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현대HCN, 유료방송시장 재편 2차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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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현대HCN, 유료방송시장 재편 2차전 예고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3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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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 추진
업계 5위지만 현금창출능력 뛰어난 알짜
올해 1월 1차적으로 재편된 유료방송시장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모두 인수 후보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30일 케이블TV 자회사인 현대HCN의 '방송(SO)·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 선 지난해 케이블TV 1위 CJ헬로비전이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며 LG헬로비전으로 재탄생했다. 2위 T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의 통합법인은 오는 4월 출발한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료방송시장 재편은 현대HCN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HCN
사진제공=현대HCN

◆ 매물로 나온 현대HCN, 숨겨진 알짜

현대HCN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분리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HCN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현대HCN은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 수 134만5365명, 점유율 4.07%로 유료방송시장 5위이다. 이중 LG헬로비전과 티브로드를 제외하면 딜라이브, CMB 다음이다.

비록 순위는 다소 처지지만 사실 업계에서 현대HCN은 '알짜'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권을 8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EBITA 700억원, 영업익 408억원 등 케이블TV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창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도 타 케이블TV업체에 비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업계는 고질적인 가입자 허수가 있는데다, 다른 업체는 망품질이 현대HCN보다 좋지 못하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HCN은 현대백화점 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계속해서 현대HCN을 대상으로 M&A 소문이 불거졌지만 이런 이유로 현대백화점 그룹은 그때마다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3사를 위주로 재편되는 가운데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현대HCN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조 개편에 신속히 대응하고, 동시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진행과정에서 정부 인허가 문제로 매각이 불허 또는 지연되거나 매각 조건 등이 주주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을 철회할 방침"이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수가 곧 경쟁력

지난 1월 유료방송시장은 통신 3사를 중심으로 1차적으로 재편됐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LG헬로비전(전 CJ헬로)을 품에 안았다. 내달이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2위 티브로드의 조건부 합병이 이뤄진다.

이로써 KT의 독주체제였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이뤄졌다. 지난해 상반기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KT(KT 21.44% + KT 스카이라이프 9.87%)의 점유율은 31.31%다.

그리고 3위였던 LG유플러스(12.44%)가 LG헬로비전(12.28%)을 인수하며 24.72%를 달성하며 2위로 뛰어올랐다. 2위였던 SK브로드밴드(14.70%)는 티브로드(9.33%)를 합병으로 점유율을 24.03%로 늘릴 수 있지만 살짝 뒤쳐진 3위가 됐다.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입자 수는 곧 경쟁력이다. 때문에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모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근소한 차이로 3위로 밀린 SK브로드밴드는 2위자리를 되찾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을 노릴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와 격차를 더 벌리고 KT를 약 3%p 차이로 추격할 수 있다.

지난해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을 잡혀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해당 규제는 이미 2018년 6월 일몰됐지만 재도입 여부가 수면위에 떠올랐다. 하지만 언제 결정이 날지 미지수이며, 재도입 여부 자체도 불투명하다. 다만 KT는 현대HCN보다 딜라이브와 연결되는 편이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KT는 구현모 신임 CEO 선임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딜라이브 인수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금년 하반기 중으로 유료방송 구조조정 작업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사업의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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