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서비스 로봇 시장] ② 로봇이 친구도 되고, 반려견도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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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서비스 로봇 시장] ② 로봇이 친구도 되고, 반려견도 되는 세상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1.2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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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도 되고 대화 상대가 되기도...커뮤니케이션 능력 '중요'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
살아있는 고양이처럼 꼬리를 흔드는 쿠션형 로봇 'Qoobo'. 자료=Qoobo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스티브 코닉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부회장은 “로보틱스의 미래는 크게 임무 기반형(task-based) 로봇과 소셜 로봇으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판로를 찾지 못했던 소셜 로봇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재부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임무만 달성하면 됐던 서비스 로봇도 앞으로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소셜 로봇이 포함된 가정용 로봇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25년까지 1조3775억 엔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가정용 로봇은 청소와 요리 등 가사를 도와주는 가사 로봇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소셜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일본은 지난 1999년 소니가 강아지형 로봇 AIBO를 출시하고 요양 시설의 고령자에게 동물 로봇을 보급하는 등 소셜 로봇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쟁력과 시장성을 갖고 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조사에 의하면 2015년 3억엔 수준이던 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은 올해 11억 엔, 2025년 36억 엔, 2035년 341억 엔 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의 가정용 로봇 시장 성장 추이.(단위=억 엔)
일본의 가정용 로봇 시장 성장 추이.(단위=억 엔)

◆내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로봇

일본의 IT기업 저스트시스템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일본 소비자들이 소셜 로봇의 구입을 희망하는 이유 중 1위는 ‘최신 기술에 관심이 있어서’(46.8%)이고 그 다음이 ‘마음을 치유받고 싶어서’(45.5%)였다.

그 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보다 충실히 하고 싶어서’(28.6%), ▲‘말하거나 놀 상대라 필요해서’(27.3%), ▲‘자녀나 애완동물처럼 귀여워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서’(23.4%) 등 주로 심리적인 이유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뉴스 등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필요해서’(5.2%), ▲‘외국어를 연습할 상대가 필요해서’(5.2%) 등 기능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낮았다.

저스트시스템은 사용자가 소셜 로봇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위안을 얻는 경우 관계가 점점 친밀해지고 애착을 넘어서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느낄 수 있는 애정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일본에서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가사 로봇인 로봇 청소기에도 애착을 느끼며, 이름을 붙이거나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나고야에 사는 익명의 블로거 J씨는 “로봇 청소기 ‘룸바’(아이로봇사의 제품명)를 친구에게 받아서 키우고 있다”며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주인을 만나서 충전대에 돌아와 쓰러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습을 보면 무척 가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소니가 개발한 강아지형 로봇 AIBO. 자료=소니

◆단순하지만 귀여운 동물형 로봇

지금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보급된 소셜 로봇은 동물 봉제 인형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으로서 주로 고령자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고 정서 안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트렌드마스터사가 출시한 ‘쓰담쓰담 로봇 시리즈’는 2012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10만 대가 판매됐다.

이 로봇은 쓰다듬으면 실제 애완동물이나 아기처럼 소리를 내며 반응하는 로봇으로 조작이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인 유카이공학도 반응형 기술을 활용해 살아있는 고양이처럼 꼬리를 흔드는 쿠션형 로봇 ‘Qoobo’를 출시하고 킥스타터 등에서의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다.

IT 전문 블로거 M씨는 “(Qoobo는) 얼굴이 없지만 실제로 보면 무척 귀엽고 성능만을 비교한다면 실제 고양이를 훨씬 능가한다”며, “말썽을 부리는 일이 전혀 없고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수고도 필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치유’라는 기능에 특화된 로봇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 체온을 나눌 수 있는 ‘반려 로봇’

동물 인형 로봇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센서,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주인을 알아보고 따르는 등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반려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로봇 스타트업 GROOVE X가 지난해말 출시한 ‘LOVOT’은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달려오고 간지럼을 태우면 웃는 ‘애완용 로봇’이다.

배터리가 다 떨어져가면 ‘둥지’라고 부르는 충전소로 스스로 이동해서 배터리 충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눈동자 색, 목소리와 수면 시간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출하 시부터 기본적인 성격이 설정돼 있는데 주인과 함께 사는 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는 주인과의 접촉 빈도 등에 따라 성격이 변화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추가 기능인 ‘집 지키기 모드’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LOVOT을 원격조작해서 탑재된 카메라로 집 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LOVOT이 집 안을 스스로 돌아다니다가 사람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주인에게 바로 송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LOVOT이 사람과 접촉한 이력을 기록해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의 가족에게 LOVOT을 선물할 경우 건강에 이상 없이 지내고 있는지도 체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일본 로봇 스타트업 GROOVE X가 지난해말 출시한 애완용 로봇 ‘LOVOT’

◆ 대화 상대가 필요하면 커뮤니케이션 로봇

지난해 7월 일본 바이오(VAIO)사는 설립 5주년 기념행사에서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제품화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트위터에서 인기 있는 아기 펭귄 캐릭터 ‘수다쟁이 코우펜(긍정적인 펭귄이라는 의미)짱’을 로봇화한 것으로 목소리로는 애니메이션 성우의 음성 데이터를 탑재했다.

코우펜짱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나 오늘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을 걸면 “일하느라 힘들지?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또 기념일, 생일 등을 설정해두면 축하해주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말에 코우펜짱의 500개 수량 한정 예약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실제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시기는 12월부터임에도 순식간에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일본에서 가장 회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로봇은 후지소프트사가 제작한 '파르로(Palro)'다. 파르로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감정을 인식할 수 있으며, 반응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는 임베디드계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연쇄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사람이 어떤 화제를 던졌을 때 그 화제와 관련된 기억이나 정보를 연결해서 스스로 화제를 넓혀 가도록 돼 있다. 또한 코우펜짱과는 달리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으며, 대화 중 상황에 맞는 몸짓이나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작성자 김지혜)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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