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헐크에서 환경운동가로...행동하는 배우 '마크 러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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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헐크에서 환경운동가로...행동하는 배우 '마크 러팔로'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3.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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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계 이민 가정 출신...오디션에 800번 떨어져
연극으로 데뷔, 천의 얼굴로 다양한 캐릭터 선보여
'어벤저스'의 ' 헐크'로 유명세 탔으나 리얼리티 영화출연 다수
'워터 디펜스'등 설립, 행동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기도
'기생충' 미 드라마화...러팔로, 송강호 분 기택역 맡기로
다크 워터스. 사진=네이버영화
다크 워터스. 사진=네이버영화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지난 20일 (현지시간)  배우 마크 러팔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친애하는 트럼프 대통령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바이러스를 특정한 국가의 국민들 책임으로 돌리면 사람들은 그들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면서 "당신의 비과학적이고 정치적인 발언이 계속된다면 많은 이들이 인종 혐오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며 난폭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에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번지는 것에 대한 러팔로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다.

열혈 민주당원으로 알려진 러팔로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 지지하며 실제로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영화 '다크 워터스'로 돌아왔다. 제 88회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다시 만들어낸 실화 바탕의 작품으로 이 영화에서 러팔로는 미국 최대 화학 기업 듀폰의 음모를 파헤치는 변호사 롭 빌럿을 연기한다. 러팔로는 주연으로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공동제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용모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러팔로는 최근에는 사회 고발적인 작품들을 통해 행동하는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 캔 카운트 온 미' . 사진=네이버영화
러팔로가 말썽많은 남동생으로 출연했던 '유 캔 카운트 온 미' . 사진=네이버영화

 

이탈리아계 이민자 아들...오디션에 800번 떨어지다
미국 위스콘신 주 케노샤에서 스타일리스트이자 헤어 디자이너인 어머니와 페인트공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이고 어머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과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후손이다.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 비치로 이주한 후 청소년기를 보냈다. 고등학교를 마친 후 가족과 함께 샌디에고로 이사했고 곧 북쪽으로 이주하여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다.

로버트 드니로가 다녔던 '스텔라 애들러 예술학교'를 졸업했지만 연기자의 길을 걷기 전에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10년간 바텐더 생활을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다 연출자 케네스 로너건의 눈에 들어 참여한 연극 'This is our youth'이 뉴욕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러팔로는 루실 어워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은 이후 영화 '유 캔 카운트 온 미' (2000)에서 말썽 많은 남동생 역할로 러팔로를 다시 캐스팅했고 이 작품으로 러팔로는 LA 비평가 협회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다.
 

'비긴 어게인'. 사진=네이버영화
러팔로(오른쪽)가 한물간 프로듀서로 출연했던 '비긴 어게인'. 사진=네이버영화

 

뇌종양 투병 후 변화무쌍 캐릭터로 연기력 인정받아

전성기를 목전에 두고 있던 그에게 갑작스런 병마가 닥쳤다. '식스 센스'의 나이트 M. 샤말란 감독의 '싸인'에 캐스팅 됐지만 뇌종양 진단을 받게되면서 그의 역할은 호아킨 피닉스에게 넘어갔다. 10시간에 걸친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러팔로에게 부분 안면마비가 왔고, 왼쪽 귀의 청력도 잃었다. 불굴의 의지로 10개월간의 재활치료를 통해 안면마비는 극복했으나, 안타깝게도 왼쪽 청력은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다시 복귀하면서 '콜래트럴', '이터널 선샤인', '눈먼 자들의 도시', '셔터 아일랜드'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호평을 받았고 2010년에는 '미라클맨'의 주연 및 감독을 맡아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러팔로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영화는 2012년 개봉된 '어벤저스'다. 이 영화에서 '헐크' 역으로 캐스팅된 초기만 해도 러팔로는 환영받지 못했다. 2003년 '헐크'의 에릭 바나, 2
008년 '인크레더블 헐크'의 에드워드 노튼의 헐크에 익숙한 관객들은 반신반의했지만 러팔로는 그만의 헐크를 만들어내며 팬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

국내에서 350여만명의 관객을 기록한 '비긴 어게인'(2013)에서는 한물간 프로듀서로, '나우 유 씨 미'(2013) 에서는 치밀한 FBI 요원으로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스포트라이트 에서 러팔로(왼쪽에서 세번째). 사진=네이버영화
'스포트라이트'에서 러팔로(왼쪽에서 세번째). 사진=네이버영화

 

'어벤저스'의 헐크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하다 
뇌종양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러팔로. 어쩌면 그런 삶의 궤적이 그로 하여금 좀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도록 이끌었던 것일까. 점차 그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들에 참여하게된다.

2014년부터 그의 필모그래피는 더욱 두드러진다. 199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실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폭스캐처'에서 러팔로는 88서울올림픽 레슬링 종목 금메달리스트로 미국 스포츠 영웅인 실존인물 데이브 슐츠를 연기했다. 데이브 슐츠는 그가 소속된 레슬링팀을 후원하던 듀폰 상속자 존 듀폰에게 살해됐는데  억만장자였던 존 듀폰은 '폭스캐처'라는 레슬링팀을 만들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려고 했다.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트라이트' (2015)에서 러팔로는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역할을 맡았다. 미국 가톨릭 교단의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이 영화를 통해 러팔로는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영화는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다크 워터스'는 '폭스캐쳐'로 러팔로와 악연(?)을 맺은 듀폰가의 실화를 다룬 영화로 러팔로가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선 영화다. 인류의 99%를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린 미국 최고 화학 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 유출을 폭로한 변호사 롭 빌럿의 이야기로 러팔로는 듀폰에 맞서 싸운 변호사 롭 빌럿을 연기했다.

 

실존 인물 '롭 빌럿'(왼쪽)과 '마크 러팔로'. 사진=Universal Pictures Canada 페이스북
실존 인물 '롭 빌럿'(왼쪽)과 '마크 러팔로'. 사진=Universal Pictures Canada 페이스북

 

대기업 변호를 주로 담당하는 대형 로펌 변호사 롭은 세계 최대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PFOA) 유출 사실을 폭로하는데 사건을 파헤칠수록 이 독성 물질이 프라이팬부터 콘택트렌즈, 유아용 매트, 종이컵까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롭은 사활을 걸고 용기 있는 싸움을 시작하고 20년에 걸친 집요한 추적 끝에 2017년 듀폰을 상대로 8천억 원의 배상금 판결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롭으로 분한 러팔로는 롭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그의 제스처와 습관, 작은 손 떨림까지 캐치하여 영화 속에서 재현했다. 

러팔로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겸 환경운동가다. '다크 워터스'에서 러팔로는 “우리 스스로 보호해야 해.”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그는 마치 이를 실천하듯 비영리단체 '워터 디펜스'(Water Defence)를 설립했다. '워터 디펜스'는 깨끗한 물은 인간의 기본 권리라는 신념하에 활동하는 비영리 재단이다. 

한편 곧 미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기생충'에서 러팔로는 '기택'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보도됐다. 영화 속 '기택'의 송강호와 마크 러팔로는 우연히도 1967년생 동갑이다. 사회고발적인 작품들을 통해 진실을 깨우쳐 줬던 러팔로가 해석하는 '기생충'은 과연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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