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주, ‘한한령 해제’에 웃고 ‘우한 폐렴’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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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주, ‘한한령 해제’에 웃고 ‘우한 폐렴’에 울고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2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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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우한 폐렴’ 확진…관광업계 타격 우려
백신 종목 반사이익, 진매트릭스 상한가 마감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올 들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소식에 급상승했던 중국 소비주 주가가 주저앉았다.

국내서도 ‘우한(武漢) 폐렴’ 확진이 나오자, 중국인 관광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추측 탓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우한 폐렴을 단기적인 악재로 판단, 장기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1.35%) 내린 13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전날보다 1만1500원(4.86%) 급락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장중 142만3000원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하락 전환, 약세 흐름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역시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기도 했으나 막판까지 낙폭을 키웠다.

더불어 신세계인터내셔날(-3.26%), 애경산업(-3.86%), 클리오(-2.99%), 한국화장품(-3.56%), 토니모리(-3.76%) 등 화장품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화장품주는 한류(韓流) 열풍 이후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꼽힌다. 화장품업체 실적이 중국인 관광객 대상 면세점 매출에 좌우될 정도다.

이날 면세점주인 호텔신라는 전일 대비 5500원(5.07%) 내린 10만3000원에, 신세계는 1만1500원(3.59%) 하락한 30만9000원에 마감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 주가 역시 오후부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현대백화점은 전 거래일보다 1900원(2.15%) 떨어진 8만6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외에도 여행‧레저업종 가운데 모두투어, 하나투어가 각각 3.31%, 5.50% 내렸다.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는 4.64%, GKL 또한 1.8% 하락했다.

◆ 화장품‧면세‧여행 등 중국 소비주 동반 급락

중국 소비주 주가는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A씨가 이날 우한 폐렴, 즉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에선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이 소식에 우한 폐렴 발생 초기부터 제기됐던 관광업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진 것이다. 앞서 2003년 사스(SARS-Cov), 2015년 메르스(MERS-CoV)가 유행했을 당시 국내 외국인 관광객은 각각 6.8%, 11.1% 줄어든 바 있다. 중국 소비주 측면에선 감염병이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셈이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우한 폐렴 확진 소식이 나온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춘절에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기간이다. 관광업계에선 이번 춘절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 수의 회복 국면 진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우한 폐렴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 올 들어 중국 소비주 급등…차익 실현 매물 겹쳐

특히 중국 소비주가 올 들어 급등했던 만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주가 하락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소비주 주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오는 3월~4월 중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에 올 초부터 동반 상승한 바 있다. 투자심리에 기대 오른 점을 고려하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한 상태가 된 것이다. 당분간 우한 폐렴 관련 상황을 파악하려는 경계심리에 중국 소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우한 폐렴을 단기 악재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중국인 외 추가 감염자가 없는 점과 치료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 주가가 하락한 건 우한 폐렴 소식과 차익 실현 매물이 겹쳤기 때문이다”라며 “설 연휴 이후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기반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단기적으로는 우한 폐렴에 대한 경계감으로 중국 소비주에 대한 차익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면서도 “사스‧메르스 때처럼 사태가 확대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판단,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중국 소비주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우한 폐렴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오·제약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백신 개발 업체 진원생명과학은 전날 대비 가격제한폭(29.84%‧725원)까지 주가가 치솟아 3155원에 장을 마감했다. 폐렴 원인균 진단 제품을 생산하는 진매트릭스 또한 코스닥시장에서 전일보다 가격제한폭(29.94%‧705원)까지 오른 3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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