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삼성 배후 의심' 발언, 특정기업 거론은 "경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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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삼성 배후 의심' 발언, 특정기업 거론은 "경솔"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30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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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지목된 삼성 "손석희 발언 황당…기업 이미지 훼손 심각"
손석희 미투·뺑소니 보도, 모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 "손석희, 조주빈·김웅 배후에 삼성 있었다면 왜 신고·보도 안했나"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삼성을 거론하면서 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손석희(64) JTBC 대표이사 사장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자신을 협박했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50) 씨의 ‘삼성 배후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 삼성 측은 이같이 지적하면서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손 사장은 지난 27일 조 씨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으면서도 수사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흥신소로 위장한 조 씨가 김 씨와의 친분의 증거를 보여주면서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의 위협을 했다”며 “이들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신고해야 한다는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은 또 ‘미투(MeToo)’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18년, 삼성이 자신의 성신여대 교수 재직 시절 비슷한 의혹이 있는지 뒷조사를 했고, 최근엔 자택 CCTV에 위협이 감지되는 등 불안한 상황을 토로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손 사장의 발언 대해 "황당하다"면서도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꼼수’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정말 배후에 있었고 협박까지 당했다면 손 사장이 신고는 물론 보도도 했을 것 아닌가”라며 “삼성을 거론하면서 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칭과 거짓말을 일삼는 조 씨야 무슨 말이든 지어낼 수 있겠지만 손 사장이 삼성을 거론한 건 다른 문제”라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에 사실과 무관하게 우리 이름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삼성은 언급된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아울러 손 사장이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들이 내가 미투 사건에 연루된 것은 없는지 뒷조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미래전략실은 이미 2017년 공식 폐지됐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손 사장이 김웅 기자와 소송하게 된 본인의 뺑소니 사건과 이에 대한 언론보도도 각각 2017년 4월, 2019년 1월로 삼성 미래전략실이 이미 해체된 이후에 벌어진 것이다.

한 재계 인사는 "손 사장이 방송에서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뉴스 사안 판단도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은 절제력 대신,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특정기업의 이름을 쉽게 내뱉어 개인적인 문제를 해명한 것은 책임있는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며 매우 경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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