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와 '기생충', 92년 역사 美아카데미를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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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와 '기생충', 92년 역사 美아카데미를 휩쓸다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2.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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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 올라
92년 역사상 비영어권 역화로는 첫 작품상 수상
봉준호 "트로피 5등분해 최고감독들과 나누고싶다" 웃음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 에디터]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영화 '기생충'은 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에 올랐다.

비영어권 영화가 아케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날 시장식에서 경쟁작인 '1917', '포드 V 레라리', '조조 래빗', '작은 아씨들', '아이리시맨', '조커', '결혼 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등을 제치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오스카 트로피는 봉준호 감독과 프로듀서인 곽신애 바른손애앤에이 대표가 받았다.

작품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최고상이다. 투표권을 가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 회원이 가장 많이 참여한다.

봉준호 감독으로 '기생충'으로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에 이어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오스카 3관왕’에 올라, 명실상부한 전세계 최고 영화감독 반열에 올랐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상 첫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이다.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리안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로 두 차례 수상했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출연배우들과 제작진 앞에서 시상자 제인 폰다와 봉준호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출연배우들과 제작진 앞에서 시상자 제인 폰다와 봉준호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봉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제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고 외쳤다.

봉 감독은 끝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조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기생충’또 아카데미 국제영화상도 거머쥐었다.

봉 감독은 “이 부문 이름이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는데, 첫번째 상을 받게 돼서 더더욱 의미가 깊다”면서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바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와 있다”면서 “사랑하는 송강호님” 등 배우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그들에 향한 박수를 청했다.

이어 촬영감독 홍경표, 미술감독 이하준, 편집감독 양진모 등 스태프 이름도 언급하면서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이어 영어로 “오늘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다(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수상 소감을 끝냈고,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편집상과 미술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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