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트럼프와는 다른 쿠오모..왜 그를 더 신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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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트럼프와는 다른 쿠오모..왜 그를 더 신뢰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4.1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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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신뢰도도 더욱 높아져
경제 재개 시점·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대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 노선
특유의 리더십 발휘돼 미 정치 중심인물로 변모했다는 평가도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사진=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뉴욕주가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고 있는 가운데, 뉴욕주를 이끄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미국의 경제 재개 시점을 비롯해 마스크 착용 여부 등 민감한 주제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지침을 내린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뉴욕 시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언론 역시 쿠오모 주지사에 대해 '위기 속에서 위안을 주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등, 그가 보여준 특유의 리더십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실적인 경고로 트럼프에 맞서는 쿠오모 주지사

"평소보다 훨씬 더 기이하다(even more bizarre than usual)"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수가 급증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주의 사망자수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보인 반응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4827명의 사망자가 추가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의 사망자 수 조작을 의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없는 의심에 쿠오모 주지사는 단호하고 냉정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4일부터 진단검사 없이 사망했더라도 코로나19가 사망증명서 사인으로 기재된 사람들을 사망자수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던 것.

뉴욕주는 이를 받아들여 사망자 수를 다시 집계했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하루만에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했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5월1일 경제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과, 최악의 경제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것.

이에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는 지금하고 있는 제한 조치를 계속해야 한다"며 뉴욕주는 셧다운 조치를 5월15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된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셧다운 조치를 연장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의 노선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경제 재개 시기는 주지사에게 권한을 주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 동부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는 "뉴욕 시민들은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그의 동료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해야 한다"며 "이들은 뉴욕의 경제 재개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지시에 따라 진행되도록 보장하며,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쿠오모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도 정반대의 의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쓰지 않겠다"며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위반한 경우 벌금을 물릴 수도 있다"며 17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의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그에게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강한 조치 속에서도 시민들을 위해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조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의 변호사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한 뉴욕 시민들을 위해 법적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크 그린버그 뉴욕주 변호사협회 회장은 "전례가 없는 위기로 인해 주 전역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주지사가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며 "쿠오모 주지사가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의료 전문가에게 자원 봉사를 요청했듯이, 변호사들에게는 가장 잘 하는 것을 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의 변호사들이 뉴욕 시민들의 삶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이같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조치에 대해 도움을 주는 뉴욕 변호사들도, 도움을 받는 뉴욕 시민들도 안도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퀴니피악대학 여론조사 결과,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질문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잘했다는 답변이 59%로 트럼프 대통령(48%)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왼쪽)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오른쪽)가 코로나19 관련 생방송 중 '엄마가 누굴 가장 사랑하는지'에 대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CNN 방송 캡쳐화면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왼쪽)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오른쪽)가 코로나19 관련 생방송 중 '엄마가 누굴 가장 사랑하는지'에 대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CNN 방송 캡쳐화면

오전에는 쿠오모·오후에는 트럼프..매일 반복되는 브리핑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쿠오모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각각 오전 11시, 오후 5시에 브리핑을 갖는다.

쿠오모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이 매일 두차례 비슷한 내용으로 이뤄지다보니, 이를 비교하는 시각도 많다. 대체적으로 쿠오모 주지사의 브리핑에 대해 호평이 이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쿠오모 주지사는 매일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여전히 숨어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며 "(동생인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자택에 머무는 미국인들에게 준(準) 리얼리티쇼를 제공하면서 친숙한 이미지를 보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에 대해서는 "옛날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에피소드를 어설프게 만들어낸 듯한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쿠오모 주지사가 주목받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의 브리핑을 챙겨보며 측근들과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 주지사의 브리핑을 지켜보고 측근과 논의한다"며 "일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오모 주지사의 전술과 어조를 일부 채택하려 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오모 특유의 리더십, 코로나19 속에서 발휘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그가 다음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쿠오모 주지사가) 슬리피 조보다 더 좋은 후보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슬리피(생기없는) 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칭할 때 종종 사용해온 표현이다. 

폴리티코는 "코로나19로 인해 쿠오모 주지사의 특유의 리더십 스타일은 미국 정치에서 더욱 중심적인 인물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쿠오모 주지사가 일약 대선후보 급의 정치인 반열에 올라섰다"며 "정치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고,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쿠오모 주지사는 11월 대선 출마설과 관련, "생뚱맞다"며 "대통령으로도, 부통령으로도 출마하지 않는다"고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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