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세기의 경영자' 잭 웰치, 전설속으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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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세기의 경영자' 잭 웰치, 전설속으로 떠나다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3.0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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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전 GE회장, 신부전증으로 별세...향년 84세
에디슨이 세운 GE, 웰치가 '현대 GE'로 키워
20년 재임기간 주식수익률 총 5000%에 `세계 1위`기업 만들어
이병철, 정주영 전회장과 일화...한국 방문해 DJ 면담하기도
M&A 귀재 vs 구조조정 달인....상반된 평가도 있어
'세기의 경영자'로 불리던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사진=CNBC
'세기의 경영자'로 불리던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사진=CNBC

[오피니언뉴스=이상석]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4세.

'세기의 경영자'로 불리던 웰치 전 회장은 부인 수지 여사 등 가족이 지켜 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웰치 전 회장은 1981년 최연소로 GE 회장에 올라 20년간 회사를 이끌며 GE `성공 신화'를 이뤘다.

구조조정과 인수를 비롯한 사업확장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미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으로부터 1999년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라는 평가를 받았다.

GE 수장으로서 재임 기간 1000여 건의 각종 거래를 성사시켰다. 회장 취임 7년 만에 'GE 캐피털 뱅크'를 설립했다. NBC가 보유하던 전자 회사 'RCA'를 비롯 증권회사 '키더 피보이'를 인수하고 GE 에어로스페이스를 매각했다.

웰치 전 회장은 GE의 시가총액을 120억 달러에서 한때 4100억달러로 키웠으며 같은 기간 GE의 매출은 270억 달러에서 1300억달러로 급증했다.

재임 기간 GE 주주들에게 돌아간 수익률은 개인 배당금을 포함해 연 21%, 총 500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거둔 수익률인 연 14%, 총 1400%와 크게 대비된다.

GE의 뿌리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GE'는 웰치 전 회장이 일궜다는 평가다. 그는 "GE의 모든 사업 부문은 '시장 리더'가 돼야 한다"면서 "개선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을 닫거나 매각하라"는 말을 자주 해왔다.

웰치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회장 취임 5년 만에 인력이 41만 1000명에서 29만 9000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전체 인력의 4분의 1이 넘는 10만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한 것이다.

웰치는 관료적 안일함을 무너뜨려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세기의 관리자’와 수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간 ‘뉴트론 잭(중성자탄 잭)’이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얻었다. '중성자 탄' 잭은 회사의 근간은 흔들지 않은채 회사에 있는 인력만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중성자 탄'과 같은 가혹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평가에서 나온 별명이다.

그는 저서 '끝없는 도전과 용기'에서 경영자급 직원들을 열정으로 가득 차고 무엇인가 일을 해낼 `상위 20%(A그룹)', 회사에 긴요하며 A그룹으로의 합류를 고무시킬 `중요 70%(B그룹)', 퇴출 대상인 '하위 10%(그룹C)'로 분류하는 이른바 '활력 곡선'이라는 개념을 창안하기도 했다.

포천의 제프리 콜빈은 웰치 전 회장을 '세기의 경영자'라고 칭할 당시 "그는 전광석화 같은 공격으로 행동했지만, 수년 뒤 더 신속히 움직이지 못했다는 후회를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기존 것을 부수기가 두렵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것을 부쉈을 뿐 아니라 잘 변혁시켜 상상 이상으로 가치를 배가시켰다"고 평가했다.

웰치 전 회장은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웰치 전 회장은 정주영 회장과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다 이해관계가 엇갈리자 정 회장의 제안으로 팔씨름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웰치 전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 대해 "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네 가지는 책임감과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능력, 올바른 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회장은 그 네 가지를 고루 갖춘 경영자"라고 밝혔다.

그는 1999년 방한해 고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는 세계 모든 나라에 좋은 모델이 되며 다른 나라들이 한국 국민들의 에너지와 경제회복 속도에 대해 놀랍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잭 웰치 전 회장 별세와 관련, 애도와 함께 "`뉴트론(neutron) 잭'과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래리 컬프 GE CEO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은 전체 GE 가족들에게 슬픈 날"이라면서 "그는 우리 회사의 모습과 비즈니스 세계를 다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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