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맨데스 '1917', 작품상•감독상 등 7개 부문 수상, 남녀주연상에 호아킨 피닉스와 르네 젤위거
골든글로브 수상후 '북미 흥행 더 탄력' 놀라운 현상... 미국 5대 조합상에서 4관왕에 오르기도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이번에는 영국에서 수상 소식을 알렸다. '기생충'은 2월 2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2020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후 두 번째다.
송강호와 함께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각본상을 수상하면서 "'기생충'은 외국어로 쓰여진 만큼 이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기생충'에 많은 사랑을 보여준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지난달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모두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르네 젤위거, 남우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 여우조연상은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수상했다.
1947년 설립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행사로,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 영국 영화 및 영화인만의 시상 부문이 따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는 9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먼저 열려 향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여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편집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영화 '기생충'은 앞서 미국 배우 조합상 (SAG)에서는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미국 미술감독 조합상 (ADG)에서는 '현대극 부문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기생충'은 미국 편집자 조합상 외국어 영화상, 배우 조합상 앙상블상, 작가 조합상 각본상, 미술감독 조합상 미술상까지 추가하며 미국 5대 조합상에서 4관왕에 올랐다. 외국어 영화로선 최초다.
수상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생충'의 흥행은 더 탄력이 붙었다.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Mojo)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북미 지역에서 상영관 수 1천개를 돌파했고 지난해 10월 11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3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후 지금까지 외국어 영화 중 7번째로 많은 액수인 3억39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기생충' 상영 극장 수는 지난해 말 620회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다가 1월 6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후 급격히 늘어 흥행 역주행이라는 놀라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오는 9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에 따라 '기생충' 흥행이 더 탄력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소수의 영화인들을 넘어서 미국 전역에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생충'은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세자르상은 칸 영화제에서 수여하는 상과 함께 프랑스 양대 영화상으로 통한다. 작년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 받았다.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 '기생충'이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 아시아 감독 작품이 2년 연속 칸과 세자르를 석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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