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패트롤] 도미노피자, '美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꼽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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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패트롤] 도미노피자, '美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꼽힌 이유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26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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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매출, 전년比 7.1% 증가
10년 동안 주가 26배 이상 폭등
IT기업 버금가는 주문·배송 시스템 도입
도미노피자의 세계 최초의 피자 배달 로봇과 드론인 '도미노로봇유닛'.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오스트레일리아
도미노피자의 세계 최초의 피자 배달 로봇과 드론인 '도미노로봇유닛(DRU)'.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오스트레일리아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매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언택트(Untact·비대면) 시스템을 마련해 주목받는 업체가 있다. 글로벌 피자 프랜차이즈사인 도미노피자 이야기다.

미국 CNBC,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파이낸셜타이즈 등 주요 외신은 코로나19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도미노피자를 꼽았다. 

도미노피자는 140억달러(약 17조2830억원) 규모로 미국에서 6000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현지 피자배달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CNBC 방송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래머는 지난 6일(현지시간) 재택근무 등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생활패턴이 장기화될 경우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도미노피자를 꼽았다.

크래머는 “슬프게도 작은 피자가게들은 이번 코로나19로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당장 긴급구제를 받지 못하면 도미노피자가 이길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3일 도미노피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8억7310만달러(약 1조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9년 만에 가장 저조한 분기 매출 증가율이지만,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즈 측은 밝혔다. 시장 예상치(8억6900만달러)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반면 사재기와 이벤트 취소, 프로 스포츠 운영 중단 등으로 지난 1분기 동안 식사하는 고객에 의존하는 체인점들의 매출이 줄었다. 무엇보다 지난달 미국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8.7% 감소하며 199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해 도미노피자와 대조를 보였다. 

도미노피자의 미국 시장 판매는 이미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19일까지 4주 동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미노피자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자체 배송 서비스다. 여기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주문시스템과 드론 이바이크(e-bike, 전기자전거), 무인배달로봇 자율주행 차량 등 IT(정보통신)기업에 버금가는 기술에 꾸준히 투자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2007년 온라인과 모바일 주문을 시작으로 2010년 애플스토어, 2011년 안드로이드폰용 주문 앱을 선보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6년 ‘애니웨어(Any Ware)’ 캠페인을 진행, 배달 플랫폼을 스마트워치·태블릿·자동차·AI스피커 등 15가지로 확대했다. 말 그대로 ‘어디서든’ 피자 주문을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도미노피자의 이같은 노력은 적중했다. 2010년 4월1일 1주당 13.78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기준 367.29달러로 26배(2565.3%) 이상 폭등했고, 2000년 한 자릿 수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7%로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북미 피자시장 점유율은 2010년 21%에서 지난해 31%로 약 10%포인트 확대됐다. 2위 리틀씨저스(16%)와 경쟁사 피자헛(13%)·파파존스(11%) 등과 비교하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도미노피자는 향후 2~3년 실적 전망치를 철회했다. 그룹 매출의 약 7%를 차지했던 해외 매장 로열티가 일부 점포의 폐쇄로 타격이 불가피하고,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매출 감소를 우려해서다.

한편 리치 앨리슨(Ritch Allison) 도미노피자 CEO는 지난 23일 CNBC에 출연해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매장을 열고 계속 영업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서 “수요가 강해 필요한 시간대에 고객들에게 배달하기 위해 사람도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앨리슨 CEO는 “배달은 계속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고객과의 접촉 없이 배달하는 언택트는 상당 기간 뉴노멀의 일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경쟁사들이 광고를 줄여 도미노피자도 그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경쟁사 마케팅이 감소로 혜택을 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을지 밝히기 이르다”고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실 이런 상황에 도미노피자는 고객(또는 주주)들에게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와 가치를 알려야 한다”면서 “이에 판촉비용이 줄어들거나 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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