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최악의 경제지표에 낙관적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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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최악의 경제지표에 낙관적인 중국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4.1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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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분기 GDP -6.8%..반세기만에 역성장
중국 상해종합지수 및 항셍지수는 상승 마감..여전히 시장은 낙관론에 무게
3월 소매판매 부진은 여전히 소비 꺼려 V자 회복 어려움 시사
북미 및 유럽 등 코로나19 타격 여전한 점도 중국 수출 기대 어렵게 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온 세계의 시선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쏠려있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고, 가장 먼저 회복에 나선 국가인 만큼, 다른 나라 회복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은 -6.8%를 기록했다. 이는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거의 반세기 만에 역성장한 것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충격적인 GDP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인 측면에 무게를 싣는다는 점이었다. GDP가 발표된 후에도 중국 주식시장은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고, 올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내년에는 더 큰 성장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최악의 경제지표 속에서도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中, 반세기만에 역성장..그래도 시장은 낙관론에 무게

중국의 1분기 GDP가 발표되자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주춤하는 듯 했으나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당초 중국의 GDP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천차만별이었다.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1분기 GDP가 6.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57명의 분석가들의 예상치는 -28.9%에서 +4%까지 다양했다. 전례가 없는 위기였던 만큼 예측도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도 시장은 최악은 피했다는 인식에 안도했다.  

문제는 경제지표 중에서도 3월 소매판매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1~2월에는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심했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도 멈췄다. 반면 3월 들어서는 중국의 경제 활동이 재개됐고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도 빠르게 해소됐기 때문에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결과는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3월 소매판매는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0.5%에서 소폭 회복됐으나 시장 예상치 -10%는 크게 밑돌았다. 

TS롬바드의 보주앙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두가 V자 회복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수요 쇼크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심지어 봉쇄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소비를 꺼리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쇼핑몰은 다시 영업을 재개했지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중국의 3월 실업률은 5.9%로, 2월(6.2%)에 비해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CNN은 "중국 정부에게 실업률은 특히 중요한 지표"라며 "중국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록적인 실업률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중국 역시 고용시장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차오핑주는 "고용 안정성이 올해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는 "정부가 궁극적으로 연간 GDP 성장률보다 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올해 대졸자의 고용 상황이 심각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中 "2년간 5%대 성장할 것" vs  주요 외신 "中 수출 타격 파괴적일 것"

중국 내부에서는 1분기 최악의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안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는 9.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내부에서도 낙관론이 흘러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의 마오성용 대변인은 "향후 2년간 전망치를 종합할 때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는 5%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다른 국가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선진국과의 격차를 계속 좁혀가고, 세계 경제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세바스찬 갈리 노르디아 인베스트먼트 수석 전략가는 "중국은 서방 경제보다 더 빨리 반등해 세계 경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라는 점은 마냥 기대감을 갖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전환했지만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아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에서 소비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데다, 다른 나라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중국의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세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무역수지에 따르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반면, 3월 수출은 3.5% 감소에 그쳐 예상보다 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역시 1~2월 공장 가동 중단으로 주문이 미뤄지면서 3월 지표에 반영된 것이어서 4월 이후의 수출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 어느 정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예측할 수 없다"며 "중국 수출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능가할 정도로 파괴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반세기에 가까운 성장세를 마감했다"며 "세계 경제를 재개시키려는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앞으로 닥칠 엄청난 과제를 극명하게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중국 GDP 성장률. 사진=연합뉴스
중국 GDP 성장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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