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바이러스가 바꾼 일상 , '공유'는 줄고 '구독'은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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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바이러스가 바꾼 일상 , '공유'는 줄고 '구독'은 늘고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2.0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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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사태, 개개인의 생활방식에 큰 파장 불러일으켜
사람많은 곳은 피하고 보자...아예 발길 끊긴 마트, 식당과 대중 위락시
누가 썼을지 알수가 없는데…공유경제가 꺼려지는 이용자들
밀폐된 영화관 대신 집에서…VOD, 스트리밍 서비스 인기
한산한 영화관.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탓에 관람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라이프 스타일, 말하자면 생활방식을 급격히 바꾸기는 쉽지 않다.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가구원이 줄어들어 집의 규모를 줄이거나 또는 이사를 하거나 직업이 바뀐 경우 등이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럴때 우리는 시간, 비용 그리고 만족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으로 생활방식을 바꾸게 된다.

하지만 내부의 요인이 아닌 외부의 요인, 이를테면 천재지변,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갑자기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수도 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는 개개인의 생활방식에 큰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바람에 산업계와 유통계도 호황과 불황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해프닝도 벌어진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자신을 알려야하지만, 문제는 손과 입은 되도록이면 멀리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특히 무엇보다 얼굴을 알려야 하는 예비후보들은 더 애가 탄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졸업식을 진행하기도 하며 아예 졸업식을 취소하는 학교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극복이다.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말고 현명히 대처해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신종 바이러스는 언제든 또 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대다수 시민들은 외출과 외식을 삼가하고있다. 한산한 식당 모습. 사진=연합뉴스

 

◆ 비대면(非對面) 선호? 이젠 아예 발길이 끊어진 마트와 식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이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온라인쇼핑으로 식음료와 생필품을 구입하고 있다.

G마켓, 11번가 등은 신선식품, 생필품, 가공식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간편식ㆍ반조리식, 냉동ㆍ간편과일 등 간편한 신선식품은 전달 대비 최대 1095%까지 급증했다고 한다. 그외 물티슈, 기저귀 등 생필품부터 라면, 생수, 즉석밥 등 자주 구매하는 가공식품까지 골고루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수요가 급증한 1회용 마스크는 전월 대비 373배, 손세정제는 68배 증가했으며 면역력 강화를 위한 홍삼, 비타민 등 각종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명절 연휴 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고.

새벽 배송 역시  주문이 밀리고 있다. 쿠팡의 ‘로켓프레시’의 새벽 배송은 최대 2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으며 마켓컬리는 냉장 상품은 주문을 조기 마감하고 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쿠팡과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팔랐다고.

대형 마트 뿐만 아니라 카페나 식당에도 발길이 뚝 끊겼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밥을 먹거나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타다는 지난 달 29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운행 전 손 세정이 의무화되며 운전자들의 발열 여부도 확인한다. 운전자들은 차량 운행 중 마스크를 착용한다. 사진=연합뉴스

 

◆ 누가 썼을지 모르는데…공유가 꺼려지는 이용자들

숙박 공유업체 '에어 비앤비'는 예약 고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고 한다. 숙박요금의 절반을 수수료로 지불해야하는데도 감염자일 수도 있는 누군가가 묵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취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에어비앤비 뿐만 아니라 공유경제로 승승장구하던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들은 누군가가 쓰고 만졌을 지 모르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비용이 드는 소유 대신 쉽고 편리한 공유'를 모토로 사업을 진행하던 업계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쏘카'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정기 세차 후 소독제 세차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고, '타다'는 지난 달 29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운행 전 손 세정이 의무화되며 운전자들의 발열 여부도 확인하며 운전자들은 차량 운행 중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며 차량 정기 세차 후에는 소독제로 2차 세차를 하게 된다. 차량 내부에는 손소독 티슈를 비치할 예정이다.

전동 킥보드 서비스 '스윙'은 매일 킥보드 세차 후 살균력이 강한 소독제를 활용한 2차 기기 소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 및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손 세정제 사용 및 마스크 사용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이 담긴 운행 권장 가이드를 배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앞으로 겪게 될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하는 좋은 기회라 여기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2년 메르스 사태 당시엔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않았었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공유경제 업계가 처음 맞서게 되는 '쓰나미'와 같다.

이번 파고를 잘 극복한다면 차곡차곡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튼튼한 내실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공유 업체에서는 업계의 대응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 개개인이 위생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되는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되는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 사진=넷플릭스

◆ 밀폐된 영화관 대신 집에서…VOD, 스트리밍 서비스 인기 

확진자 한 명이 영화관을 들렀다는 소식에 해당 영화관이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작은 공간은 아니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다수의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영화관의 경우 그 심각성은 더 와닿는다. 

'왓챠플레이'는 2월 1~2일 왓챠플레이 역대 주말 이용건수가 설 연휴 직전 주말에 비해 14.6%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고 싶은 이들이 극장 나들이 대신 집에서 VOD (Video on Demand)나 스트리밍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감염병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들이 관심을 끌었는데 감염병의 공포로 인간성의 상실을 다룬 영화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컨테이젼’(2011)과  치사율 100%에 달하는 바이러스 확산을 소재로 한 김성수 감독 ‘감기’(2013) 등이다. '감기'는 빠르게 전파되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와 정부의 대처 등을 다루고 있다. 

때마침 2월부터 한국 포함 약 190개국 넷플릭스에서 '이웃집 토토로' 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 21편이 공개됐다.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등 7편을 필두로 3월 1일부터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등 7편을, 4월 1일부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7편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유통 대신 DVD나 케이블 등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했던 지브리가 '코드 커팅'(cord-cutting, 시청자가 TV, 케이블 등 유선방송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 선택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 지브리는 최근까지도 DVDㆍ블루레이 등을 통해 작품을 공급해 왔다. 

한편 정작 지브리의 고향인 일본과 전세계 넷플릭스 유료구독자의 60%를 차지하는 미국ㆍ캐나다에선 지브리 콘텐트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다. 북미에서는 'HBO 맥스'가 먼저 독점권을 따냈으며 일본은 아직  TV나 DVD를 통해 지브리의 작품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실제 일본의 DVD 대여ㆍ판매업은 아직 성행중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DVD 대여 프랜차이즈 '츠타야' 북스토어의 전국 점포는 14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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