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코로나19' 확진...'기내 안전불감증'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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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코로나19' 확진...'기내 안전불감증' 우려 커져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2.25 18:2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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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에 제공된건 마스크와 장갑 뿐...안전책 부족
확산시 인천공항 폐쇄될 수도... 확산방지 대책 필요해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텔아비브발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던 기내 승무원이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기내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으면서 기내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내 코로나19 감염은 지난 15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3일 이후 벌어진 일이어서 대한항공이 감염증으로부터 승무원은 물론 승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객실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비행기엔 한국인 성지순례단 39명이 함께 탔으며 이중 3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인천 승무원 브리핑실을 25일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전면적인 방역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승무원과 함께 비행한 승무원들은 14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실제 코로나19 발병 이후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기내 방역 ▲의심 승무원 자가격리 조치 ▲주요 사업장 열화상 카메라 설치 ▲기존 인천 승무원 브리핑실에서 진행하던 운항‧객실승무원 합동 브리핑은 항공기 진입통로에서 진행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기내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승무원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제공된 건 마스크와 장갑뿐이었다. 일시적으로나마 일회용 기내식 제공 등 기내 서비스를 축소하는 대책을 내놓거나 안전장비를 보강했어야 한다는 내부적 비판도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대한항공 사내게시판.
블라인드 대한항공 사내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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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대형항공사 특성상 대한항공의 승무원들은 길고 다양한 서비스 프로시저 탓에 상대적으로 승객과 대면하는 시간이 많다. 비행시간 내내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가짓수의 식‧음료 서비스 등을 제공해야 하기에 접촉면이 넓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사태 이후 서비스 축소나 중단 같은 부분은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기준 44개국 127개 도시에 취항, 아시아나항공(24개국 75개 도시)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노선 수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상대적으로 잠재적 위험지역에 체류하거나 방문했던 빈도가 높았던 셈이다. 승무원들은 그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것과 다름 없었다.

대한항공 승무원 코로나 확진 판정 사실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업무 특성상 인천공항 출입이 잦은 승무원들의 확진 판정이 계속 될 경우 공항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 재직 중인 승무원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홍콩과 같은 위험지역에 다녀온 승무원은 증상이 없더라도 2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승무원 감염자가 다시 발생한다면 공항을 폐쇄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는데 예방이 지금이라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우한전세기에 탑승한 대한항공 승무원.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우한전세기에 탑승한 대한항공 승무원.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승무원은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우한 특별전세기편에 자발적으로 탑승해 타지에 갇혀 있던 국내 교민의 귀국에 자발적으로 나서며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면서 "회사가 그동안 안전 사각지대에서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돼 있던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추가적인 피해 확산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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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떠떠 2020-02-27 11:55:48
승무원들의 안전을 지키는게먼저인듯... 동감입니다

한사장 2020-02-25 20:39:42
먹는 것 보다 목숨이 중요한게 아닌가요?

달콤새콤 2020-02-25 18:53:07
기사 잘 읽었습니다. 큰일이네요...대한민국 굴지의 항공사도 이런 상황을 맞게 되는군요.....모쪼록 다들 무사히 이겨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