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 SNS서 우한 폐렴사태 지방정부 비판 글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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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중국 SNS서 우한 폐렴사태 지방정부 비판 글 쇄도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1.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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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관련 내용이 잇따라 올라온다. 사진=웨이신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관련 내용이 잇따라 올라온다. 사진=웨이신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에 대한 지방정부 비판 글이 여과 없이 게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엄격한 검열 시스템 때문에 SNS에 지방 정부 관리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일시적이지만 상황을 변화시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 텅쉰(騰迅·텐센트) 그룹의 웨이신(微信·위챗), 펑요우취안(朋友圈, 위챗모멘트) 등 중국의 SNS에는 우한 폐렴의 발생지 후베이(湖北)성과 우한(武漢)시의 책임자들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 설인 춘제(春節) 연휴에 웨이보에 "우한시장이 아직 물러나지 않았나. 후베이 성장이 아직 물러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매일 던진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이 누리꾼의 글은 아직 삭제되지 않은 채 웨이보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보와 위챗 모멘트 등에서는 후베이성 정부 책임자들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하지 않은 사진과 함께 비판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인터넷 산업 전문가인 장딩딩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때 웨이보나 위챗과 같은 SNS가 없었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딩딩은 그러면서 SNS에 지방정부 책임자들을 비판하는 글이 유포되는 데 대해 "이것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이 작동되는 중국에서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지방정부 책임자들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 SNS에 유포되는 배경도 관심을 끌었다.

SCMP는 SNS상에 지방정부 책임자들을 비판하는 글이 유포되는 현상에 대해 "누리꾼들이 드문 기회를 활용했다"면서도 이를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느슨하게 하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지방정부 책임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중국은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고 민감한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해외에서는 중국의 만리장성(The 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 방화벽'이라고 부른다.

언론인 제임스 그리피스가 '중국의 만리 방화벽(The Great Firewall of China)'이란 책에서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실태를 폭로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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