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예상밖 충격파에 中·글로벌 경제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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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예상밖 충격파에 中·글로벌 경제도 '휘청'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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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위축으로 세계경제 타격 입을 듯
우한지격, 자동차공장 밀집돼 제조업 부문 후퇴 불가피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산업은 이미 타격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뉴욕 3대지수를 비롯해 유럽증시가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해 소비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중국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세계 기업들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및 세계경제 타격 불가피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각) 일본은행 MUFG의 애널리스트 리하드먼의 언급을 인용, "최근 몇 달 동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던 세계 경제와 제조업 부문이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의 우한 지역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모여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닛산과 PSA, 제너럴모터스(GM), 르노를 비롯해 볼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ㆍ는 지리(Geely)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공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이 밀집돼있다.

일부 부품업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인력을 배제함에 따라 춘제 연휴기간 중단했던 공장의 재가동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어, 공급 중단에 따른 자동차 업체들의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우한을 비롯해 두자릿수 확진 사례를 보고한 중국 40개 도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인 로빈추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업계는 향후 수개월간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현실적으로 우리는 투자자들이 중국의 광범위한 활동의 둔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 둔화가 가장 큰 우려

중국 경제의 소비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소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확대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면서 중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 역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이전부터 경고됐던 중국 경제에 대한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 중국 일부지역에서는 극장과 박물관, 기타 장소들에 대한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우한 지역을 비롯한 중국 중부 십여개 도시에서는 대중 교통이 중단됐다. 

세계의 경제학자들은 3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은 6%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해 경세성장률이 6.1%를 기록, 29년만에 가장 둔화된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심리적 지지선인 6%대를 지켰다는 점에 위안을 삼으며 올해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를 이끄는 주축인 소비가 타격을 입으며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경제학자 첸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400억위안(약 57억7000만달러, 약 6조74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영화·항공 등 일부 업계는 이미 타격

일부 산업계의 경우 중국의 소비 둔화로 인해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영화산업은 춘제 연휴기간에 일반적으로 9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이는데, 이는 연간 흥행 수입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기배우 성룡 출연작인 '뱅가드'를 포함해 주말 개봉 예정이었던 7편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수천개의 영화관이 문을 닫으면서 취소됐다. 

항공업계와 호텔 업계의 타격도 컸다. 춘제 연휴 기간은 수천만명의 중국인들이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휴가를 취소하면서 철도 및 항공 승객수는 전년대비 약 4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품시장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시장에 많이 노출돼있는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27일(현지시각) 주가가 4.8% 급락, 올해 현재까지 9% 하락했으며, LVMH는 4% 떨어졌다.

베인앤코 컨설턴트에 따르면, 명품시장은 지난 2018년 5% 성장했는데, 중국 소비자들이 이 성장의 90%를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금액은 3분의 1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RBC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중국 소비가 10% 감소하면 명품기업들의 매출이 2% 감소하고 연간 수익이 최대 4%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관광수입 대부분을 중국 방문객들로부터 얻는 마카오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마카오 관광청에 따르면, 춘제 기간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 위치한 주요 리조트 주가 역시 크게 떨어졌다. 

유럽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것은 항공업계였다. 독일 루프트한자가 4% 급락하는 등 중국 수요가 많은 유럽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가 급락했으며 중국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항공사들 주가도 동시에 떨어졌다. 사스가 창궐했던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홍콩에서 유럽으로 가는 주요 노선의 승객수가 약 3분의 1 감소했으며, 이 기간 항공사 수익이 수십억달러 줄어든 바 있다. 

사스 당시 경제회복 빨랐으나 현재 상황은 그때와 달라  

세계 경제학자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스와 비교하기도 한다. 사스가 확산됐던 2002년말과 2003년 초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입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2003년 중국의 수출은 전년대비 3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중국 경제가 크게 확장된 것을 감안하면, 사스와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2003년의 경우 질병 발생 기간 동안 몇몇 큰 부문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번창했다"며 "기반시설과 주택 지출은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경우 지난해 중국 수출이 0.5% 증가에 그치는 등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부동산 판매가 감소하고 있고, 이미 지난 10년간 인프라를 크게 늘려온 탓에 추가 지출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충격은 있을 수 있으나 세계 시장 전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밀리건은 "중국 정부가 이번 바이러스 발병을 극복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단기적인 경제 충격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세계 시장 전망이 실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돕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은행규제위원회는 "기업들이 대출금리 인하 및 대출갱신정책 개선 등과 같은 조치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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