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탈착형 배터리'가 다시 돌아올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8일 해외IT 매체들은 네덜란드의 경제지 '헤트 피난씨엘레 다흐블라트(Het Financieele Dagblad)'를 인용,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휴대폰을 탈착식 배터리로 만들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HFD지는 이런 내용이 담긴 EC의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IT매체 테크레이더는 "이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보고서"라고 지적하면서도 "소문에 따르면 3월 중순 중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탈착형 배터리와 일체형 배터리는 서로 상반되는 장단점이 있다.

최근 스마트폰들은 휴대폰 자체의 기능보다 배터리 성능이 훨씬 빨리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탈착형이라면 여분의 배터리만 사서 갈아끼우면 되지만 일체형은 서비스센터에 맡겨야 한다. 공임비가 추가로 들며 시간도 걸린다. 사후서비스(AS) 정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탈착형은 스마트폰을 더 오래쓸 수 있도록 해주며 스마트폰에 지불하는 비용을 상당히 줄여준다. 교체 시기가 길어지므로 전자 폐기물도 줄어든다.

반면 일체형은 디자인 측면에서 장점을 두드러진다. 탈착형에 비해 효과적인 내부 설계가 가능해 비교적 얇은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방수 기능도 훨씬 강력하다. 

◆ 이미 EU의 충전 케이블 교체 거절한 애플

해당 법안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제조사로 애플이 꼽힌다. 네덜란드의 IT매체 더넥스트웹은 "유럽이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 의무화 규정을 밀어부칠 경우 애플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엔 탈착형이 일반적인 폼팩터였지만 2007년 애플이 배터리 일체형 아이폰을 내놓으며 혁신을 일으켰다. 이후 탈착형을 고집하던 다른 제조사들도 하나씩 일체형으로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출시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S5 이후, LG전자는 2016년 출시한 V20 이후 일체형 배터리 형태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애플은 최근 EU가 제안한 라이트닝 케이블 규격 교체를 거절한 바 있다. EU는 10년 넘게 공동 충전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안드로이드의 USB-C 단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혁신을 억누르고 수억명의 애플 사용자를 불편하게 할 것"이라며 "소비자피해가 15억 유로에 달하고 관련 환경 비용이 1300만 유로를 초과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미국의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하지만 제안서가 승인되고 (스마트폰에)구현하는 데는 몇년이 걸리기 때문에 애플이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이 유일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스마트폰 업체는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