홈스쿨링, 홈오피스 등 스마트 TV 특장점에 기반해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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