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세계전쟁, 배터리]① '기후변화'가 배터리 시장 폭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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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세계전쟁, 배터리]① '기후변화'가 배터리 시장 폭발시킨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04 1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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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 연간 25%씩 성장
유럽 7개국, 32억 유로 규모 배터리 개발 기금 마련
한·중·일 선두주자 3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 
글로벌 기업들의 배터리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의 배터리 공급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앞으로 15년 후 도로 위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15년 후의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2035년부터는 가솔린과 디젤차량의 판매가 금지된다. 오직 전기차나 수소차만 살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2040년부터는 내연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유럽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엿보인다. 일부 국가는 내연차 퇴출 정책을 검토하고 있거나, 전기차 확대를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미국 대선 이슈에서도 '전기차'는 주요 공약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030년까지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고, 내연차를 새 전기차로 교환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역시 2035년부터 미국 내 신차는 오직 전기차만 허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충전소의 부족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라고 판단, 2030년까지 55만개의 새로운 공공 충전소를 설립할 것을 주장했다. 

모든 이들의 관심이 '환경'으로 쏠리면서 전기차 역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기대되면서, 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테슬라' 대세, 전기차·배터리 경쟁의 '상징'

연초 이후 미국 뉴욕 월가의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종목중 하나는 바로 테슬라였다.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였고, 주요 언론들은 '마치 로켓에 올라탔다'고 평가하거나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선두주자다. 테슬라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제가 된 것은 중국 상하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는 소식이었다. 중국의 전기차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중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그 기대감의 바탕이 됐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 미국의 주요 투자자들은 이제는 머스크를 미래를 보는 예지자 수준으로 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 미국의 주요 투자자들은 이제는 머스크를 미래를 보는 예지자 수준으로 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기준 254만대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1200만6000여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매년 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 약 18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비단 전기차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로도 사용된다.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ESS 시장은 203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GWh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10년간 무려 17배 성장이 예상되는 것이다. 

주요 사용처인 전기차와 ESS 시장의 확대 덕택에 글로벌 리튬이온 이차전지 시장 역시 지난해 기준 198GWh 수준에서 2030년 3392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에 전기차 확대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 정부 역시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와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3개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 등도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최근 배터리 연구개발을 위해 32억 유로(약 4조25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에 승인했다. 유럽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스웨덴 등 7개 국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최대 32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유럽위원회는 민간 투자 등을 통해 추가적인 50억 유로(약 6조6000억 원)의 기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집행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은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은 친환경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지속 가능한 개발, 산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EU 경제와 사회에 전략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유럽배터리연합(European Battery Alliance)의 연속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럽배터리연합은 오는 2025년까지 유럽 전역에 배터리 기가팩토리 25개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무조건 자국산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5월 전기차 배터리 공동개발 및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유럽연합의 이같은 적극적인 대처는 탄소배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유럽은 이미 수년전부터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의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승용차의 경우 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오는 2030년까지 37.5% 감축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자동차, 특히 순수 전기자동차의 판매량을 늘려야만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U의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는 유럽 국가들에게는 전기차 생산 확대라는 과제로 돌아왔고, 이를 위해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 및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미국에너지부국립연구소와 유수 대학에서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두 명의 미국 교수와 일본 연구자가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처음 개발하고 상용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미국은 자국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연구개발 발자취를 이어가며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목표다. 

자료: SNE리서치
글로벌 기업들이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물량을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 자료= SNE리서치

아시아 3국도 여전히 배터리에 몰두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도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해 말까지 폐기하기로 했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이후 보조금 축소 이후 중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보조금 연장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동차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로 채우는 의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중국의 최대 리튬공급업체인 톈치리튬이 칠레 최대의 리튬 생산업체를 인수, 리튬시장에서 지배력과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톈치는 2014년 세계 최대 리튬광산인 호주 탈리슨의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중국저장화유코발트 등은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코발트 확보를 위해 콩고의 코발트 광산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의 자동차 내수 시장이 침체되자 해외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승용차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한 160만대에 그쳤다. 2월 판매량은 2월 대비 더욱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중국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인 CATL은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북미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파라시스에너지 역시 독일에 6억 유로(약 7974억 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가정에서 재사용? 도요타의 도전 '눈길'

일본은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는 전기차에서 사용이 끝난 전지를 가정에서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전지를 가정에서 재활용함으로써 전력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환경에도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국내기업들 역시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합계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판매된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가운데 3사의 점유율이 30.8%를 차지했다. 특히 LG화학은 전년대비 사용량이 2배 증가, 중국의 CATL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전세계가 배터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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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주학 2020-03-04 12:03:06
세계최고기술 가진 대한민국 원자력으로 발전하고 전기차가 대세인 데 거꾸로가는무능한정권덕에 한 10년 뒤처질각오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