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신종코로나' 늑장대응 반발, 의료계 파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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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신종코로나' 늑장대응 반발, 의료계 파업 선언
  • 홍콩=이지영 통신원
  • 승인 2020.01.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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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정부, 중국발 고속철 운행허가에 반발
병원직원연맹, 내달 3일부터 파업돌입 예고

[홍콩=이지영 통신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 환자 수가 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홍콩 의료진들이 다음달 3일부터 파업을 선언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홍콩의 대규모 의료노조인 병원직원연맹(醫管局員工聯盟)은 29일 캐리 람 정부가 중국과 맞닿은 접경을 봉쇄하지 않은 것에 반발해 다음주 월요일부터 전격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연맹은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도 방역조치 조차 제대로 하지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발 고속철을타고 입도한 승객 중 7명이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정부 대책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달 3일 이전까지 중국발 고속철 봉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안일한 정부의 대응이 지속된다면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난 2003 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처럼 널리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맹이 파업 선언까지 이르게 된것은 현재 홍콩에서 발생한 8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 가운데 7명이 고속철을 타고 홍콩에 온 것으로 밝혀졌지만, 중국발 홍콩행 고속철이 아직까지도 정상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3일부터 정부의 늑장대응에 반발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진들이 병원출입증 인증샷을 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내달 3일부터 정부의 늑장대응에 반발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진들이 병원출입증 인증샷을 SNS에 올리고 파업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이지영 통신원

지난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직 후 본토와 접경 지역을 전면 봉쇄하라는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 여러차례 매스컴을 통해 소개됐지만 캐리람 정부는 응하지 않았다. 이날 현재 홍콩 행정수반인 람 장관은 여전히 접경의 전면적 봉쇄 제안을 거부하고 “부분적” 봉쇄 대책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람 장관은 “지금까지는 홍콩과 중국 간 왕래객 중 홍콩사람이 70%가 넘으며 접경의 전면적 봉쇄는 오히려 홍콩 시민한테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며 “접경의 전면적 봉쇄로 중국사람이 갑자기 홍콩에 오지 못한다면 홍콩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여러분이 잘 예상할 수 있다”고 28일 있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홍콩인들은 한국 영화 '부산행'의 쓰나미가 몰려 온 장면을 패러디한 중국과 맞닿은 접경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홍콩 스튜디오 Incendo.
최근 홍콩인들은 한국 영화 '부산행'의 쓰나미가 몰려 온 장면을 패러디한 중국과 맞닿은 접경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홍콩 정부의 이러한 대책에 대해 빈과일보(蘋果日報) 등 현지 언론은 “솜방망이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콩 이민국의 자료에 따르면 모두 14개 중국 본토와의 접경 출입관리소 중 6개만 봉쇄 조치를 했는데 이 6곳을 통해 홍콩에 입도하는 이용객은 총 이용객의 1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홍콩 자치정부의 솜방망이 조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에서 홍콩으로 들어오는 출입관리소 중 이용량의 27%와 18%를 차지하는 로후(羅湖) 및 록마차우(落馬州) 등 대형 출입관리소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빈과일보는 이날 현재 매일 1만여명의 중국 사람이 아무런 방역조치 없이 출입관리사무소를 통해 홍콩에 들어오고 있다고 추정했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홍콩정부는 30일부터 중국과 홍콩을 연결하는 열차와 연락선 운행을 중단하고 비행편도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또 29일부터 공무원들은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하고, 교육기관은 휴교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진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사후약방문식 뒷북조치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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