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왜 문대통령에게 '저녁 회식 활성화' 건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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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왜 문대통령에게 '저녁 회식 활성화' 건의했을까
  • 문주용 기자
  • 승인 2020.02.14 13: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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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문대통령 정면 마주보며 대화나눠
총수들, 항공관세 감면·화물 항공편 유지 건의 등
"코로나 사태로 경제위축 안되게 노력...협력사 지원도" 다짐
문재인대통령과 재계 총수간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긴담회'가 13일오후 대한상의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재계 인사들간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의 참석자 발언내용을 정리했다.

전일 저녁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보도가 터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문대통령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발언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재계대표로 건의하는 시간에 '저녁 회식 활성화'를 위해 주 52시간 제도 한시적 유예도 건의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정리한 간담회 발언 내용. (순서는 발언 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협력사 실질적 지원되도록  더 챙기겠다"
 
이번 사태를 맞고 보니 좀 더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어깨가 무겁다. 지금부터라도 신속하게 극복하겠다.

중국은 글로벌 제조업의 핵심이며,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시장이다. IT산업의 경우 여러 면에서 준비한 걸로 극복하려 해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있었고 극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보다) 협력사의 어려움이 더 크다. 실질적 지원이 일어날 수 있게 세심히 챙길 것이다.

문 대통령께서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것을 TV로 봤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길 것이다,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이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이다. 제가 직접 챙기겠다.

돌이켜보면 경제가 위기 아닌 적이 없지만 위기마다 견뎌왔다. 최선을 다해 경제활력을 되살리고 국민에 희망을 줄 방법을 노력하겠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항공관세 한시적 인하를 해달라"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할 기회를 만들어주신 대통령께 감사하다. 현대자동차는 우리 정부의 신속한 지원으로 현재 40개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중 38개가 재가동을 개시했다.

국내 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한다.(현대자동차의 공장 가동 재개 현황을 설명한 뒤 건의) 중국 공장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가 12만 명이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일할 수 있게 마스크 등 방역물품 지원이 필요하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항공운송으로 조달하고 있다.

항공관세를 해상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 항공운임은 (해상보다) 30~50배 차이가 난다. 특례적용을 했으면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화물 운송 항공편 축소 말아달라"

기업의 고충을 들어주시는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정부의 실시간 대응이 잘되고 있어 깊이 감사드린다.

아직까지는 우한의 석유화학 공장 등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 충칭의 반도체 사업도 아직은 괜찮다.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화물 운송 항공편을 축소하지 말 것을 요청해 달라.

앞으로 SK는 투자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할 것이다. 또 SK는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이용제안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부가 상황관리 잘해줘 진심으로 감사" 

오늘 간담회가 잡히고 난 뒤 ‘건강염려증’에 시달렸다. 제가 바이러스 걸리면 어떻게 하나 하고. 정부가 상황을 잘 관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LG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안정적 부품 조달 공급망의 구축을 위해 생산전략을 재점검하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 전지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핵심소재부품의 특정지역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다변화가 필요하다.

중소협력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협력사에)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국격 높아지고 국운이 생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은) 큰 힘이다. (코로나19 중에도)영화 얘기를 하면 (국민의) 마음이 풀린다. 대한민국엔 좋은 기운이다.

대통령님도 영화를 사랑해 주셔서 관심을 보여주셨다. 천재적 봉준호 감독과 영화인, CJ지원이 조합된 결과다. 국격은 높아졌고, 국운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위기는 짧은 시기에 잘 극복될 것이다. 물론 CJ도 여러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투자 고용창출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통령께서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 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 항공, 관광, 유통 등 어려운 분야에 지원을 더해 주시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관심과 응원 자체가 기업인에게 큰 힘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대통령께서 쇼핑몰 한번 와주시면 어떤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정적 위기가 넘어가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 3일간 백화점을 휴업했는데 잠실역에 나가보니 마스크 쓴 분들이 줄었다.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당장 사회적 활력이 저해되고 있다. 관광 유통 영세사업자가 걱정된다. 롯데호텔의 경우 2만8000건의 객실취소가 있었다. 롯데월드 몰의 입점 상인의 매출감소도 크다.

국민안심과 사회활력을 높여야 한다. 남대문시장에 가서 안심감을 높여주신 대통령께 감사하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세제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요청드린다. 유통 관광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롯데는 상생협력 대책을 강구 중이다. 대통령께서 쇼핑몰에 한번 들르시는 게 어떤가. 오시면 환영하겠다. 대통령님의 (안심) 메시지 이후 (롯데 쇼핑몰 등이) 전일 대비 10% 올랐다. 대통령님의 다양한 문화행사 참석도 건의드린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부의 대응응집력 높아져"

소부장에 대응, 코로나 방역 등의 연이은 사태로 정부의 대응이 응집력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된 이후에는 규제혁신, 서비스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정책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질병관리본부장 위상높여야"

일상적 분위기 조성에 힘쓰길 부탁드린다. 특별연장근로 신청이 늘어나 기업의 숨통을 트인 것에 감사드린다. 유연한 근로시간을 위한 입법, 탄력근로제 국회 통과가 안 됐다. 조속한 입법 추진을 부탁드린다.

사스, 메르스를 거치면서 국가 질병관리 업무가 중요해졌다. 질병본부장의 위상을 높여야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새로운 정책 일선적용에 시간 오래걸려" 

훈훈한 간담회 감사하다. (작년에)소부장 정책 마련에 신속대응했다. 코로나는 그보다 더 신속했다. 다만 새로운 정책이 일선현장에 적용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사원의 감사우려로 적극행정이 곤란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

<관계부처 장관 답변>
- 홍남기 경제부총리 : (현대차 건의)부품 긴급 운송 시 항공운임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적극 검토 중이다. (SK건의)한중 항공노선 감편이 최소화되도록 국토부 장관과 협의하겠다. (롯데 건의)관광, 유통, 숙박 등 영향이 큰 업종별 대책을 내주부터 발표하겠다.

이재용 부회장 "중국 진출 기업인에 격려 영상메시지를"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이재용 부회장이 청와대에 두 가지를 제안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첫째,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주재원과 그 가족들에게 문재인 대통령께서 영상격려 메시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내수진작 차원에서 점심을 외부 식당에서 이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저녁 회식도 활성화했으면 하는데, 주 52시간에 저촉될지의 우려를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 재계 참석자들에 앞서 모두발언을 한 문 대통령은 "그간 너무 위축돼 있었다"며 "심리적 대반전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도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용 투자 일자리 등 경제지표가 좋아졌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정부는 반드시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투자를 당부하며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됐다"며 "정부도 "과감한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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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아 2020-02-14 17:48:39
청와대 국민청원 진행중: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5126
지금도 사소한 일 조차 거짓말을 일삼고, 온갖 편법으로 법을 위반하고 있는 삼성입니다.
준법위원회가 설치되었다 하여 이재용 부회장 실형을 면제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