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월부터 '실내흡연 금지’…외식업계 대책마련에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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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월부터 '실내흡연 금지’…외식업계 대책마련에 부심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3.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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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앞두고 강력한 금연정책 실시...흡연자 반발도 만만찮아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
'흡연자의 천국' 일본이 4월부터 실내 흡연을 금지하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실시하면서 외식업계 등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EPA/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4월부터 실내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신금연정책’을 실시하면서 외식업계와 담배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실내에서의 간접흡연을 방지하기 위해 건강증진법을 개정하고 4월 1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르면 ▲학교·병원·행정기관 부지 내 흡연 금지 ▲음식점, 사무실 등 실내 공간에서 금연▲음식점은 흡연실에서만 흡연 가능 ▲사무실은 흡연실에서 흡연 가능하나 식사나 회의는 불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력한 금연정책에 비상걸린 외식업계

일본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에 따라 당장 비상이 걸린 건 외식업계다. 지난해 부터 많은 업체들이 흡연실을 새로 설치하거나 금연 매장을 운영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인 코코스는 한정된 좌석 혹은 시간대에만 흡연을 허용하는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19년 9월 말부터는 전체 583개소 매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다. 코코스 관계자는 “손님들이 이전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직원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노동 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물론 흡연자의 반발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선술집인 ‘쿠시카츠 타나카’는 술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018년 6월부터 대부분 점포에 '금연 원칙'을 적용했다. 그러자 시행 첫달에는 담배를 피우면서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 기존 고객들이 일부 이탈하면서 매출액(직영 86개 점포)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시카츠 타나카는 가족 동반 손님을 위해 어린이 메뉴, 아이스크림, 다코야키 등의 메뉴를 새로 개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집에서 먹기 힘든 감자튀김, 치킨 너깃 등을 내놓으며 방과 후 학생 고객을 확보하면서 지난해부터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흡연 난민'을 위한 새로운 피난처

이른 바 ‘흡연 난민’을 위한 매력적인 피난처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시샤(shisha. 물담배)바다.

시샤는 본래 중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니코틴이 포함돼 있지 않은 담배다. 담뱃잎에 불을 붙여서 나는 연기를 기다란 유리병 속의 물에 넣어서 피운다. 담뱃잎은 과일향, 꽃향 등으로 다양하며, 모두 연소되는 데 약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서 느긋하게 술이나 가벼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도쿄에서 시샤 카페 ‘하치그람’을 운영하고 있는 세토구치 류노스케 점장은 “도쿄에만 시샤 전문점이 50개 이상 있으며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국적인 분위기나 취미에 관심 있는 비흡연자들도 많이 찾아와 저녁 7시쯤에는 자리가 꽉 찬다"고 말했다.

무연담배 제품 '스누스'. 자료=JT
무연담배 제품 '스누스'. 자료=JT

연기가 나지 않는 담배, 스누스도 인기다. 영국의 담배 회사 BAT는 지난 2월에 입에 머금는 방식의 무연담배 제품을 선보였다. 이 담배는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개정 건강증진법의 대상이 아니어서 음식점 등 실내에서도 피울 수 있다.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담배와 비교했을 때 폐활량에 주는 영향이 덜하기 때문에 운동선수들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상지인 스웨덴에서는 일반적인 담배보다 많이 팔릴 정도로 보급률이 높다. 

보통 20개 묶음에 500엔~580엔 정도 수준이며, 민트, 바닐라, 멘톨, 베리 등 다양한 맛의 제품이 있다. 특히 JT(일본타바코산업)는 녹차라떼, 매실 등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품을 라인업에 새로 추가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예외 적용' 가열식 전자담배의 성장세

아이코스(iQOS)로 대표되는 가열식 전자담배 시장도 성장세가 기대된다. 일반 담배의 경우 흡연실에서는 흡연 행위만 가능하지만 전자담배는 예외 규정에 따라 흡연실에서도 음식을 먹는 등의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니코틴이 포함된 액체 형태의 전자담배가 더 일반적이지만, 일본은 약사법상 액상 전자담배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돼 있어서 주류를 이루는 전자담배는 가열식이다. 가열식 담배는 불이 아니라 전용 기기로 잎담배를 가열하고 이때 발생하는 니코틴이 포함된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담뱃재가 발생하지 않고 타르 등 유해 성분이 적은 점이 장점이다.

2016년에 필립모리스에서 출시한 아이코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한때 점유율 90%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경쟁사인 JT의 공격적인 영업 등으로 인해 지금은 80%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인구 감소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일본 소비 시장을 감안할 때 가열식 전자담배는 시장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흔치 않은 아이템인 것은 분명하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작성자 김지혜)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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