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세이] 차트 읽어주는 남자가 본 '코로나 3월 실업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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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세이] 차트 읽어주는 남자가 본 '코로나 3월 실업 통계'
  • 문주용 기자
  • 승인 2020.04.2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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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호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 특위 팀장
"전례없는 취업자 감소...터널의 끝 아닌, 터널의 시작일 수"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차트 읽어주는 남자'로 잘 알려진 신현호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기획협력팀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계청의 3월 실업통계자료를 깊이있게 분석했다.  

신현호 대통령직속 일자리특위 팀장
신현호 대통령직속 소득성장특위 팀장

그는 자신의 책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에서 자기 스스로를 학계, 기업, 정부를 넘나들며 20년 넘게 데이터 분석으로 의식주를 해결한 남자로 소개한다.

삼정KPMG의 파트너, 국회와 정당에서 경제담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기획협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페이스 북에서 신현호는 "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악화가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며 "3월 실업통계는 과거와 달리 긴터널의 입구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자리 충격>

지난 금요일 통계청은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통계였다.

[그림1]

총취업자수가 작년 3월에 비해 약 19만6천명 감소하였다. 이 통계를 1997년까지 확장한 그림을 보면, 마이너스로 움푹 파인 부분이 과거에, 외환위기, 카드사태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세차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첫눈에 보면 외환위기때였던 1998년 8월의 159만명 감소와는 비교도 안되고, 카드사태보다는 약간 더 과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때였던 2009년 5월 24만명 감소보다는 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거 위기의 취업자수 감소는 바닥 시점의 값이다. 잘 보면 갑자기 푹 커진 것이 아니라 바닥에 도달하기 대략 1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최하값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달의 취업자수 감소는 긴 터널의 입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림2]

전년동월 대비값보다 사람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전월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 통계를 볼 때는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후에 보는 것이 좋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 통계는 1999년부터 시작된다. 어쨋든 이것으로 보면, 3월의 취업자 감소는 68만명으로 전례없는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

취업자로 잡히지만, 매우 취약한 그룹이 '일시휴직자'이다. 개인사정으로 휴직하는 사례도 물론 있으나, 경기가 어려울 때 본인 의사에 반해서 휴직하는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이 차트를 보면 일시휴직자가 지난달 160만명 이상으로 갑자기 치솟은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높았을 때가 80만명 언저리였던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이보다도 두배 이상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잘 보시면 과거 증가폭이 높았던 (즉, 삐쭉삐쭉 비쪄나온) 것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시휴직자야말로 계절성이 강해서 1월과 8월에 주로 치솟는다. 그리고 3월은 그렇게 휴직자가 급증하는 시기가 아니다.

[그림 4]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절성을 제거한 일시휴직자 통계가 있으면 좋으나, 통계청은 이것을 작성하지 않는다. 그래서 임시로 [그림1]에서 본 바대로 전년동월 대비 휴직자 증감을 표시한 것이 네번째 차트이다. 일시휴직자는 작년3월에 비해 무려 126만명이 증가하여 과거에 비슷한 사례조차도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요약하면, 지난 달 우리 노동시장은 크게 위축되었고, 앞으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지속되어 일시휴직자 등이 취업자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우리 일자리 악화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당연히 정부는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다음주 화요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 주제가 일자리인데, 여기에서 일자리 감소를 줄이는 것, 일자리를 놓친 이들에 대한 (특히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특고, 자영업, 무급휴직자 등) 소득을 보전하는 것 등 전방위적인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금 과장하자면 나는 거시경제가 안 좋으면 몸이 아픈데, 이번 주말 너무나 아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총 취업자수 감소가 전년 동기대비 19.6만명에 달해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총 취업자수 감소가 전년 동기대비 19.6만명에 달해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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