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에 쏠리는 눈…국내 보톡스 시장 재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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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나보타'에 쏠리는 눈…국내 보톡스 시장 재편될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2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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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메디톡신', 허가취소 위기…나보타 반사익 기대
2분기부터 수백억대 소송비용 감소 전망
ITC 소송 앞두고 유리한 고지 점령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대웅제약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사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최대 경쟁 품목인 ‘메디톡신’이 허가취소 위기에 놓이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데이터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올해 1분기 미국으로 820만달러(약 101억원)나 수출, 매달 270만달러(약 33억원)씩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출시했던 대웅제약은 이후 캐나다와 유럽 등 전 세계 51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 현재 약 80개국에서 판매계약체결을 완료한 상태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나보타의 1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16.3% 증가한 105억원으로 내수 의약품 매출 공백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라니티딘 사태(발암의심물질 초과 검출)에 따른 ‘알비스 판매 중단’으로 올해 1분기 관련 품목의 매출(지난해 1분기 기준 147억원) 공백이 발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원외처방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보타의 2분기 전망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인 ‘메디톡신주’가 허가취소 위기에 놓여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17일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으로 만든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팔았다”는 이유를 들어 메디톡신주에 대한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 처분을 내렸으며, 허가취소까지 예고했다. 이를 위해 이번주 ‘중앙약사심의원회(중앙약심)’ 회의를 강행한다.

중앙약심은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기준 등에 대해 식약처에 자문을 해주는 기구다. 이들의 심사 결과와 권고에 따라 의약품 허가 및 취소 여부가 사실상 판가름된다.

‘메디톡신주’에 대해 처분이 결정되면서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보툴리눔톡신 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70억원으로 휴젤이 매출 610억원으로 1위이고, 그 뒤는 540억원대의 메디톡스가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시장 대부분을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점유율 1위 '메디톡신주'가 허가 취소 위기에 놓이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사진= 대웅제약
시장점유율 1위 '메디톡신'이 허가 취소 위기에 놓이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사진=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미국에서 나보타가 본격 판매되면서 전년 대비 256.4% 성장한 44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중 국내 매출은 100억원을 조금 상회했다.

만약 2위 기업이 빠지게 되면 1위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거나 다른 업체가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특히 나보타는 오는 6월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판정을 앞두고, 2019년 215억원에 달했던 소송비용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5년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나보타를 개발하기 위해 자사 균주를 훔쳐갔다”고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대웅제약과 나보타의 현지 판매사인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대웅제약은 측은 “국내 토양(경기도 용인 소재 마구간)에서 발견한 균주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메디톡신 허가취소는 ITC의 판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ITC 소송은 대웅제약의 승소, 패소, 합의 등 3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다만 이와 같은 소송의 50% 이상은 ‘합의’나 ‘취하’로 종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가에서는 대웅제약이 승소할 경우 나보타의 가치를 1조원까지 평가한다”며 “반면 패소할 경우에는 미국 판매가 중지돼 4000억원까지 추락한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TC 소송으로 나보타와 메디톡신의 법정분쟁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메디톡신이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에 대웅제약 입장에서는 나보타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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