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6년째 가라앉은 진실…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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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6년째 가라앉은 진실…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4.14 14: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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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세월호 참사 6주기 온라인 기억관' 개관...누구나 추모글 남기게
‘2020 세월호: 극장들’...2020년 한해동안 연극 10편 공연
'4•16 합창단' 사연담은 수필집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김애란, 김훈 작가 글도
국화 한송이로 세월호 희생자 위로하는 유족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유가족들이 12일 오전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아 선상 추모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화 한송이로 세월호 희생자 위로하는 유족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유가족들이 12일 오전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아 선상 추모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봄은 소생(蘇生)의 계절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나무와 땅에서 새순이 돋아나 세상이 푸릇푸릇 해진다. 물기를 머금고 꽃봉오리가 맺힌다. 

소생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6년 전부터 우리에게 봄은 소생의 계절임에도 가슴 한 켠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다시 살아날 수 없음을,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기억해야하는 계절이 됐다.
아직도 온 국민의 가슴 한 켠엔 살아있는 세월호. 참사 6주년을 맞는 올해도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크고 작은 추모 행사들이 예정돼 있다.

 

세월호 온라인 추모관 개관. 사진=4•16 재단 홈페이지
세월호 온라인 추모관 개관. 사진=4•16 재단 홈페이지

416재단, '세월호 참사 6주기 온라인 기억관' 개관

재단법인 4•16재단은 오는 16일 ‘세월호참사 6주기 온라인 기억관’(https://416foundation.org/온라인-기억-공간)을 개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억관은 그동안 온라인에 산재돼 있던 추모 메시지들을 하나의 공간에 모아, 방문자들로 하여금 추모와 기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2014.4.16 기억하다 기록하다’라는 제목 아래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기를 기원합니다' 는 부제 밑에 누구나 추모글을 남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재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면서 올해 세월호 참사 6주기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 개최할 예정이다. 세월호참사 6주기 추모식은 16일 오후 3시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초청인사 4명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MBC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4•16 재단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 단체가 함께 만든 재단으로 국민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기억관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 가 각자의 자리에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온라인 추모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 세월호 : 극장들' 포스터.
'2020 세월호 : 극장들' 포스터.

2020 세월호: 극장들', 연극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다

국내 대표 극단인 '혜화동1번지', '연우소극장', '성북마을극장', '삼일로창고극장'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획 공연 ‘2020 세월호: 극장들’을 개최한다. 총 10개 팀이 세월호 유가족, 활동가, 청소년, 시민의 일상과 시간에 주목하는 연극 10편을 선보인다.

2015년부터 매년 선보였던 ‘내 아이에게’와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이 직접 출연하는 ‘장기자랑’은 다시 무대에 오르며 ‘기록의 기술’, ‘용민지애정술 본풀이’, ‘아지트, 틴스’ 등 신작도 공개된다. 

소설을 무대화한 ‘시간 밖으로’와 ‘참담한 빛’ 역시 올해 초연되며, 특히 관객을 배우로 참여시켜 공감을 이끌어내는 ‘나 하나 나 둘 나 셋 나 넷’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극장을 공간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기억과 애도가 머무를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이른바 ‘세월호 연극’의 기억을 공유하는 '전송하는 역사_세월호 연극편'을 연중 이어가고 있다.

5가지 질문 ("지금 당신에게 세월호는 무엇인가요?" 등)에 답하는 셀프 인터뷰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업로드 하고 릴레이로 이어갈 다음 사람을 2명 이상 지목하는 이벤트다. 

'2020 세월호 : 극장들' 주최 측은 4월 7일부터 5월 3일까지 공연을 개최할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4개 극장과 10개 팀이 2020년 연내 분산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다.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문학동네 펴냄.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문학동네 펴냄.


세월호 유족들이 부르는 노래...수필집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세월호 6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유족과 생존 학생 부모 등으로 구성된 합창단 '4•16 합창단'이 지은 노래와 수필집이 책으로 나왔다. 수필집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은 '4•16 합창단'이 부른 노래 가사와 사연 등을 담았고 직접 녹음한 합창곡 10곡을 담은 CD도 부록으로 포함됐다.

2014년 12월 결성된 '4•16 합창단'은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이어왔고 5년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270여 차례의 공연을 가져왔다.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현장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소설가 김애란과 김훈도 짧은 에세이 한 편씩을 실었다.
 

여기 자신들의 숨결로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 사이에 사다리를 놓는 분들이 있다. (…) 슬픔 속에서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는 분들, 그렇지만 하루하루 일상을 꾸리기 위해 오늘도 용기를 내야 하는 분들. 노래에 기대, 노래가 되어 더 먼 곳을 향해 가시는 분들.
_김애란, ‘숨 나누기’ 중에서

"4•16 합창단은 야만적 현실 속에서도 슬픔과 그리움, 희망과 사랑을 노래했다. 그들은 세월호 관련 행사에서뿐 아니라, 쉴새없이 거듭되는 재난 재해 참사의 현장에서 노래했다. 그들의 노래는 일상의 사소한 구체성에 바탕해 있었고, 사람의 목소리로 사람의 슬픔을 감싸서 슬픔을 데리고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고 있다."
(김훈, '울음에서 노래로' 중에서)


이들은 원고료와 인세를 모두 기부했다. 자신의 곡 '네버 엔딩 스토리'를 음반에 담게 해 준 부활의 '김태원'을 비롯한 여러 작사 작곡가, 아티스트들도 수필집 출간을 도왔다. 책 인세 전액은 4•16 합창단과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활동비로 쓰일 예정이다.

 

세월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사진=유튜브
세월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사진=유튜브


세월호 참사 추모상영회, '기록과 기억'

세월호 참사 6주기에 맞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영화들도 관객을 찾아 온다. 코로나19로 개봉관들은 전례없는 침체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독립영화관들은 추모 행사를 준비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인디스페이스는 오는 18일 세월호 참사 추모상영회 ‘기록과 기억’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관수동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들이 연속 상영된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로 선정됐던 영화 '부재의 기억'도 포함돼 있다.

복진오 감독의 영화 '로그북'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조한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이며 주현숙 감독의 '당신의 사월'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 오후 7시 상영되는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은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담아 현장감을 살린 영화로 세월호가 침몰할 때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질문을 던진다. 상영 후 이승준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이어진다.

영화 '유령선'도 세월호 참사 6주기에 맞춰 오는 15일 개봉한다. '유령선'은 방송인 김어준과 김지영 감독이 제작한 영화 '그날, 바다'의 속편으로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누가 어떻게 왜 조작했는지를 과학적 가설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 다큐멘터리다.

‘세월호의 진실을 감추기 위한 천 개의 거짓말’이라는 부제가 붙은 '유령선'은 배우 박호산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진도 팽목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진도 팽목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공소시효 1년도 채 남지 않아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세월호 관련자 처벌을 위한 공소시효는 현재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18년 3월 출범한 ‘세월호 특조위 2기’와 지난해 11월 출범한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빠른 시일 내에 그 날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특수단이 중점을 두고 수사 중인 내용은 고 임경빈군 헬기 이송 의혹과 청해진 해운의 산업은행 불법대출 의혹, 세월호 CCTV 영상녹화장치 조작 의혹 등이다.

정말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목이 터져라 함께 노래를 부르련만, 우리가 세월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기억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는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오는 16일 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 희생자 추모 사이렌을 울린다고 밝혔다. 추모 사이렌은 민방위 경보사이렌 형식으로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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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dms 2020-07-03 17:28:14
이렇게 마음아픈 사건은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쭉 잊지않고 기억하고 기리겠습니다 이런 사건 때문에 한창 예쁠 나이에 다 하늘나라로 가서 마음이 참 안타깝고 아프네요 다시한번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