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품질 측정 나선 정부, '이용자 불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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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품질 측정 나선 정부, '이용자 불만' 설명할 수 있을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2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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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5G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올해 첫 시행
상·하반기 나눠서 서울과 6개 광역시 시작으로 전국 확대
특성상 LTE보다 많이 필요한 5G 기지국...현실은 10분의 1에 불과
'특정 지역 측정' 이통사와 달리 '해당 구역 전체' 대상으로 신뢰도 높여
다만 SA 방식과 28GHz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포함 안 될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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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오는 4월이면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 상용화 1년이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5G 품질 저하를 비판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통신 3사는 나름의 기준으로 속도를 측정하고 발표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올해 처음으로 5G 품질 평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 올해 상반기 서울·6대 광역시 시작으로 전국 확대

과기정통부는 매년 시행하던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를 올해는 5G에도 적용시킨다고 28일 발표했다. 실제 이용자 체감 품질을 평가하고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인구밀집지역부터 평가를 시작해 향후 지역과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 1단계로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시와 6대 광역시를, 하반기에는 주요 85개시의 주요 행정동에서 실시한다. 2단계는 2021~2022년 주요 85개시의 전체 행정동으로 확대하고, 3단계인 2023년 이후는 전국 행정구역(읍·면·동 포함)으로 넓혀간다.

대상은 옥외·실내·유동인구 밀집지역이며, 지표는 ▲평가지역 내 5G 서비스 제공 여부 ▲통신품질 ▲5G에서 LTE 전환율 등이다. 특히 이용자 체감 통신품질 평가를 위해 대형건물, 도로 등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공간을 다수 포함한다. 상반기 평가결과는 7월, 하반기는 1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이용자에게 정확한 5G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통신사가 시장에서 보조금 경쟁이 아닌 5G 네트워크 투자 경쟁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적극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유도해 5G 서비스 품질제고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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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난방' 속도 경쟁, 기지국 갯수도 턱없이 부족

그동안 통신사들은 각사에 유리한 기준을 세워 그에 따른 속도를 측정하고 각기 다른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안겼다. 또 5G가 LTE보다 최대 20배까지 빠르다고 했지만 실측결과 대체적으로 3~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5G망이 사용하는 3.5GHz와 전개를 앞두고 있는 28GHz 대역의 주파수는 '휘는 성질'인 회절성이 약해 벽 같은 장애물을 우회하거나 피하기 어렵다. 도달거리도 LTE에 비해 짧다. 때문에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대체적으로 기지국의 갯수가 5G 품질과 비례한다. 

그런데 5G 기지국은 턱없이 부족하다. 상용화 초기인 지난해 4월 8만5261개에서 시작해 정부는 연말까지 2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공개한 과기정통부의 이통3사 5G 기지국 준공 현황에 따르면 12월 기준으로 9만2858개(SKT 2만8746개, KT 3만2628개, LG유플러스 3만1466개)로 크게 늘지 않았다. LTE 기지국 80만여 개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게다가 기지국의 약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건물 내 설치된 기지국은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부산 정도를 제외하면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 그리고 실내에선 5G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때문에 5G 서비스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늘 따라다녔고, 이용자들은 이통3사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서비스 품질에 늘 불만을 느껴왔다.

사진제공=KT
사진제공=KT

◆ 이용자 체감 괴리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정부의 5G 서비스 품질측정 소식은 이용자들이 느끼는 괴리감을 설명해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우선 측정 방식이 달라진다. 이통3사는 특정 장소를 지정해 속도를 측정하지만 과기정통부의 방식은 행정동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건물이나 상권도 한 구역이 아니라 전체를 측정한다.

속도 측정은 통신사와 스마트폰 종류에 따라 다르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의 서비스 품질 객관화와 기준점을 잡기 위해 가장 보편적인 스마트폰의 종류를 한 가지로 측정한다. 다만 어떤 스마트폰이 될지는 결정된 바 없다.

다만 측정 시간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는 것은 아쉽다.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 민간 업체의 측정과 다르며, 데이터 이용량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5G 이용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올해 상용화가 예고된 SA(스탠드얼론, 단독모드)와 28GHz 대역폭의 상용화다. 하지만 적어도 상반기 결과에선 이 부분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SA는 LTE와 연동없이 5G만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따라서 속도가 더 빠르다. 그런데 이번 평가 지표에는 LTE 전환률이 포함된다. 때문에 LTE를 사용하는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가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28GHz 대역폭의 경우 이통3사는 상반기 중 무선 기지국 구축을 위한 장비 업체 선정에 나선다. 때문에 시작은 하반기로 점쳐진다. 하지만 그마저도 보편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보급률은 많이 계산해도 60%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은 몰라도 지방 이용자들까지 5G를 체감하려면 적어도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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