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마스크' 대란, 평소보다 4~5배 비싼 가격..."없어서 못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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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마스크' 대란, 평소보다 4~5배 비싼 가격..."없어서 못산다"
  • 홍콩=이지영 통신원
  • 승인 2020.01.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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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마스크 수요, 월 3억개...유통물량 절반수준도 안돼"
NS95마스크 50개에 한화 약 20만원...
주홍콩한국총영사관, 한국서 마스크 1만5천개 공수...
홍콩거주 한인들 대상 무료로 나눠줘

[홍콩=이지영 통신원] 홍콩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필수품인 마스크가 제 때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는 30일 허바이량(何栢良) 홍콩대 전염병예방센터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인구 700만명인 홍콩의 마스크 수요는 한 달 평균 3억개라도 보도했다.

반면 현재 홍콩에 유통되고 있는 마스크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허 교수는 이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이 확산 된 것도 발생 초기, 의료진에게 마스크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현재 홍콩내 마스크 뿐 만 아니라 소독제 및 물티슈, 알코올 등 위생 용품 또한 약국이나 슈퍼에서 모두 동이 났다고 보도했다. 

설 연휴가 끝난 29일 홍콩 시내 약국 앞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긴 행렬을 이뤘다. 현재 홍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일반인뿐 아니라 의료진 조차 마스크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설 연휴로 인해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택배 서비스 마저 멈춰 마스크 가격은 평상시의 4~5배 올랐지만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약국에선 기능성 NS95 마스크 50개에 한화 약 20만원(1250 홍콩달러)에 팔기도 했다. 

마스크 80박스를 10분 내에 모두 소진한 한 약국은 오랜 시간 줄을 서고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시민들로부터 욕설 섞인 원망을 들어야 했다. 홍콩에서 마스크 구입에 실패한 시민들은 미국사이트인 아마존과 심지어 한국의 G마켓에 까지 대량주문을 넣기도 하는 등 품귀품목인 마스크 구하기에 열을 올렸다. 홍콩의 세뱃돈 격인 라이시(利是) 봉투에 돈 대신 마스크를 넣어 줬으면 좋겠다는 우스갯 소리도 SNS 에 올라올 만큼 홍콩에는 마스크가 귀한 상태다.

약국이 마스크 값을 대폭 올린 가운데 한 약국이 N95마스크 한 박스(50 개)를 1250 홍콩 달러(한화 약 20만원)에 팔았다. 사진제공=홍콩 스튜디오 Incendo.
약국이 마스크 값을 대폭 올린 가운데 한 약국이 N95마스크 한 박스(50 개)를 1250 홍콩 달러(한화 약 20만원)에 팔았다. 사진제공=홍콩 스튜디오 Incendo.

미흡한 정부의 대처에 민원이 들끓자 추덩화(邱騰華) 홍콩 상무경제발전국장 국장은 설 연휴가 끝난 후 중국 공장의 재가동으로 마스크의 대량 생산과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게 되리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추 국장은 정부가 전 세계 마스크 생산업체들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으며 충분한 마스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홍콩시민들은 사회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 속에 슈퍼에 있는 빵, 쌀 등 먹거리까지 사재기를 하는 상황이다.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 준 30일 영사관 로비에 약 100여명의 한국 교민이 몰려들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 준 30일 영사관 로비에 약 100여명의 한국 교민이 몰려들었다. 사진=이지영 통신원

한편 홍콩이 마스크 대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주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홍콩한인회가 공동으로 한국에서 공수해 온 마스크를 홍콩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줘 홍콩인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주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홍콩한인회와 공동으로 한국 교민과 여행자들에게 한국으로부터 급히 공수한 마스크 1만5000장을 무료로 나눠 준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주홍콩 한국총영사관 직원들은 홍콩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하여 한국 여권 또는 홍콩 신분증을 제시하는 한국인은 1 인당 마스크 10 개(N95 5개, 일반 마스크 5개)씩을 수령할 수 있다는 공문이 총영사관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이런 소식이 홍콩 언론인 입장신문(立場新聞)에 보도되자 기사에 부러워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한 댓글은 “한국은 이렇게 자국민을 애써 보호하는데 홍콩정부만이 국민의 필요를 무시하는것 같다”며 “홍콩정부가 한국정부를 닮아가면 얼마나 좋겠냐”는 희망을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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