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올 들어 100조 돌파..."관리체계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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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 올 들어 100조 돌파..."관리체계 마련 시급"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2.19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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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갈 곳 잃은 돈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부동산펀드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40여일만에 전년 말 95조원대에서 1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 투자비중이 높아진 부동산펀드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가 자칫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국내 부동산경기 전망역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와 사모를 통틀어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은 지난 14일 기준 100조 6312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3조 2145억원, 사모펀드는 97조 4167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펀드 투자액은 89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9%나 증가했다. 또 올 들어서도 지난 14일 기준 전년말 대비 12% 증가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부동산펀드는 초기엔 국내투자가 해외투자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7년부터는 해외투자가 국내투자 비중을 역전했다. 공모펀드 또한 국내보다 해외지역에 투자한 사례가 전체 3분의 2를 차지한다. 

부동산펀드는 타 투자상품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펀드 투자에 따른 위험요인을 지적하는 의견이 일각에서 들리고 있다.

해외부동산펀드 손실률 커져...실사 부실 지적까지

지난 2015년 12조3000억원에서 2019년 59조1000억원규모로 급성장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자인:유호영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에게 제출한 `부동산펀드 투자 현황`에 따르면 펀드규모 상위 15개 운용사의 해외부동산펀드 401개 중 절반에 가까운 191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봤을땐 15개 투자운용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액 33조원 중 15조원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부동산펀드 투자현황 자료를 제출 받은 지 의원은 "해외부동산 묻지마 투자는 해외 환율과 국제분쟁과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실물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해외 자산 검증이 서면 위주로 이루어져 금융당국이 실사 강화 등 투자 가이드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위험성은 사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였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와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SK증권 등이 200여명에게 판매한 독일 부동산 개발 파생결합증권(DLS)은 전체 4600억원 가운데 1300억원 가량이 지난해 7월 이후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부동산 DLS는 연7%의 수익을 지급한다고 알려지면서 판매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이 차질을 빚고 시행사의 자산 매각도 늦어지며 원금 손실 우려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시행사인 돌핀트러스트(현 저먼프로퍼티그룹)는 일부 노후 건물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했고 비용 증대 및 준공 연기 영향으로 수익 지급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재개발 및 신축 건물 분양이 부진하거나 차후 시행자 자체의 신용도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DLS 상품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JB호주NDIS펀드`는 JB자산운용이 운용하며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KB증권을 통해 판매된 사모펀드다.

호주 현지 투자사인 LBA캐피털이 호주정부의 장애 주택임대사업과 관련해 진행하는 사업에 대출 형식으로 JB자산운용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는 904억원, 기관투자자는 2360억원 총 3264억원의 상품을 샀다.

LBA캐피털이 호주에서 중증장애인 대상의 무상 임대아파트를 매입하면 이를 리모델링한 뒤 임대해 월세수익을 올리는 구조이다. 그러나 LBA캐피털이 당초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과 다른 부동산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LBA캐피털은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고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JB자산운용이 투자한 금액을 임의로 다른 토지 매입에 사용했다. 

이에 JB자산운용은 계약 위반을 이유로 긴급 자금 회수와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2850억원은 회수했고 KB증권은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약 900억원의 원금을 보상해줬지만,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는 원금 반환을 하지 않았다. 기관투자가들은 전문투자자로서 스스로 투자리스크 관리 및 운용에 대한 능력이 있다는 판단이 이유였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투자금 회수를 하는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법적 다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금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상품 구조상 직접투자가 아닌 운용사, 판매사, 에이전시 등 여러 주체가 얽혀있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운용사가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문제 발생 시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위험요소도 잠재되어 있다. 

 

디자인:유호영기자

국내부동산펀드의 주요 투자처 '부동산PF' 위험성 누적 

국내부동산펀드 또한 투자 위험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발간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Project Financing)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보고서는 부동산PF 시장의 가파른 성장속에 증권업의 위험 익스포저(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금액)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부동산PF 대출은 국내 부동산펀드의 대표적 투자대상이다. 

이석훈 선임연구위원은 "현재까지 부동산PF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손실이 제한적이었지만, 저성장의 심화나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발생하면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인 부동산PF 대출채권이 부실화돼 증권업의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PF의 수요와 위험은 부동산시장의 경기지표와 경기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한다. 

부동산시장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기에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투자수요 급랭과 미분양물량의 증가로 지난 2010년~2011년 부동산 PF는 관련 저축은행의 대규모 부실을 불러왔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분양물량은 5만채 수준에서 유지됐고 주택매매가격지수도 상승하면서 다시 한번 부동산PF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부동산펀드의 규모가 성장해왔지만 보고서는 위험도가 큰 부동산PF 건들이 2014년~2018년 동기간에 높아졌다는 사실도 밝혔다. 

2014년 이후 수도권과 공동주택의 비중이 감소하고 시공사의 평판지표가 하락한점, 위험성이 높은 매입확약 형태의 비중이 증가한 것을 위험요소로 밝히면서 저성장 기조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침체 가능성 또한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봤다. 

그러면서 부동산PF 위험 증가를 제어하고 실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자본규제에선 부동산PF 대부분의 위험정도에 등급이 구분돼있지 않아 위기관리에 허점이 있는 상태이다. 

보고서는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적절한 위험관리를 유인하는 규제의 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증권사에게는 부동산PF와 관련, 엄정한 위험관리 체계와 전문인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부동산PF 규모는 증권업 전체로 봤을때 2014년 4조2000억원에서 2018년 13조7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보고서에서 분석에 따라 위험성도 비례해 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과도한 위험 익스포저는 없다고 밝혔지만, 국내부동산펀드에 경각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이렇게 국내외 부동산펀드에 대한 위험성이 곳곳에서 지적되지만 타 투자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에 투자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투자사와 운용사의 부동산펀드 판매 경쟁 심화가 확실시 되며 투자 규모는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투자자 원금 회수 불가시 지원 가능한 피해보상 대책과 투자사의 실사 여부, 허위매물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안전대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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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선인 2020-02-20 07:30:07
해외부동산 투자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가 필요한 사업입니다. 금융위기 때 K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실패를 반면고사로 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