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0' 취소…조용히 들려오는 중소기업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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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0' 취소…조용히 들려오는 중소기업들의 비명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2.1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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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는 ICT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의 장
스타트업들의 무대 4YFN도 함께 취소
아쉬움 토로하는 스마트폰 주변기기·악세서리 업체들
폼팩터 변화 주목하는 SW 종사자들도 탄식
지난해 2월 열린 'MWC19'.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19'.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행사 'MWC 2020'가 결국 막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아쉬움을 넘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WC 2020'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사활을 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체들의 비명이 조용하지만, 뚜렷하게 들려오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MWC 2020'은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33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당초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협회(GSMA)는 방역 계획을 상세히 발표하며 개최 강행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LG전자, 에릭슨, 노키아, 인텔, 아마존, NTT도모코 등 주요 참가 기업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혔고,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업체와 관객들의 대거 참여가 예상되자 결국 GSMA는 결단을 내렸다.

'MWC 2020'는 수천개의 기업들이 모여 신제품을 발표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자리다. 때문에 이번 행사 취소로 수많은 기업들이 유·무형의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스타트업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좋은 비지니스 기회를 잃은데 따른 피해가 막심하다. '예상매출 포기'라는 절대적인 손해는 대기업들이 더 크지만 이들은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재무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신제품을 선보일 또다른 기회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은 홍보나 교류를 위한 창구가 적기 때문에 대규모 박람회에 사활을 거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MWC2020'의 벤처 전시회 '4YFN'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가 취소됐음을 공지했다. 사진=4YFN 홈페이지 캡쳐
'MWC2020'의 벤처 전시회 '4YFN'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가 취소됐음을 공지했다. 사진=4YFN 홈페이지 캡쳐

'MWC'는 매년 스타트업들의 기회 창출을 위해 별도 무대를 마련해왔다. '4YFN(4 Years From NOW)'이라는 이름의 전시회인데, '지금으로부터 4년 후 커질 회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4YFN은 한국 벤처기업들이 활약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4YFN에 참가한 글로벌 스타트업은 600여 개였다. 그 중 한국 스타트업은 62곳으로 10%에 달했다. 단일 국가로서는 가장 큰 규모다. 

GSMA에 따르면 이번 4YFN에는 약 800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한국 업체의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주최 측이 통계를 내서 전해주는데 올해는 취소돼 저희도 전체 숫자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숫자가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코트라와 함께 참가하는 중소기업은 36개사 내외로 그중 스타트업은 12개사다"라며 "딥러닝 시스템 구축 ,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 업체들이 준비하고 있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설명했다.

'MWC'는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대거 등장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휴대폰 주변기기나 악세서리를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도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IT 기기 케이스를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케이스는)일반적으로 스마트폰 도면이나 더미를 바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결국 실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디자인을 확인하거나 콘셉트폰을 보고 방향을 잡기 위해 매년 참가했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소프트웨어 분야 종사자들의 탄식도 들려온다. 폴더블폰이라는 차세대 폼팩터가 본격화 되면서 UI나 UX 개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 시장 흐름을 파악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중소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시중 은행의 한 IT 담당자는 "보통 스마트폰은 화면이 하나지만 폴더블폰은 내부와 외부로 나뉘고, 내부는 접는 형태에 따라 분할돼 각기 다른 디자인이 필요하다"면서 "때문에 트렌드 정도는 파악하기 위해 참가할 계획이었는데 모두 취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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