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침체' 못피한다...위기를 기회로 바꿀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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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침체' 못피한다...위기를 기회로 바꿀 전략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02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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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세계경제 파급 시나리오'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 이미지. 사진=LG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LG보고서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가 어떤 궤적을 그리며 회복할까. 2002년 사스의 경우 V자 반등을 했지만 이번에는 U자형 또는 L자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이 실리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조기 종식에 실패했고,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세계경제 파급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맥킨지와 블룸버그,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컨설팅사와 금융회사들은 2월말~3월초 코로나19의 전개 시나리오를 '조기종식', '제한적 경기둔화', '경기침체'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짜고 사태추이를 지켜봤다. 

하지만 '조기종식'은 물 건너갔다는 게 LG경제연구원 분석이다. 그 사이 미국과 유럽경제의 동력인 독일 등에서 코로나 19 감염자가 급증하고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경제 전망을 U자형 제한적 경기둔화와 L자형 경제침체 등 2가지 시나리오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U자·L자 시나리오, 결론은 '경제침체'

LG연구원이 인용한 골드만삭스의 U자형(제한적 경기둔화) 시나리오는 코로나 19사태가 4~5월 정점을 찍고, 감소로 돌아서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이 경우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2.4%를 기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인의 50%인 1억5000만명 감염 ▲독일 인구의 70%(5800만) 감염 ▲향후 8주간 감염이 최고조에 달한 뒤, 서서히 감소하고, ▲중국경제 타격으로 원자재 시장과 공급체인 충격(원상복구까지 6개월 소요)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에 석유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유가 전쟁 지속 ▲전 세계 GDP 성장률 30년 내 최저인 2% 등으로 번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LG연구원은 'L자형(경기침체)' 시나리오와 관련해 "7~8월 이후가 돼야 (코로나19가) 사라질 거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흘려들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한 헤지펀드 CEO가 했던 "지옥이 오고 있다. 한 달간 미국 전체를 봉쇄하지 않으면 미국이 끝장날 수 있다"는 말을 전하며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원은 "미국이 1000달러 수표를 4, 5월에 전국민에 발송하고, 중앙은행이 일반기업의 회사채까지 사들이겠다고 해도 주가는 오히려 폭락 중"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의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경우 충격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OCED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2.9%에서 2.4% 내리면서 최악의 경우 1.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통상 2.5% 밑으로 떨어지면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침체'라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표=LG보고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표=LG보고서

◆코로나19 여파, 영국 통째로 사라지는 수준

연구원의 이같은 우려는 글로벌 금융사의 전망과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조정했고, 2분기는 -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 피해 규모가 최악의 경우 영국의 1년 GDP(2조7000억달러)와 맞먹을 거라고 했다. 이는 영국이 통째로 사라지는 충격이라는 게 연구원 의견이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는 제로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 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 피터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하반기 성장률은 바이러스 확산이 언제 정점을 찍느냐에 달렸지만, 개인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거라 본다"고 했다.

◆코로나19發 충격, 국내 주요산업 전방위 타격 불가피

아울러 연구원은 국내 주요산업이 코로나19발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스마트폰과 반도체, 통신, 석유화학, 자동차, 소비재 등에서 충격이 예상된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스마트폰 부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상반기 종료되면 하반기 중저가 5G폰 출시로 수요가 회복되겠지만, 올해 출하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도체 부문은 온라인 이용 급증으로 서버용 수요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기업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 이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통신 부문은 스마트폰이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단말기 판매 및 요금제 신규 가입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무선사업부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는 긍정적으로 봤지만, 수요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중국과 유럽지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요와 공급 모두 '쇼크'가, 소비재는 여행·관광이 직격탄을 맞아 국내외 수요 악화가 예상된다고 봤다. 

◆위기를 기회로…사업 전략 수정해야

한편 LG연구원은 때문에 앞으로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꿀 체크리스트로 ▲직원 보호 ▲회사 차원의 대응팀 구성 ▲분명한 극복 의지와 아낌없는 지원 등을 선정했다. 이는 글로벌 컨설팅 펌인 맥킨지(McKinsey & Co.)가 제안한 것이다.

특히 '회사 차원의 대응팀 구성'의 경우 재무, 공급체인, 마케팅·세일즈 등 세 방향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무의 경우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경우의 수에 따른 현금흐름과 손익(P&L, Profit & Loss) 모델을 마련해 유동성 문제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급체인은 납품사의 피해를 파악하고, 대체재와 재고 활용 등 단기·중장기 모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마케팅·세일즈는 온라인 매출은 증가할 수 있으니 가격할인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관련 마케팅 채널에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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