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민주당의 1호공약 '데빵시대',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상태바
'압승' 민주당의 1호공약 '데빵시대', 현실화 될 수 있을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16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간 5780억원 투입, 5만3000여개 공공 와이파이 설치
신중한 통신업계...'비용 부담과 제한적인 효과' 지적
'가계통신비 절감에 도움' 반론도 만만찮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도합 180석을 획득해 미래통합당에 완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여당이 내걸었던 공약 1호인 '데빵시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초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데이터 비용 '빵(0)원'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까지 '무료 공공 와이파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용적인 측면이 부담되며 정확한 보급 방식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공 와이파이 확대'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가계 통신비 절감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1월 15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총선 공약 1호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15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총선 공약 1호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 5780억원 투입해 5만3000여개 공공 와이파이 설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구축해 사회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공공 와이파이 설치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향후 3년간 57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만3000여개를 설치한다. 우선 올해 480억원을 들여 시내버스 5100개, 학교 5300개, 공공장소 6600개 등 총 1만7000여개의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한다. 이후 2021년 2600억원, 2022년 2700억원을 사용해 3만6000여개의 공공 와이파이를 추가로 설치한다.

또 매년 1만여개의 와이파이를 대상으로 AP멸실·고장·보안기능 적용 등의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측정도 진행한다. 추가로 매년 6000개씩의 공공 와이파이를 차세대 버전인 '와이파이6'로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통해 사회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의 가계통신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용은 정부와 통신사가 1:1 비율로 펀드를 조성한다. 

◆ 효과 있을까? 엇갈리는 시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을 두고 업계에선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입장과 가계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다.

통신업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비용적 측면에서도 부담스럽거니와 그 비용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해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입법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상용 와이파이는 37만6211개이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황 파악과 관리 체계 미흡, 예산 투입의 적정범위, 유지·보수의 예산상 한계 등을 두고 이해관계 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공공 와이파이도 현황이나 실태가 체계적으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또 설치와 별개로 유지·보수에 대한 비용이 드는데 이는 통신사 부담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낮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올해 SA(단독모드)와 28GHz 주파수 대역폭 설치 등 5G망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반기에만 4조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때문에 증권사들도 올해 이통3사의 실적을 두고 하반기에나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와이파이 사용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월간 와이파이 트래픽은 2019년 10월 1만6164TB에서 올해 2월 1만1478TB로 줄었다. 또 5G 서비스 가입자 중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가 80%, LTE 무제한 이용자도 40% 가까이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데이터 소비 패턴이 변화되는 만큼 공공 와이파이 확충 공약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단기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목표와 이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통신비 절감 효과...노후화 장비 점검부터"

반대로 장기적으로는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도 있다.

이들의 주장은 와이파이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드는 이유의 선후 관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공공 와이파이의 품질은 나쁘지 않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시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워 5G나 LTE망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네트워킹 기업 시스코는 2019년 발표한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 보고서'를 통해 와이파이 사용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IP 트래픽 중 와이파이 비중이 2017년 43%에서 2022년 5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동 중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런데 지하철이나 버스 와이파이 품질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번 여당 공약을 보면 올해 설치하는 공공 와이파이 중 버스나 교통시설에만 절반이 넘게 책정됐다. 대중교통 쪽에 상당히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5G가 대도시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위주로 설치돼있기 때문에 지금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훨씬 빠른 '버전6'가 본격적으로 설치되면 5G 통신비 절감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에 앞서 기존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네트워크 업계 종사자는 "중복된 신호로 간섭이 일어나 통신이 끊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SSID 표기방식을 통일해야 한다. 그러면 신호도 강해질 것"이라며 "기존 노후화 장비를 대체할 수요 파악도 해야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