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디즈니 왕국' 만든 밥 이거..."창의성 위해 CEO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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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디즈니 왕국' 만든 밥 이거..."창의성 위해 CEO 물러난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2.2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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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마블·폭스 인수, OTT 디즈니 플러스까지 만들어
창의성 위해 사임, 회장직은 2021년까지
후임 CEO에 밥 차펙 디즈니 테마파크 총괄
밥 이거가 15년 만에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사진=뉴욕포스트
밥 이거가 15년 만에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사진=뉴욕포스트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글로벌 '콘텐츠 공룡 '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서 45년 동안 근무하고 지난 15년 동안 이끌어 온 밥 이거 CEO가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다만 회장직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밥 이거가 사임하고 밥 차펙 파크 사업 총괄이 새로운 CEO가 된다고 밝혔다.

◆ 픽사·마블·폭스 인수…디즈니 플러스 창시자

밥 이거는 오늘날의 디즈니를 있게 만든 가장 큰 공헌자다. 그는 2006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부터 픽사를 74억 달러에 인수했다. 픽사는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의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컴퓨터 그래픽의 시초부터 기술 발전을 주도해 온 회사다.

2009년에는 '어벤져스', '아이언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의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을 42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2년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만든 루카스필름을 40억 달러에 인수했다.

굵직한 콘텐츠들을 끌어모은 밥 이거의 마지막 '작품'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다. 밥 이거는 기존 케이블 사업이 쇠퇴하는 가운데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성장 가능성을 끌어내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를 론칭했다.

이를 위해 그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큼지막한 스트리밍 업체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713억 달러를 들여 20세기폭스를 사들였다.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로 디즈니 플러스는 3개월여 만에 미국에서만 약 3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또 올해 안으로 유럽과 인도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통 3사가 디즈니 플러스와 손을 잡기 위해 다양한 물밑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는 밥 이거의 마지막 작품이다. 사진=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는 밥 이거의 마지막 작품이다. 사진=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 "창의성 위해 CEO에서 물러난다"

밥 이거는 CEO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 자리에서는 2021년 연말 임기까지 채우고 떠날 예정이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밥 이거가 이 같은 결정을 갑작스레 내린 이유는 '창의성'이다. 그는 "갑작스럽게 보이긴 하겠지만 사실 이사회와 몇개월 동안 논의해 온 사안"이라며 "우리의 사업이 창조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활기를 띠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내가 회사를 떠나기 전 성취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면서 "최우선 목표는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회사를 매일 운영하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밥 차펙 디즈니 테마파크 총괄이 새로운 CEO가 된다. 사진=와우뉴스투데이
밥 차펙 디즈니 테마파크 총괄이 새로운 CEO가 된다. 사진=와우뉴스투데이

◆  밥 차펙 후임 CEO, 글로벌 디즈니 테마파크 총괄 

밥 이거의 후임으로 CEO를 맡게 될 밥 차펙은 그동안 디즈니 테마파크를 책임졌던 인물로 27년이나 근무한 '디즈니 맨'이다. 밥 이거는 그에 대해 "꽤 오래 전부터 후계자로 밝힌 인물"이라며 "디즈니의 풍부한 유산을 늘 존중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혁신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밥 차펙은 디즈니의 '볼트(Vault)' 프로그램을 만든 장본인이다. 이 프로그램은 디즈니가 고전 영화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면, 이전 고전 영화를 볼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비즈니스 정책이다. 금고에 꽁꽁 숨겨두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로 인해 디즈니는 수요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DVD나 블루레이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과거의 명작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결국 밥 이거는 볼트 정책을 지난해 끝내기로 했다.

밥 차펙은 2015년 디즈니 테마 파크 총괄로 임명됐다. 이후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를 열고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에서 스타워지 테마 확장을 총괄했다. 이를 통해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밥 차펙은 "밥 이거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가장 존경 받고 성공적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었다"며 "그를 비롯해 지금까지 우리가 달성한 모든 것은 더욱 창의적인 스토리 텔링, 대담한 혁신, 신중한 위험 감수 등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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