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결산]③ 무대 한편 빛낸 첨단기업들의 '착한 기술'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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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결산]③ 무대 한편 빛낸 첨단기업들의 '착한 기술' 경연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15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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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화두 던져...'첨단 기술의 사회적 가치' 고민
메르세데스-벤츠, 재활용 소재차 제작, 물 순환 시스템 구축 목표
원탁에 모인 '애플·페이스북 등', 개인정보보호 중요성 논의
사회적 약자 위한 기술들, 주행보조 웨어러블 기기·자율주행 전동휠체어
모듈화 텃밭·블록체인 활용 공정무역…안전한 먹거리 위한 노력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삼성의 기술은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삼성전자는 개인이 더 안전하게 첨단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며, '착한 기술(Technology for Good)'을 추구하겠다"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는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미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그러나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사장)의 기조연설에서 알 수 있듯, 한편에서는 기업들이 이같은 첨단 기술이 안겨주는 '사회적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담겼다.

신기술의 트렌드가 '개인화'에 맞춰지다보니 정보 보안,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 등에도 미래 기술이 적용돼 참신함을 자아냈다.

이같은 흐름에 삼성전자, 애플, 메르세데스-벤츠 등 업종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번 'CES 2020'에서 '착한 기술'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콘셉트카 '비전 AVTR'. 나무나 플라스틱, 니켈, 코발트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고 배터리는 100% 재활용 가능하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콘셉트카 '비전 AVTR'. 나무나 플라스틱, 니켈, 코발트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고 배터리는 100% 재활용 가능하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 자동차 소재의 95% 이상 재활용, 물 순환 사이클 구축이 목표인 메르세데스-벤츠

글로벌 자동차의 흐름은 '전동화'다. 거의 모든 완성차 업체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고, 전기차 로드맵을 저마다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번 'CES 2020'에서 조금씩 그 결실을 보여줬다.

이 중 눈에 띄는 회사가 있었다. 재사용이 가능한 소재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메르세데스-벤츠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그룹 이사회의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도 자원 소비는 늘어나지 않도록 자동차 생산전략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동차 소재의 95%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채택한다. 또 전기 구동 차량 판매 비중을 늘려 2039년까지 탄소 중립적인 새로운 승용차 모델을 개발한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차량 생산에 필요한 물을 30%, 전기를 40%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다임러그룹은 폴란드와 프랑스에 위치한 공장을 모두 재생 가능 에너지로 가동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히 폐쇄적인 물 순환 사이클을 구축하는 것으로 공장의 여러 생산 과정에서 물을 재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영화 '아바타' 팀과 협업한 콘셉트카 '비전 AVTR'를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는 사람과 기계와의 연결을 위해 나무 막대기, 플라스틱 손잡이, 스티어링 휠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다. 또 니켈과 코발트 등의 재료 없는 유기적 셀 화학 기술이 적용됐고, 완전히 재활용 되는 배터리가 탑재됐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제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지향하고자 한다"며 "혁신과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이룰 것이며, 자동차 산업과 사회 전반의 변혁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는 'CES 2020'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애플, 페이스북, P&G 등의 주요 관계자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원탁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씨넷
개인정보보호는 'CES 2020'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애플, 페이스북, P&G 등의 주요 관계자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원탁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씨넷

◆ 사방에 퍼지는 내 개인정보, 어떻게 보호할까

IoT(사물인터넷)은 이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 곳곳에 우리의 삶을 돕고 있고, 그 범위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IoT를 설정하는 만큼, 개인정보를 입력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는 이번 'CES 2020'에서 주요한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IT기업들은 '제품'이 아닌 '프라이버시'를 전시하고 나섰다.

28년 만에 CES에 참가한 애플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원탁회의에 참여해 프라이버시 정책을 토론했다. 제인 호바스 애플 글로벌 프라이버시 담당 이사를 비롯해 에린 이건 페이스북 CPO, 레베카 슬러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수전 숙 P&G 글로벌 프라이버시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제인 호바스 이사는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이라는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을 소개하며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소비자에게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를 해야 한다"며 "어떤 IT기업도 충분히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공개 범위 확인(Privacy Checkup)' 기능의 개선을 발표했다. ▲내 공유 게시글 보는 사람 ▲안전한 계정 보호 ▲타인이 나를 찾을 수 있는 방법 ▲내 데이터 설정 등 개인정보 제어가 보다 편해졌음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공개 범위 확인 페이지도 이전에 비해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개선했다. 전 세계 동일 적용이다.

구글과 아마존은 사용자의 의도치 않은 목소리가 수집돼 자칫 개인정보 보안이 침해되는 것을 우려해 방책을 제시했다. 음성인식 AI를 통해 했던 명령을 삭제하는 기능이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의 '프라이버시 디자인'을 공개했다. 아마존도 '알렉사'를 통해 최근 명령 기록을 삭제할 수 있게 했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의 제어 범위가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최근 3일 이전에 했던 모든 명령은 자동으로 삭제되게끔 설정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사진제공=삼성전자

◆ 주행 보조 웨어러블·자율주행 전동 휠체어…사회적 약자위한 첨단 기술 곳곳에

새로운 하드웨어에 최첨단 AI 기술이 결합된 결과 이번 'CES 2020'에서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산업도 떠오르는 분야로 각광받았다.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제품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기기였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 Gait Enhancing & Motivating System)'를 선보였다.

'젬스'는 하반신에 기기를 착용 후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고 가상의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는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시연자는 트레이너와 함께 '런지'와 '니업' 등의 동작을 하며 자세를 교정 받았다. 피드백은 모바일 기기로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재활 뿐 아니라 일반인의 운동 목적으로도 적절한 기기로 관심을 받았다.

일본 파나소닉은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휠(WHILL)'을 전시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경로를 입력하면 휠체어가 자율주행으로 사용자를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브랜코의 인공의수. AI가 사용자의 뇌파와 근육 신호를 통해 움직임을 제어한다. 사진제공=브렌코
브랜코의 인공의수. AI가 사용자의 뇌파와 근육 신호를 통해 움직임을 제어한다. 사진제공=브렌코

미국의 브랜코는 사용자의 뇌파와 근육의 신호로 제어하는 인공의수를 선보였다. 대만의 ITRI는 소셜로봇 '페콜라'를 선보였다. 2D 라이다를 장착해 노인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노인 케어에 도움을 준다.

전시회 주관사인 미국의 CTS(소비자기술협회)는 "웨어러블 및 원격 환자 모니터링 등의 발전으로 헬스케어도 주요 주제였다"라며 "이번 CES에서 휴메트릭스(Humetirx), 인바디(InBody)를 포함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35개 헬스케어 기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엔씽의 모듈형 자동화 농장 '플랜티 큐브'.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다. 사진제공=엔씽
엔씽의 모듈형 자동화 농장 '플랜티 큐브'.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다. 사진제공=엔씽

◆ 라스베이거스에 등장한 '텃밭'…안전한 먹거리 위한 노력

이색적인 전시도 있었다. 현장 한켠에 등장한 크고 작은 텃밭들이었다. 국내 기업인 엔씽을 비롯해 국내외 스타트업체들이 선보인 '작물재배 솔루션'이다. 먹는 것에 대한 안전성에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팜테크 스타트업 엔씽은 'CES 2020'에 40피트 컨테이너 내에서 작물을 생산·관리하는 모듈형 자동화 농장 '플랜티 큐브'를 출품했다. 

컨테이너 방식 모듈은 수평, 수직으로 움직여 유연하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흙과 농약이 아닌 물과 배양액만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세척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CUBE OS(농장 운영시스템)가 재배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생산 전 과정을 최적화하여 자동 운영할 수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마이푸드는 어항에 기둥을 설치하고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사용자는 일주일에 물을 한 번만 갈면 된다. 수분은 어항을 통해, 비료는 물고기의 배설물로 공급된다.

에스토니아의 스타트업 클릭앤그로우는 블루투스 스피커 정도 크기의 텃밭 '스마트 가든3'를 선보였다. 여기에 흙 캡슐을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IBM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정무역 지원 기술을 발표했다. 커피를 마실 때 IBM이 개발한 앱을 실행하면 원산지, 재배, 유통, 배송, 수출, 블렌딩, 로스팅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를 기록하는 과정에선 블록체인을 활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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