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CU, '유통 공룡' 부진에도 승승장구…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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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유통 공룡' 부진에도 승승장구…비결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2.1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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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갖춰
온라인 부문, 이커머스와 출혈경쟁 대신 협업
편의점 GS25. 사진=GS리테일
편의점 GS25. 사진=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편의점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와 CU가 오프라인 유통업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할인점(대형마트)과 달리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업태를 갖고 있고, 이커머스업체와 출혈경쟁이 아닌 협업에 집중한 것이 이같은 성장세를 이끌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5%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GS25의 경우 지난해 운영 점포 수 1만3899개를 달성하며 처음으로 CU(1만3820개)를 제치는 등 성장세를 구가했다.

같은 기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3.7% 증가한 1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통 공룡' 부진과 대비되는 편의점 성장

GS25와 CU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6조8564억원, 5조9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2.9% 증가했다.

두 편의점의 실적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업의 부진 속에서도 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창사 이래 최초로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1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4%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할인점 사업인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자전환했다. SSM(기업형 슈퍼마켓)인 롯데슈퍼 역시 104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620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에 롯데는 적자가 발생하는 마트·슈퍼 200여매장을 폐점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GS25의 펭수 협업 제품. 사진=GS리테일
GS25의 펭수 협업 제품. 사진=GS리테일

'짜파구리' '펭수' 등 트렌드에 기민한 대응

편의점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객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규모가 큰 대형마트의 경우 월이나 분기, 또는 계절 단위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한다. 반면 편의점은 일·주 단위로 트렌드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GS25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으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유행하자 ‘부채살 짜파구리 세트’ 1000개를 한정 판매했다.

또한 캐릭터 ‘펭수’가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자 EBS 측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관련 상품을 출시해 대박을 냈다.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선보인 ‘펭수세트 3종’은 열흘 만에 준비 물량 95%가 소진됐다. 펭수 유튜브 채널에 ‘참치주먹밥’을 판매하는 에피소드가 공개된 이후 GS25의 참치주먹밥도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기존 대형마트·SSM·전문점을 운영하던 유통 대기업들이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와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편의점은 상생·협업에 집중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4조5830억원으로 전년보다 18.3%(20조8530억원) 증가했다.

모바일쇼핑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6조7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고,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4.4%에 달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 ‘SSG닷컴’을 선보였으며, 롯데는 오는 다음 달 ‘롯데ON’을 정식 출범시킨다.

그러나 SSG닷컴을 비롯한 롯데ON·쿠팡·마켓컬리·위메프 등 대부분 이커머스기업들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을 투자했지만, 흑자는 고사하고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사실상 누가 살아남는지 ‘치킨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편의점, 딜리버리업체와 손잡고 배달서비스

반면 편의점은 딜리버리업체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요기요에서 GS25, CU, 세븐일레븐 등의 제품을 주문하면 메쉬코리아나 바로고 배달대행업체 이륜차가 가정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아직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배달대행사와의 협업 강화 ▲배달 수수료 일반화 ▲가성비보다 편리함을 중시하는 소비문화 등을 감안하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게다가 지난해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9조1045억원을 기록, 전년(4조779억원)보다 90.5%나 껑충 뛰면서 이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형유통보다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더욱 밀착돼 있다”며 “예컨대 1인가구 증가로 혼밥·혼술 문화가 확산되자 즉석밥을 비롯한 차별화 상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부문의 경우 편의점도 시스템 사업이어서 IT분야 자체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양한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이머커스기업들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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