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5G] ②실감 콘텐츠 먹거리 발굴…비싼 요금·단말기가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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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 5G] ②실감 콘텐츠 먹거리 발굴…비싼 요금·단말기가 장벽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01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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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인빌딩 중심으로 5G 설비 4조원 투자
복병 코로나19 극복 과제 놓여
5G 킬러 콘텐츠의 부재, 실감 콘텐츠로 돌파
고가 요금제와 단말기는 5G 진입장벽
대안으로 알뜰폰·단말기 완전 자급제 제시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특성을 내세워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차세대 이동통신 5G가 3일이면 첫 돌을 맞는다.

5G는 이론상 LTE의 최대 20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예비 가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또 AI(인공지능)·빅데이터·IoT(사물인터넷)·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B2C·B2B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서비스 1년을 앞둔 지금의 5G는 사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고, 실내에선 아예 불통이라는 불만은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5G를 활용한 콘텐츠의 개발도 더딘 편인데 요금은 LTE보다 비싸 사용자들은 더 나아진 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불평이 많다.

이처럼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아온 5G가 지난 1년 간 어떤 성과와 한계점을 보였으며, 앞으로 통신사들의 투자 규모와 서비스 방향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본다.

KT는 KTX와 SRT 역사와 지상구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사진제공=KT
KT는 KTX와 SRT 역사와 지상구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사진제공=KT

◆ '인빌딩' 중심…4조원 투자해 5G 설비 확충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8조 7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5G 품질은 좋지 않았고 LTE로 자동 전환되는 등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위주로 장비 투자가 이뤄졌고, 실내 시설은 확충은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올해 5G 설비를 더욱 확충할 방침이다. 5G NSA(비단독모드)에서  SA(단독모드)로 전환을 준비하고 28GHz 대역폭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당초 계획했던 2조7000억원보다 50% 많은 4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인프라 영역에서는 통신장비 기업 등과 협력해 5G 클러스터를 대폭 확대하고 전국 85개시 동단위까지 5G 커버리지를 늘릴 예정이다. 특히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이 들린 건물 내 서비스 '인빌딩' 장비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유동인구 밀집지역·교통 요충지·대학가를 중심으로 '5G 클러스터’ 70곳을 구축했다. 그리고 올해는 240곳으로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실내 5G 지원 설비인 5G 인빌딩은 공항, 백화점, 대형쇼핑몰은 물론 중소형 빌딩까지 포함해 총 2000여 개 설치가 목표다. 또 5G 클러스터 내 '5G 부스트파크'를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신규 5G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KTX 서울역을 비롯한 500여개 건물에서 인빌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향후 전국 6개 공항, KTX와 SRT 역사 및 지상구간, 경부·호남·서해안·영동 고속도로 전 구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반기 중 SA 방식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기지국 투자를 시작한다. 해수욕장과 리조트, 스키장 등에도 5G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향후 관광지나 국립공원 등 테마 지역에도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복병 코로나19의 등장

그러나 이런 이통3사의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5G 시장이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 2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한 수치"라며 "특히 아시아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웬 우 SA 수석 분석가는 "유럽·북미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코로나19 공포가 퍼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격리되거나 구매 의사가 없기 때문에 중국의 잠정적 회복 징후에도 3월 글로벌 출하량은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년 신제품을 9월이나 10월에 발표했던 애플은 올 하반기 처음으로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아이폰12(가칭)'을 출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출시 시기를 1~2개월 연기하거나, 길면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1주년을 맞이해 'U+AR'을 선보인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1주년을 맞이해 'U+AR'을 선보인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 '5G 킬러콘텐츠' 발굴 시급…AR·VR 등 실감콘텐츠 확대

SK텔레콤에 따르면 IT 지식과 사용 경험·소비 여력이 많은 3040세대가 5G 가입자 절반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이 막상 접하고 즐길 수 있는 5G 킬러 콘텐츠는 현재 크게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올해 이통 3사는 신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클라우드 게임과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실감콘텐츠 확대를 먹거리 삼아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5G 실감서비스'로 소비자 체감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시범서비스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안에 정식 출시된다.

지난해 AR·VR의 장점을 융합해 3차원 콘텐츠를 만드는 '점프 스튜디오'를 개관됐다. 그리고 5G 가상세계 사업을 본격화 하고 VR 생태계 확대를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 넥슨 등 글로벌 ICT·콘텐츠 기업과도 손잡았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앞으로 사업 협력 범위를 넓혀 더 많은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 'VR 소셜 월드'를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선보일 5G 사업 모델들이 SK텔레콤의 미래 10년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KT도 3D를 기반 삼는다. 5G 상용화에 맞춰 출시한 '나를(narle)'은 3D 아바타로 최대 8명과 FHD 화질로 그룹 통화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누적 다운로드 숫자가 50만 건을 넘었다. '리얼360'은 360도 카메라를 연동한 4K 화질의 영상통화로 24만명의 가입자가 이용 중이다.

또 KT는 지난해 '5G 스트리밍 게임'을 출시하며 통신 업계 최초로 게임 시장에 구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간판 타이틀의 부재라는 지적에 올해 대작 게임을 추가하고 시스템 고도화를 이뤄낼 예정이다.

올해 '5G 서비스 3.0'을 출시한 LG유플러스는 AR·VR과 같은 5G 콘텐츠 제작, 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영화 '킹스맨'처럼 AR을 활용한 아바타 회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구글과 AR 분야 협력 및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5G 콘텐츠 수출에 주력한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차이나텔레콤과 5G 콘텐츠 협력을 맺고 최근 홍콩텔레콤과 5G VR콘텐츠 수출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유럽·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통신사와 VR콘텐츠 수출협약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KT, LG유플러스에 이어 30일 SK텔레콤이 5G망을 알뜰폰에 전면 개방했다. 표는 SK텔레콤의 알뜰폰 5G 요금제. 사진제공=SK텔레콤
지난해 KT, LG유플러스에 이어 30일 SK텔레콤이 5G망을 알뜰폰에 전면 개방했다. 표는 SK텔레콤의 알뜰폰 5G 요금제. 사진제공=SK텔레콤

◆ "중저가 요금제, 단말기 완전 자급제 필요" 현장 목소리

이처럼 통신3사는 다양한 콘텐츠들로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가계에 부담스러운 '통신비'라는 장벽을 어느 정도 허물어야 한다.

중저가 요금제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기본적으로 5G 요금제는 LTE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통신 품질에 5G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 3사의 5G 요금제 최저 수준은 5만5000원이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8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선택해야한다. 두 경우 모두 LTE보다 3~4만원 가량 비싸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통 3사에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건의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통신 3사 CEO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주문한 것. 하지만 통신3사는 아직 가입자 수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통신사들은 알뜰폰 시장에 5G망을 전면 개방했다. LG헬로비전,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에넥스 등 주요 업체들이 5G 알뜰폰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지난 2월 KT와 LG유플러스가 5G망 도매대가를 75%에서 66% 수준으로 낮췄다. 그리고 지난 30일 SK텔레콤이 5G망을 도매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3만원 대 5G 알뜰폰 요금이 가능해졌다.

이는 얼어붙은 알뜰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800만명이었던 알뜰폰 이용자는 9월 700만명대로 줄었다. 특히 올 1월 5G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0.003%인 227명이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년 만에 5G 망을 전면 개방한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동시에 통신 3사의 요금제 인상 억제 효과도 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더 있다. 요금제가 저렴해져도 5G 스마트폰의 가격 분포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등 여전히 고가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최신 폰인 '갤럭시S20'은 가장 저렴한 모델이 124만원이며 지난해 출시된 첫 번째 5G폰인 '갤럭시 S10 5G'는 100만원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갤럭시A90'이 80만원대로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차세대 폼팩터인 '갤럭시 폴드'는 200만원대다. 중고폰의 경우 40~60만원 안팎으로 거래되지만 물량이 많지는 않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달 초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에서 중저가 5G 단말기 출시를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출시한 갤럭시A51과 갤럭시A71 등 중저가 모델을 올해 2분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형 모델이 많아져야 소비자들의 5G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단말기 가격이 가계 통신비를 높이는 주범인 만큼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도입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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