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호황]④ “코스피 강세 계속된다”...한국도 낙관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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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호황]④ “코스피 강세 계속된다”...한국도 낙관론 '솔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22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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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초 들어 지난해 대비 3% 상승
무역협상 진전…경기 불확실성 완화
반도체 업황 회복…대형 반도체주↑
국내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국내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내증시가 2년간의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빙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기 낙관론이 확산된 덕분이다. 기업 측면에선 교역 환경 개선에 따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경제의 큰 기둥인 반도체의 업황 회복도 국내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株)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2일 2267.25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2197.67) 대비 3.2% 오른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2018년 10월 5일(2267.52)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시 한달만에 코스피가 10%대 하락했던 ‘검은 10월’의 그림자가 점차 걷히는 모양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350선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경기 반등, 미국 외에 글로벌 확산 가능성

올 들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건 경기의 순환적 회복 기대감이다. 2018년 7월 미‧중 무역분쟁 본격화를 기점으로 글로벌 경기는 둔화 국면을 맞이한 바 있다. 교역 환경이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경기 침체(Recession)’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며 경기 비관론을 키웠다.

한달 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계기로 경기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달 14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회원국 경기선행지수(CLI)는 99.25를 기록, 석 달 연속 상승세였다. 경기선행지수는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대표 지표다. 이 지표가 100을 밑돌면서 오름세면 향후 6개월 이내에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외 지역의 경기에 반등 전망이 나오는 점이다. 미국 경기는 탄탄한 내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힘입어 미‧중 무역분쟁에도 ‘나 홀로 강세’를 보였다. 그간 유로존‧신흥국은 교역 환경 악화에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존 제조업 지표가 지난해 대비 개선되면서 유럽의 경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흥국 경기 흐름을 대변하는 OECD 비회원국 6개국(브라질·중국·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남아프리카)의 경기선행지수 또한 지난해 11월까지 넉 달 연속 올랐다. 글로벌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OECD 회원국과 비회원 6개국’의 경기선행지수 또한 99.4로 석 달째 상승했다.

◆ 미‧중 무역협상 진전…국내 경기 반등 기대

이같은 글로벌 경기 흐름 속에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국내증시 역시 글로벌 증시 소외 현상을 털어내고 상승 곡선을 그렸다. OECD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10였다. 전월 선행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뒤 두달째 오른 것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국내 경기를 지탱하는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무역분쟁 격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수출은 2018년 대비 10.3% 감소했다.

역설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완화될 경우 한국이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교역 환경 변화에 따라 수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향후 수출 실적 회복이 가시화할 경우 국내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증시 회복의 단초는 미‧중 무역협상 추가 합의와 글로벌 교역 회복 확인 과정에서 마련될 것”이라며 “한국 수출 실적은 이 두 요소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 연휴 효과 배제한 다음달 수출 실적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경기의 순환적 회복 신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국내증시의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잇달아 국내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BNP파리바는 지난해 12월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시장 비중(market weight)’에서 ‘비중확대’로, 모건스탠리는 ‘비중 유지(equal-weight)’에서 비중확대로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2020년 아시아 신흥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 추가 완화 가능성, 중국 경제 회복 등을 한국 경제 회복 징후로 꼽으며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저점을 벗어나 2020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반도체 업황 회복 가시화…IT주 강세 지속

업종 측면에서는 국내 경기의 큰 기둥인 반도체산업이 국내증시에서도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삼성전자 주가는 6만2500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종가(5만5800원)보다 12.0%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또한 같은 기간 9만41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7.3% 뛰었다.

반도체는 올해 실적 개선이 가장 확실한 업종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황 또한 2018년부터 시작된 2년간의 하강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각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IT 투자가 확대될 경우 반도체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글로벌 IB 역시 공통적으로 올해 국내증시를 이끄는 한 축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을 들었다. BNP파리바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다가가고 있다”며 “반도체 재고 감소에 이어 데이터센터‧스마트폰 제조사 등의 반도체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1일부터 20일 수출 실적에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국내 반도체 수출 실적이 개선되면서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0일 수출 실적에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나타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기업들이 낸드‧D램의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올해 반도체 수급 개선 가시성은 밝다”며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은 3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코스피 단기 목표는 2350…“추가 상승 여력 존재”

특히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반도체주가 추가 상승하면서 국내증시를 이끌 전망이다. 점차 국내 수출‧실적 개선세가 가시화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즉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코스피를 반도체업종이 주도하고 있다”며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고려하면 반도체주는 20% 가량 상승 여력이 있고 코스피는 5%~10%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경기 지표나 기업 실적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불안해 보일 수 있지만 아직 추세를 고민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환경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허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의 상승 동력이 ‘유동성의 힘’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국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규모가 감소하는 게 최대 위험 요인”이라면서도 “일부 연준 위원들이 자산 확대 속도를 경계하고 있지만 유동성 환경은 완화적일 가능성이 높고 막강한 유동성의 힘은 2분기까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업계에서는 코스피의 단기 목표를 2350선으로 제시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코스피의 단기 목표는 2350선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2350선은 2018년 10월 ‘검은 10월’ 전 고점 수준이다. 올 들어 코스피가 그간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250선을 넘어서면서 2350선까지 올라가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250선은 지난해 2‧4월의 고점대이자 2018년 7‧8월의 저항으로 돌파하기 어려운 가격대였다”며 “중장기로 2018년 고점대인 2350선을 다음 상승 목표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2350선 그 이후는…불확실성 우려 목소리

다만 국내증시 상승세가 마냥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미‧중의 ‘2단계 무역합의’ 진전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1단계 무역합의’ 성과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무역분쟁이 확전할 가능성은 낮지만 양국 간 마찰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얼어붙게 한다.

실물경기에 미치는 ‘1단계 합의’의 영향력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경기 측면에서는 수출 실적 개선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2단계 합의’를 둘러싼 불안감을 고려하면 개선세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도 단언하기 어렵다.

이같은 시각 아래선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 흐름을 선반영하며 2350선에 도달한 뒤 대내‧외 불안 요소를 확인하려는 경계감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즉 새로운 방향성 탐색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단계 합의’대로 오는 3월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국내증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기초체력 회복까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조정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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