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코로나19 치료제' 종목…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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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코로나19 치료제' 종목…믿어도 될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1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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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백신 '렘데시비르' 임상, 기대에 못 미쳐
국내 코로나19 치료제株 관심 커져
“과도한 낙관론 경계해야” 우려도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는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제약‧바이오주(株)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코로나19 치료제 시장 선점 기회가 남아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다. 다만 치료제 상용화까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날 2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18만1000원)와 비교하면 19.3%나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또한 각각 53.0%, 87.1% 올랐다.

주가는 전일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실시한 중화능력 검증에서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급등했다. 이중 14개는 강력한 중화능력을 보여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높였다. 중화능력은 바이러스를 소멸 또는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뜻한다.

◆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 파급력 미미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가 부정적으로 해석된 점도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다, 임상이 중단된 항바이러스제로 코로나19 치료제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국제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를 통해 지난 11일 공개된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중증환자 53명 중 36명(68%)은 증세가 호전됐다. 이중 25명(47%)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반면 8명(15%)의 환자는 증세가 악화됐고 7명(13%) 환자는 사망했다. 또 32명(60%)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번 임상에선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완치율이 낮은 데다 증세가 나빠지거나 사망한 비율을 합치면 28%나 되기 때문이다. 물론 렘데시비르를 치료 목적으로 긴급 사용해 나온 결과인 만큼 정식 임상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료=SK증권·삼성증권
자료=SK증권·삼성증권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 발표 후 역설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선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해외 기업보다 먼저 치료제를 상용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가 민간 차원의 치료제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만큼 성과가 나올 때까지의 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효능이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로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기업들을 포함한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남아 있다”며 “우호적인 투자심리가 지속되면서 이들 기업에 주가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섣부른 낙관보다는 선별적 투자 해야”

일각에선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주도하는 두 건의 임상을 통해 구체적인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는 인공지능(AI) 분석 결과 코로나19 치료제 중 렘데시비르가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렘데시비르 임상은 대조군 부재 등의 한계로 약효에 대한 도출이 어렵다”면서도 “환자들의 임상적 개선이 긍정적이고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생산 확대 발표 등을 감안했을 때 상용화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코로나19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증상을 1일~2일 이내에 완치시킬 정도의 혁신적인 신약이 아니라면 렘데시비르 상용화 이후 신약의 파급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시각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기업별로 치료제 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대부분 후보 물질에 불과해 임상 결과를 단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임상을 진행했을 때의 효능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전세계 최초로 완성하는 등 국내 기술력이 크게 발전한 건 맞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며 “정부의 지원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겠지만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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